헐크 이만수·HBC 권혁돈 감독의 꿈···“마늘과 컬링의 고장 ‘의성’에 야구팀 생길 그날···”

이만수 감독과 사진을 찍는 의성 어린이들과 학부모들. 이들은 한자리에 한마음으로 하나가 됐다 

[아시아엔=이만수 헐크파운데이션 이사장, 전 SK와이번스 감독] 몇해 전 경북 의성을 소개하는 기사가 권혁돈 HBC 감독 마음을 움직였다. 그로부터 수년 뒤 그는 HBC 선수단과 함께 경북 의성으로 향했다.

마늘의 고장으로 널리 알려진 경북 의성은 급속한 고령화가 진행되어 우리나라에서 가장 먼저 사라질 도시 중 하나로 꼽히는 곳이다. 바로 그곳에서 HBC 선수들은 의성의 노인들을 위한 공연을 준비했다.

이만수 감독과 권혁돈 HBC 감독. 신일고 야구선수 출신인 권 감독은 아이들에게 야구와 함께 맑은 심성을 전해주고 있다. 이만수 감독이 권 감독을 특별히 아끼는 까닭이기도 하다.

나도 평소 아끼는 후배 권혁돈 감독 부탁으로 의성군을 방문해 지역 어린이들에게 야구를 가르쳐 주는 재능나눔 시간을 가지기로 했다.

정식 야구단이 아닌 지역 어린이 대상 재능나눔은 이번이 처음이다. 도착해 보니 우리가 이 지역을 방문한다는 소식을 듣고 의성 어린이 30여명과 부모 50여명이 야구장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얘들아, 너희들이 살아갈 세상은 너희가 맘껏 디자인해 보렴.” 이만수 감독과 모자 던지기 놀이 삼매에 빠져 있는 의성 어린이들

HBC 선수들은 35도를 웃도는 불볕더위에도 최선을 다해 의성의 친구들과 함께 하며 야구경기도 하고, 어른신들께는 준비해 온 율동과 노래로 멋진 공연을 선사했다. 야구단 학생들이 다른 사람을 위해 시간과 열정을 다해 봉사하는 모습을 지켜보며 앞으로 이런 마음을 가진 사람들이 많아지는 사회가 되기를 기도했다. 절로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

아이야 우리 이 순간 잊지 말자꾸나. 

더욱 감사한 것은 야구를 좋아하는 아이들의 부모님들이 열렬히 반겨주었을 뿐 아니라 김주수 의성군수님까지 관심을 가지고 찾아 주셨다. 컬링의 고장인 의성에서 빼놓을 수 없는 국가대표 컬링선수들을 만나본 것도 개인적으로 큰 영광이었다. TV에서만 보았던 선수들을 만나니 신기하고 좋았다. 아마 나를 만난 팬들이 느끼는 감정이 이렇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했다.

사실 의성에는 야구부가 없다. 초등, 중등, 고등학교 어디에도 야구부가 없다. 그럼에도 인조 잔디로 좌우 90m, 중앙 100m의 멋진 야구장이 있다. 또 결정적으로 야구를 사랑하는 어린이들이 있다. 지금은 평균연령 62세의 의성이지만 10년 후 야구를 사랑하고 좋아하는 아이들 덕분에 좀더 젊어지는 의성이 되었으면 좋겠다.

이틀간의 재능기부는 내가 준 것보다 받은 것과 느낀 것이 더 많은 시간이었다. 우리가 조금만 더 눈을 크게 뜨고 주위를 돌아보면 나의 힘과 재능을 나눌 수 있는 방법과 필요한 곳이 많다. 며칠 전 유튜브에서 행복에 관한 강연을 듣는데 “진정 행복하려면 남을 도와보라”고 했다.

이 무더운 날씨에 땀만큼이나 행복도 넘치는 의성현장이었다.

너희들도 언젠가 누구에게 사인을 해주게 될 거란다. 바쁘다고, 귀찮다고 하지말고 기꺼이 해주렴. 그 몇자의 사인이 그의 삶을 바꿀 수도 있단다. 

HBC 선수들을 야구의 기술만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좋은 인성을 가진 야구선수로 키워나가는 권혁돈 후배와 한상훈 후배가 너무 자랑스럽고 고맙다.

많은 대안학교들 가운데 야구대안학교가 있다는 것을 모르시는 분들이 많을 것 같다. 앞으로 HBC가 선한 영향력을 미치는 리더들을 많이 배출하여 야구계뿐만 아니라 사회에 유익을 주는 큰일꾼을 많이 내는 학교로 자리매김 하기를 응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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