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살 넘어 프로골퍼 ‘여자 헐크 이만수’ 이미옥의 ‘도전과 나눔’
여섯 손주를 둔 할머니. 쉰이 넘은 나이에 프로골퍼로 새 인생을 시작한 여자 헐크 이미옥. 누가 보아도 내 혈육임을 사람들이 알아본다. 조금 더 세상 유명세를 가진 나로 인해 사람들은 누님을 빗대어 ‘여자 이만수’라고 칭한다.
누님은 길을 걷다가도 “혹시 이만수 누님이 아니시냐?”고 반갑게 묻는 사람이 있을 정도이니 참 많이 닮은 것은 부인할 수 없다. 누님 나이는 69세. 쉰이 넘어 시작한 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KLPGA) 시니어 무대를 지금은 은퇴했지만 여전히 쉼 없이 전국을 누비며 젊은 선수들에게 재능기부를 하고 있다.
가정을 돌보던 누님이 본격적인 골퍼로 나선 건 51살 때다. 사업하는 매형의 건강이 나빠져 누님이 어떻게 해서라도 남편의 건강을 예전처럼 회복시키기 위해 골프를 권했다. 매형이 운동할 때마다 옆에서 지켜보며 자연스럽게 골프에 입문하게 되었다. 이러면서 생각지도 않았던 기회가 찾아왔다. 골프를 배운지 몇 년이 되지 않아서 KLPGA에서 주관한 ‘티칭프로 자격증’에 도전하고 곧바로 합격하는 놀라운 일을 만들어 냈다.
사실 우리 집안에 큰형님을 제외하고는 모두 운동신경이 어릴 적부터 좀 남달랐다. 암튼 누님은 누군가를 가르치는 것보다는 더 큰 목표를 정하고 도전하는 길을 선택하여 시니어 프로무대에 뛰어들었다. 끊임없이 도전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 내 성격과 똑 닮았다. 친지들과 지인들이 이러한 점을 잘 알고서는 누님을 ‘여자 이만수’라고 부른다.
가정을 챙기고, 사업하는 매형을 적극적으로 내조하면서 매일 골프를 쉽게 칠 수 있는 상황은 아니었다. 아내로서 두 아들의 엄마로서 지금까지 최선을 다했다. 결혼해서 가정을 이룬 자식들과 며느리, 손주들에게도 최고의 엄마, 시어머니, 할머니로 살아가고 있다. 그저 존경스럽다. 손주들이 늘 할머니를 애타게 찾고 며느리들이 엄지척을 주저 없이 보이는 것을 보면 누님이 어떤 삶을 살고 있는지 흐뭇해지기도 한다. 화목한 가정을 이루고 이 모든 역할을 하면서도 본인이 꿈꾸던 삶을 위해 최선을 다해 바쁘게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누님은 ‘골프 전도사’를 꿈꾸며 봉사하는 시간이 늘 행복하다고 이야기한다. 지금도 40대, 50대처럼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옥타미녹스’가 시각장애인 골퍼들을 위해 개설한 1:1 골프교실에 송은주 프로(스프링힐스CC 소속)를 필드로 여러 프로들이 숏게임 아카데미를 시작으로 재능기부의 길을 걷고 있다. ‘김안과배’(건양대학교)는 매년 시각장애인들을 위한 큰 대회(대한시각장애인, 서울시시각장애인, 사단법인 프로골프티처스협회)와 함께 하고 있다.
누님은 내년이면 칠순임에도 불구하고 언제나 오늘보다는 내일이 더 기다려진다며 희망을 품고 살아가는 분이다. 누님은 지금도 세상 사람들에게 “늦은 나이에 골프뿐만 아니라 다른 분야에서 도전하는 사람들에게 꿈과 비전 그리고 희망을 주고 싶다”고 말한다. 누님은 지금도 매직캔에 소속되어 해피 골퍼로 활동하고 있다.
내가 야구 불모지 인도차이나반도에 야구 전파를 위해 활동하고 있는 것도 아마 누님의 이러한 봉사와 희생의 마음을 존경하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