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혜미의 글로벌 TIP⑤] 글로벌 경쟁력은 스펙보다 대인관계 능력

부모들이 자녀들을 좀더 나은 대학에 진학시키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는 이유는 무엇일까? 졸업 후 좋은 직장에 취직하여 대우 잘 받으며 경제적으로 풍요한 삶을 살게 해주고 싶은 마음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치열한 경쟁을 뚫고 글로벌기업에 취업한 청년들 중에 특히 다양한 피부색을 가진 이들과 함께 일하는 다국적회사에 근무하면서 원만하지 못한 대인관계로 어려움을 호소하는 경우를 종종 보게 된다.

“점심시간에 동료들과 어떤 주제로 무슨 대화를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그래서 그런 불편한 자리를 피해서 자주 혼자 식사하게 됩니다. 또 회사나 거래처에서 주관하는 파티에 가면 다들 흥겨운 대화로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데, 저는 그런 자리에 가면 무슨 말을 어떻게 해야 할지…상사는 물론 거래처 담당자 대하는 것도 쉽지 않습니다. 특히 낯선 외국사람들과 처음 대화를 시작하는 것이 너무나 큰 부담입니다. 앞으로 관리자로 올라가는 것이 솔직히 두렵습니다. 직장생활에서 대인관계가 이렇게 어려운 줄 정말 몰랐어요. 학창시절에 아무도 이런 부분의 중요성을 말해 준 적이 없었고 오로지 학업에만 집중했거든요.”

한국 젊은이들이 국제사회에서 활동할 때 불이익 당하지 않으며 또 대인관계와 커뮤니케이션에서 경쟁력을 언제나 가지게 될까? 외국학교에서는 초등시절부터 다양한 대인관계를 통해서 많은 정보를 습득하고, 과제 프리젠테이션을 통해서 의견을 명확하게 표현할 수 있는 소통의 기술을 자연스럽게 훈련한다. 그런 능력이 결국 팀워크로 하는 일들을 잘 수행할 수 있는 기초가 되어 직장생활에서 꽃을 피우게 되어 승진과 연결이 된다.

그렇다면 학업을 쫒아가기도 바쁜 한국 청소년들은 학창생활 중에 어떻게 하면 대인관계 훈련과 더불어 커뮤니케이션 기술까지 언제 어떻게 쌓을 수 있을까? 과거에는 친인척간 교류도 많았고 대가족이 함께 생활하는 가족이 많았기에 세대간의 소통의 기회가 많았다. 그러나 지금은 형제도 많지 않고 방학 때도 학업에만 몰두하니 상대적으로 제한된 사람들만 만날 수밖에 없는 환경이다.

외국의 경우 중고생 때부터 지역사회에 봉사를 하거나 파트타임으로 일하면서 다양한 대인관계 훈련 및 언어 표현력을 쌓을 기회가 많다. 지역미술관이나 국립공원 등에서도 청소년 자원봉사로 참여할 수 있는 청소년 프로그램이 많다.

북미나 오세아니아의 영어권 사람들은 처음 만난 사람들과도 낯가림이 없이 대화를 잘 시작한다. 유럽인들은 유창한 영어는 아니어도 자신의 의견을 명료하게 표현하며 핵심 있는 대화를 잘 이끌어 간다. 접근방법이 그다지 창의적이지는 않지만 온갖 미사여구를 쓰면서 상대방 마음을 움직이기 위해 말을 많이 하는 인도 사람들도 무리 중에 눈에 띈다.

그들 사이에서 우수한 학업능력과 순발력을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소통능력과 자기표현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한국인들은 어떻게 하면 다양하고 개성 있는 방법으로 자신의 의견을 피력하면서 분위기를 이끌어가기 위해서는 어떤 노력해야 할까?

잘 생각해 보면 이것은 단지 언어 문제가 아니라 태도 문제다. 따라서 가정 안에서 얼마든지 교육이 가능하다. 가정에서 부모에게 아이들이 자신의 의견을 명확하게 전달할 수 있도록 가르치고 자신을 표현할 수 있는 기회를 얼마나 주는가에 따라 충분히 변화될 수 있다.

특히 교과서에서 배울 수 없는 다양한 인간관계 경험을 만들어 주는 것이 필요하다. 부모들도 글로벌 시대에 걸 맞는 시각으로 업그레이드 할 때가 되었다. 자녀들에게 대학진학과 안정적인 취업이라는 목표를 넘어 급변하는 사회에 잘 적응하는 글로벌 인재가 될 수 있도록 미래지향적인 시각을 갖길 바란다.

Tip 5

1. 부모 자신이 자신과 다른 배경에서 자란 사람들과 얼마나 잘 어울리려는 노력을 하고 있는가?

2. 학교에서의 특별활동은 물론 지역 내에 있는 보이 스카우트나 걸 스카우트 활동에 부모들이 자녀와 함께 참여해 본 적이 있는가?

3. 다양한 연령대 혹은 문화적 배경이 다른 사람들과 자주 접촉하고 있는가?

4. 다양한 주제로 대화하는가? 혹은 학업에 관한 주제로만 대화하는가?

5. 부모가 일방적인 대화를 주도하는가? 아니면 아이가 주도할 수 있도록 기회를 주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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