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혜미의 글로벌 TIP⑩] 유학 중 예고없이 닥친 재정위기 이겨내려면

영화 <국가부도의 날> 한 장면

달러환율이 치솟는 시기에는 한국에서 온 유학생 중에는 공부를 중단하고 갑자기모국으로 돌아가는 경우를 종종 보게 된다. ‘조금만 더 하면 하던 공부를 마칠 수 있을텐데…’ 라며 미련을 가지고 돌아가는 유학생들 발걸음을 보면서 안쓰러운 마음이 들기도 한다. 해외에 나오면서 이런 상황에 대한 아무런 대비책이 없었던 것을 후회와 아쉬움이 적지 않다.

자녀를 위해서라면 무엇이든지 다 해줄 수 있을 것 같았던 부모들도 때로는 자녀를 위해서 아무것도 해 줄 수 없는 상황을 맞이한다. 갑자기 몰려오는 쓰나미를 미처 피하지 못해 피해를 고스란히 당할 수밖에 없는 경우처럼, 어떤 위기가 몰려올 때 속수무책이 되기도 한다.

이에 자녀에게 어떤 목표에 도달하기 위한 기술과 전략만을 가르칠 것이 아니라, 왜 혹은 어떤 방법으로 그 목표에 도달해야 하느냐, 또 예기치 못한 상황이 다가왔을 때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먼저 가르치고 훈련해야 하지 않을까? 그리고 최종적으로는 그 목표를 이루는 것이 나의 삶과 이 사회에 어떤 영향을 주는가에 대해서도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주어야 한다.

“제 인생에 있어서 IMF 같은 경제 위기가 없었다면 아마 저는 세계적인 성악가가 될 수 없었을 겁니다. 그 때 저는 이태리 밀라노에서 유학생활 중이었지요. 어느 날부터인가 다달이 들어오던 생활비와 학비가 딱 끊기더군요. 저뿐 아니라 제 주변에 함께 유학하던 친구들 중 공부를 중단하고 고국으로 돌아가는 사람들도 많이 생겨났어요. 제게도 왜 그런 유혹이 없었겠습니까! 이 길이 진정 내가 가야 하는 길인가에 대해서 그때처럼 진지하게 고민을 해본 적이 없습니다. 기왕 세계무대에 진출했는데 한국인의 타고난 음악적 재능을 발휘하고 열정을 새롭게 일깨워, 노력으로 극복해 보겠다는 각오를 하고 나서 생활태도를 완전히 바꿔 혼신을 다해 성악 공부에만 매달렸습니다. 그 결과 성악콩쿨에서 우승을 거두기 시작하면서 제 인생이 조금씩 바뀌기 시작했어요. 큰 금액의 상금을 지속적으로 받게 되면서 학비와 생활비 걱정은 더 이상 하지 않게 되었답니다. 결국은 시샘과 부러움이 담긴 ‘콩쿨 킬러’라는 별명까지 얻게 되었지요.”

영화 <국가부도의 날> 포스터

싱가포르에 초청받아 공연했던 세계 정상의 한국인 테너 가수 H씨는 IMF 경제 위기 때의 이태리 유학시절을 이렇게 회상했다. 어릴 때부터 늘 부족함 없이 뒷바라지 해주셨던 어머니가 연세가 들면서 아프기 시작하셨고 정작 가장 물질적으로 지원해야 할 때에는 ‘IMF 구제금융’이라는 경제 위기를 맞게 되면서 자신에게 아무것도 해줄 수 없는 입장이 되었다고 한다. 그렇지만 그러한 위기가 없었더라면 자신을 재발견할 수 있는 기회는 물론 정상의 위치에 결코 도달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한다. 지원이 끊겨 암담했던 IMF 금융 위기가 그에게는 인생 최대의 기회였음을 고백한 것이다.

위기는 목표에 도달하기 전에 또는 도달 한 후에도 언제든지 찾아올 수 있기에 항상 예방책과 훈련에 대한 부모 나름대로의 단계별 지도가 계획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자녀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자녀 앞에 놓인 모든 장애물을 부모가 미리 제거하여 자녀들이 스스로 어려움을 훈련할 수 있는 기회를 없애 버린다면, 어느 날 맞이할 수 있는 위기에 무방비 상태로 노출되게 된다. 때론 그 상황을 극복하지 못하고 나락으로 떨어지는 경우도 생길 수 있다.

상황에 따라 대처하는 방법도 다양하겠지만 기본적으로 자신이 갖고 있는 재능을 통하여 확고한 자존감을 가질 수 있도록 도와준다면 힘든 상황에서도 자신을 지키는데 큰 힘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또 자신이 열정을 가지고 있는 것이 어떤 것인지를 알고 있다면 그 분야에서 일할 때 혹 어려운 상황에 직면하더라도 극복하기가 보다 쉬울 수 있다. 또 자녀에게 창의적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기회를 생활 속에서 제공한다면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나름대로의 방법을 찾아나가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독서와 더불어 일상의 다양한 경험을 통해서 풍부한 사고력과 분별력이 키울 수 있는데 이것은 가정 안에서 부모와의 대화를 통한 일상의 삶속에서도 많은 부분이 이루어진다. 특히 어떠한 사건에 대해서 부모가 어떻게 반응하느냐에 따라서 자녀에게 미치는 영향이 천양지차로 달라질 수 있다.

결국 아이에게 언제 어떤 준비를 시켜야 하느냐는 최종적으로 부모가 결정해야 하는 것처럼, 가장 적절한 시기에 가장 적절한 방법으로 위기에 대한 예방접종(?)과 대처훈련을 함께 할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것도 결국 부모의 몫이다.

요즘처럼 어려운 시기에 아이들 앞에서 한숨 쉬는 부모의 나약한 모습이나 “너 때문에….혹은 다 너를 위해서…”라는 부담 주는 말보다는 자녀를 격려를 해주고, 또 어려움에 직면했을 때 가족이 함께 분담하여 의연하게 대처할 수 있도록 미리 연습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이 위기를 기회로 삼는 가장 바람직한 교육이 아닐까 싶다.

TIP

1. 자녀가 이루고저 하는 목표가 부모의 요구에 의한 것인가, 자발적인 동기에 의한 것인가?

2. 어느 날 부모의 물질적 지원이 어렵게 된다면 자녀는 어떤 방법으로 해결 할 수 있는가?

3. 자녀의 교육에 지원하는 구체적인 금액은 수입대비 몇 %인지 인지하고 있는가?

4. 부모는 자녀의 물질적인 독립을 위해서 어떤 방법으로 경제교육을 하고 있는가?

5. 부모가 물질적으로 지원해 줄 수 있는 한계를 자녀는 명확하게 알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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