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만수 칼럼] “한국야구 희망 키우는 HBC유소년야구단 권혁돈·한상훈 감독”

왼쪽부터 한상훈 감독, 필자 이만수 감독, 권혁돈 감독

“그대들이 있어 우리나라 야구는 희망이 있다네.” 

지난 25일 권혁돈 감독과 한상훈 감독이 이끌고 있는 HBC 훈련장인 일산 훼릭스야구장으로 찾아가 재능기부를 했다. 두 지도자와 함께 야구한 지 벌써 8년이 되었다. 오늘은 자랑스러운 두 지도자를 소개해 본다.

먼저 권혁돈 감독 얘기다 

HBC 유소년야구단 권혁돈 감독은 서울 신일 중·고교와 홍익대 3학년 때까지 선수로 유니폼을 입었다. 유소년 시절 그는 야구선수로 촉망받는 선수였다. 1984년 대한민국 리틀야구는 역사상 처음으로 대만을 이기고 ’극동아시아 대회’에서 우승했다. 그리고 아시아 대표로 세계리틀야구대회에 출전하여 또다시 우승하는 기염을 토했다. 그 당시 대한민국 리틀야구대표팀의 4번 타자가 권혁돈 소년이었다.

그러나 오랜 시간 권혁돈을 괴롭혀 온 무릎 부상은 결국 이른 은퇴를 하게 만들었다. 덕분에 그는 지도자의 길을 빨리 걷게 되었다. 모교인 고등학교 코치로 시작으로 문경 글로벌 선진학교 야구부 감독 등 20년 넘는 시간 동안 지도자 생활을 이어오고 있다. 그리고 현재 신일 중고교 시절 제자였던 한상훈(전 한화)과 함께 유소년 야구단을 이끌어가고 있다.

필자가 프로 감독직을 퇴임하고 생애 첫 재능기부 훈련 지도를 한 곳이 글로벌 선진학교 야구부였다. 당시 그곳 감독이 권혁돈이다. 당시 일주일 간 권 감독과 함께 생활하며 권 감독을 더 잘 알게 되었고 그의 훌륭한 성품을 보며 큰 인상을 받았다.

그동안 권 감독이 지도했던 팀들의 공통점은 바로 ‘선수들의 해맑음’이다. 현재 지도하고 있는 HBC 유소년 야구단 선수들 역시 너무 해맑다.

여전히 성적과 결과를 중요시하는 훈련방식인 대한민국 엘리트 스포츠… 필자가 미국에서 지도자 생활을 할 때 보았던 어린 선수들의 해맑고 밝은 모습이 우리나라 선수들에게서는 보이지 않는 게 사실이다. 그런데 HBC 유소년야구팀 선수들은 너무나 밝고 행복한 모습으로 야구를 하고 있다. 바로 권혁돈 감독의 영향이라고 생각한다.

권 감독은 나를 만날 때마다 유소년을 가르치는 지금이 가장 행복하다고 이야기 한다. 어린 선수들을 지도하는 권 감독은 훈련 내내 행복해 하고 있었다. 권 감독처럼 성적보다 가르치는 것에 행복을 느끼며 그 행복을 제자들에게 흘려보낼 수 있는 지도자들이 우리나라 유소년 야구계에 꼭 필요함을 절실하게 느낀다.

다음은 한상훈 감독을 소개한다. 

전 한화 이글스 내야수 한상훈. 그는 2015년 시즌을 끝으로 현역에서 은퇴하고 지금은 HBC 유소년 야구팀 감독을 맡고 있다. 현역 시절에 보여주었던 성실함과 바른 생활은 지도자가 된 지금도 그대로 지켜나가고 있다. 이러한 한 감독의 모습은 앞으로 그가 지도자 생활을 하면서 더 귀하게 쓰임 받고 인정받을 수 있는 토대가 될 것이다.

프로팀과 엘리트 야구팀에서 지도자 제의를 많이 받고 있는 한상훈 감독이다. 하지만 본인이 뜻하는 바가 있어 모든 제의를 뿌리치고 현재 자신이 창단한 HBC 유소년야구단을 이끌고 있다. 조금 더 편하고 지도자로서 탄탄대로를 갈 수 있는 기회가 있었는데도 한상훈은 그 길로 선뜻 가지 않았다. 나에게는 까마득한 후배이지만 지도자로서 그에게서 훌륭하고 본받을 점이 너무나 많다.

프로 출신 중 수많은 유소년 지도자들이 있지만 한상훈 감독처럼 심지가 굳고 사명감을 가진 지도자를 찾아보기가 쉽지 않다. 이런 젊은 지도자들이 흔들리지 않고 올바르게 나아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내가 해야 할 사명인 것 같다.

어린 선수들의 눈 높이에 맞게 신중하면서도 알기 쉽게 야구를 지도하는 한상훈 감독은 앞으로 대한민국 야구계를 이끌어 갈 훌륭한 지도자로 성장할 것이 분명하다. 한상훈 감독처럼 심지 굳고 뿌리가 깊은 후배들이 더 아름답고 멋지게 대한민국 유소년 야구계의 풀뿌리 역할을 해주기를 간절한 마음으로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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