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만수 칼럼] ‘공부하는 지도자’ 쉐마 HBC(U16) 야구단 이용찬 코치
요즘 많은 매체를 통해 젊은 야구 지도자들이 유소년 선수들을 대상으로 훈련시키는 것을 종종 보게 된다. 그동안 내가 경험하고 가르쳐온 타격에 관한 이론이 얼마나 구시대적인 방식인지 느낄 때가 많다. 거의 모든 스포츠가 마찬가지겠지만 시대 흐름에 따라 훈련 및 지도방법이 참 많이 바뀌었다는 것을 젊은 지도자들을 보며 새삼스럽게 깨닫게 된다.
체계적이고 과학적으로 각각 선수들의 신체와 운동능력 등을 고려하여 그들에게 맞는 훈련법과 동작을 지도하는 모습이 꽤 인상적이다.
얼마 전 쉐마 HBC(U16) 선수들을 지도하는 권혁돈 감독이 짧은 동영상 5편을 보내 주었다. 새롭게 부임한 이용찬 코치가 선수들을 지도하는 이 동영상을 보며 솔직히 깜짝 놀랐다.
어린 선수들을 강압적으로 지도하지 않고 서로 피드백을 주고받으며 선수들과 소통하며 타격 훈련을 하는 모습이다. 선수들 동작을 관찰하고 선수들이 이해할 수 있는 언어로 설명하고 부족한 부분은 직접 시범을 보이면서 코칭을 진행하였다. 자신의 부족한 부분을 코치가 직접 몸으로 보이면서 설명을 하니 선수들 집중력이 높아지는 것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한참 야구 후배인 이용찬 코치의 타격이론에 대해 많은 것을 생각하게 되었다. 현장을 떠나 아직도 예전 방식의 코칭에 젖어있는 나에게 새로운 타격 이론을 배울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이제 젊은 학생들에게 주먹구구식의 획일적 지도방식은 통하지 않는다. 일방향적인 코칭으로 선수들을 강압적으로 이끌어가는 시대는 지났다. 많은 지도자가 연구자로서의 코치로 거듭나야 한다.
우리 시대 코치들에게 필요한 것은 이론적으로 야구에 대한 해박한 지식이 있어야 함은 당연하다. 선수들이 가진 동작의 메커니즘을 과학적으로 설명하고 선수들의 신체 특성에 따른 올바른 동작을 연구하고 제시해 줄 수 있는 능력을 갖추어야 한다. 또한 코치로서 용모, 성품, 말투 등의 간접적인 코칭 부분도 세련되어야 한다. 물론 선수를 사랑하고 가르침 자체에 행복을 느끼는 인성을 갖추는 것도 매우 중요한 코치의 자질이라고 생각한다. 여기에 위에서 언급한 연구자로서의 태도를 갖추게 되었을 때 우리 시대가 원하는 이상적인 코치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동영상 속의 어린 선수들이 마냥 부럽다. 학생부터 프로야구 선수까지 야구를 배우면서 성장에 도움이 되었던 야구 코칭도 물론 있었지만 돌이켜 보면 정작 쓸데없이 시간을 낭비한 부분이 더 많음을 느낀다. 프로시절 타격에 대해서 좋은 성적을 거두었지만 잘못된 훈련을 반복하며 허비했던 시간이 너무 많았다는 것이 아쉽기만 하다.
스윙 궤도를 짧게 하면서 어퍼 스윙(Uprer Swing)을 가르치는 이용찬 코치의 타격 이론을 보며 더 옛날 생각이 많이 났다. “야~. 찍어 치란 말이야. 왜 어퍼스윙을 하고 그래. 네가 골프선수냐” 레벨스윙도 아닌 다운스윙이 야구 스윙의 정석으로 여겨졌던 예전에 지도자들은 본인들이 배웠던 방식으로 타자의 특성을 고려하지 않고 무조건 강요했다.
타격과 관련한 이론에는 어떠한 정답도 없다. 어떤 것이 ‘옳다’ 또는 ‘그르다’로 구분할 수가 없다. 야구 상황이나 타자의 신체 특성, 개성 등을 고려해서 본인에게 맞는 타격 스타일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10번 중 3번 안타를 쳐도 그 힘들다는 3할 타자가 되는 야구에서 ‘움직이는 공을 받아쳐 내는 예술’인 타격은 가장 어려운 분야임은 틀림없다. 타자의 장점을 극대화하고 공을 정확하게 맞추는 능력을 갖출 수 있는 타격 자세가 아마 무수히 많은 정답이 될 것이다.
야구를 잘 하는 것, 잘 아는 것, 잘 가르치는 것은 분명 다른 영역이다. 비록 프로에서 화려한 선수 생활을 하지 않았지만, 야구와 어린 선수를 진정으로 사랑하고, 끊임없이 연구하며 자신의 코칭을 과학적이고 체계화시켜 선수들을 가르치고 있는 이용찬 코치. 그는 분명 훌륭한 코치로 성장할 것이다.
이용찬 코치가 새롭게 부임한 쉐마 HBC(U16) 야구단의 미래가 더욱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