[채혜미의 글로벌 TIP⑬] 싱가포르 청년 CEO의 글로벌 경쟁력에 반하다
싱가포르에 살 때 인터넷 쇼핑으로 리클라이너(등받이가 뒤로 넘어가고 발받침대가 올라오는 디자인) 소파를 구매한 적이 있었다. 인터넷으로 물건을 고르던 중 마음에 드는 제품이 있어서 외곽에 위치한 작은 쇼룸을 직접 방문했다. 가구 디자이너 출신이라며 자신을 소개한 30대의 싱가폴리안 젊은 사장이 나를 반갑게 맞이해 주었다.
그는 내가 관심을 보인 아이템의 장단점을 상세히 설명해 주었다. 자신이 디자인에도 직접 관여한다며 가죽원단은 이태리 제품을, 그리고 대부분의 부품은 미국제품을 수입하여 소파는 중국공장에서 생산한다고 했다. 때문에 부품의 품질에 의해 몇몇 제품들 가격이 차이 날 수밖에 없다며 상세히 설명해 주었다.
젊은 청년이 이런 국제적인 협업으로 스타트업을 하고 있다는 사실이 너무 신기하게 다가왔다. “저는 원래 큰 가구 회사의 디자이너 출신이에요. 아무리 아이디어를 짜 내어 좋은 디자인의 제품을 출시해도 실제적으로 저에게 돌아오는 보상은 너무 적었어요. 그래서 새로운 길을 개척했답니다. 처음에는 인터넷 쇼핑몰에 제 디자인 상품을 올려놓고 반응을 지켜보다가, 몇 년 전부터는 직접 소파전문 회사를 차려서 직접 운영하고 있답니다”.
사실 못 들어본 메이커여서 내심 불안한 마음을 갖고 있었던 차에 그의 설명을 듣고 나니 제품에 대한 신뢰감이 들었다. 상대적으로 유명 메이커에 비해 가격도 저렴했고, 색상이나 디자인도 나쁘지 않아서 나는 그날 그 곳에서 소파를 구매하기로 결정했다. 물건이 집에 배달되는 날 직원과 함께 젊은 사장이 함께 와서 장치의 조립을 도와주고 사용 및 관리 방법에 대한 자세한 설명을 해주고 갔다. 나는 그 날 굉장한 감명을 받았다. 매끄러운 비즈니스 매너와 상세한 제품설명 그리고 서비스 마인드 등 매우 성숙한 그의 비즈니스 스타일을 보면서 감동이 되었다. 이것이 단지 영어와 중국어를 유창할 수 있도록 하는 싱가포르의 교육 시스템의 덕분일까?
수많은 한국의 젊은 청년들이 학원과 독서실 등에서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동안에 그 싱가포르 청년은 이태리, 미국, 중국회사들과 협업하면서 자신의 사업을 키우고 있다는 것이 너무 대비가 되었다. 글로벌 시대의 경쟁력은 독서실에 오래 앉아 있다고만 해결되는 일이 아니다. 싱가포르에는 세계 각국의 다양한 아이템을 분야별로 전시하는 대형 국제박람회가 항상 열리고 있다. 때문에 학생들은 주말에 부모님이나 친구들과 관심을 가지고 있는 분야의 박람회를 관람하기도 한다.
또한 주말에 식당을 가보면 어린아이들이 조부모와 함께 하며 대가족이 식사하는 모습을 흔히 볼 수 있다. 어릴 때부터 다양한 것을 많이 보고 경험하는 것, 여러 유형의 사람을 접하는 것, 다양한 사람을 많이 만나서 교류하는 것으로 얻을 수 있는 교육적 효과는 매우 크다.
누군가와 분쟁이 생겼을 때 다양한 접근방법으로 문제해결을 할 수 있고, 또 다양한 경험 속에서 창의적인 발상이 떠오를 수 있으며, 새로운 환경에 노출될 때 두려움보다 적극적인 태도를 가질 수 있다. 또 대인관계에 있어서 세대 간이나 문화적 차이를 이해할 수 있으며 타인의 관점을 수용하는 능력이 확대되며, 또 어떻게 설득시킬 것인가에 대한 아이디어도 갖게 된다. 서로 윈-윈(win-win)을 할 수 있는 어떤 방법이나 상대방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지에 대한 방법도 연구할 수 있게 된다.
4차 산업이 우리의 생활 속에 성큼 다가온 이 시점에서 차세대들은 어떤 능력을 가져야 급변하는 미래에 두려움 없이 국제사회에 도전할 수 있는가? 다양한 문화적 배경을 가진 여러 나라 사람들과 어떻게 소통을 하고 협업하는 능력을 계발할 수 있을까? 또 비즈니스를 자연스럽게 연결시키려면 어떤 능력이 있어야 할까?
4차 산업시대에 경쟁력을 가지고 미래에 자신의 길을 개척하려면 그리고 비슷한 나이 또래의 대인관계의 한계를 벗어나 다양한 세대와 국경을 넘어 소통할 수 있는 능력을 꾸준히 쌓아가야 한다. 그럼 가정에서는 자녀들에게 어떤 교육환경을 제공해야 할까?
글로벌 TIP
1. SNS로 다양한 외국친구 혹은 교포친구들을 사귀어보자.
2. 분야별로 인터뷰할 대상의 리스트를 만들어 보고 방학 때 인터뷰 기회를 만들어 보자
3. 다른 나라의 음식을 맛보거나 직접 만들어 보는 기회를 만들어 보자.
4. 가족 안에서 서로 상반된 견해를 가질 때 격식을 갖춘 토론을 통해서 타협점을 찾아보자.
5. 한국에 거주하는 외국인이 운영하는 유튜브를 보고 외국과 한국과의 다른 점이 어떤 것인지 알아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