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혜미의 글로벌 TIP⑧] 쇼핑하면서 쑥쑥 크는 아이…자기선택권 존중을

“아이는 마음에 드는 옷 몇 벌을 선택하여 간단히 스케치 한 후에 옷에 대한 중요한 정보를 메모하고 선택 이유까지 써온다. 옷의 색상 및 디자인은 물론 가격 할인율 및 세탁방법, 섬유 혼용율, 생산국까지도 선택을 위한 중요한 자료가 된다.”(본문 가운데) 사진은 서울시내 한 백화점 의류코너

“당신은 최상의 선택과 스스로 책임을 지는 훈련을 어떻게 교육하고 계십니까?”

딸아이가 고등학교에 다닐 때에 빠른 신체성장 속도에 맞추어 옷을 장만하기 위해 정기적으로 쇼핑센터에 함께 가는 일이 잦았다. 이 시간이 바로 딸아이가 ‘최상의 선택’을 훈련 할 수 있는 가장 적절한 실습시간이었다.

쇼핑센터로 출발하기 전 사야할 옷의 종류와 디자인, 색상, 옷감종류, 예산, 함께 입을 옷과의 매치 등에 대해서 그동안 생각했던 것을 미리 수첩에 적어 보도록 한다. 그리고 쇼핑쎈터에 도착한 나는 커피숍에서 잡지를 보면서, 딸아이가 혼자 각 매장을 돌면서 마음에 드는 옷 리스트를 만들어 오기를 기다린다.

아이는 마음에 드는 옷 몇 벌을 선택하여 간단히 스케치 한 후에 옷에 대한 중요한 정보를 메모하고 선택 이유까지 써온다. 옷의 색상 및 디자인은 물론 가격 할인율 및 세탁방법, 섬유 혼용율, 생산국까지도 선택을 위한 중요한 자료가 된다.

나는 아이가 작성해온 리스트를 보고 딸아이와 매장에 직접 가서 우선순위를 매긴 옷부터 함께 돌아보면서 미처 아이가 생각하지 못한 부분에 대해서 조언해 준다. 그렇지만 최종 결정은 본인에게 맡긴다. 내가 생각하기에 아이가 혹 잘못된 선택을 하게 되더라도 문제 삼지 않는다. 왜냐하면 도리어 그 경험을 통해서 선택의 중요성을 배울 수 있기 때문이다.

때론 마음에 드는 옷이 자신의 예산을 초과하게 될 경우는 차액을 본인이 용돈에서 부담하거나 아니면 세일기간이 올 때까지 기다리는 것을 선택하기도 한다. 이러한 훈련을 통해 생활 속에서 최상의 선택을 하는 방법을 배우게 되고 또한 그에 따른 책임도 배울 수 있기 때문이다.

인생을 살아가는 가운데 누구나 스스로 어떤 것을 선택을 해야 할 기회가 무수히 많다. 때문에 자라나는 아이들도 생활 속에서 무엇인가를 선택할 기회가 왔을 때 자신감을 가지고 선택할 수 있도록 나름대로의 기준을 만들어가는 노하우를 쌓을 시간이 필요하다.

해외의 경우에는 대학뿐만 아니라 중고교에서도 선택과목의 범위가 넓은 편이고, 파트타임 일을 할 기회가 많아 어떤 것에 대한 선택의 요령을 자연스럽게 익힐 수 있다. 다양한 기회를 통한 선택의 훈련을 통해서 아이들은 성장하게 되고 언젠가는 부모가 신뢰할 수 있는 선택을 스스로 할 수 있게 된다.

반면 한국가정에서는 대부분의 선택권을 부모가 가진 경우가 상대적으로 많아 보인다. 때로 아이가 어떤 것을 선택했을 때 그 이유와 타당성에 대해 충분히 의사소통을 하지 않은 상태에서 부모가 일방적으로 아이들에게 자신의 결정에 따르기만을 요구했을 때 어떤 일을 경험하게 될까? 나중에 본인이 결정하고 감당해야 할 일들이 생겼을 경우에 아주 미숙한 방법으로 처리하게 되지 않을까?

어릴 때부터 생활 속에서 스스로 사고하고 선택하는 훈련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성장한다면 결국 자신의 주관적인 생각과 의견을 피력해야 하는 대학의 토론수업은 물론 직장생활 중요한 사안을 결정하고 책임져야 하는 직장생활에서도 리더로 선발될 가능성이 현저히 낮아진다.

왜냐하면 사소한 일에서부터 큰일까지 자신이 스스로 결정을 해본 일이 없는 사람은 어른이 되어도 스스로 판단에 자신이 없어 한다. 마치 어린아이처럼 누군가에게 방향제시와 지시를 받지 않으면 불안해하며 항상 주위사람으로부터 허락이나 확인을 받아야 안심을 하게 된다.

또한 가정생활에서도 지나치게 상대방을 의존하게 되므로, 장차 부부간 문제가 야기될 수도 있다. 스스로 선택기준을 만들고 또 그것이 어떤 근거로 만들어 졌으며, 자신이 만든 그 기준에 대해서 누군가에게 타당성을 설명할 수 있다면 적어도 그 선택과 결과에 대한 책임소재도 명확해진다.

TIP 5

1. 비록 사소한 일이라도 아이가 스스로 선택할 기회를 많이 주고 있는가?

2. 아이가 뭔가를 선택할 때 어떤 기준에 의해 선택했는지에 대해서 경청하는가?

3. 불확실한 상황에서 선택해야 할 경우와 확실한 경우에 선택하는 경우에 있어 조건이 어떻게 다르게 적용되는지 함께 연구해 보고 있는가?

4. 실수를 통해서 배울 수 있도록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는가?

5. 실수도 배움을 위한 중요한 과정이라고 생각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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