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더이상 야구 불모지 아니다”···내셔널야구클럽챔피언십 28일 개막
제1회 내셔널야구클럽챔피언십대회 28~31일 하노이서
[아시아엔=이장형 베트남야구협회 지원단장] 작년 베트남야구협회가 창설되고 처음 주최하는 전국 단위의 야구대회인 제1회 내셔널야구클럽챔피언십대회(The National Baseball Club Championship)가 호찌민 11군에 위치한 호찌민 훈련센터에서 지난 7월 28일 개막해 7월 31일까지 4일간 리그와 토너먼트 15경기를 치른다. 하노이, 다낭, 호찌민에서 총 8개팀 168명의 선수가 참가하였다.
참가팀은 하노이에서 △Hanoi Archers A △Hanoi Archers B △Ulis Devil Bats △Hanoi Capital 등 4개팀과 호치민의 경우 △Ho Chi MinhⅠ △Ho chi Minh Ⅱ △Ho Chi Minh city Pioneers 등 3개팀, 그리고 다낭에서 Da Nang Baseball Team 한 팀이 참가했다.
호찌민의 러시아워를 헤치며 아침 일찍 한국에서 파견된 심판 7명과 이만수 감독, 박효철 감독과 서둘러 경기장을 찾았다. 축구장을 개조한 2곳의 야구장은 마운드도 없고 경기장 안전을 생각한 파울 펜스도 없는 초라했다. 하지만 일찍 도착한 선수들의 열정과 투지에 찬 표정만큼은 열악한 시설과는 상관없어 보였다.
곧이어 시작된 개막식. 쩐득판 회장 등 베트남야구협회 관계자와 호찌민야구협회 등에서 참석해 역사적인 베트남야구대회 개최를 축하했다. 쩐득판 회장은 축사를 통해 이만수 감독이 설립한 헐크파운데이션의 기부을 비롯한 한국의 기여에 깊이 감사했다.
앞서 베트남야구협회 쩐득판 회장은 사석에서 “이만수 감독은 이번 대회를 위해 만사를 제쳐두고 한국에서 베트남으로 들어왔다”며 거듭 감사의 말을 전했다. 그는 “7월 30일 대구에서 있을 프로야구 40주년 레전드 기념행사를 잘 치르길 바란다”는 인사도 잊지 않았다.
시구는 특별히 쩐득판 회장과 이만수 감독이 동시에 진행하였다. 베트남 국영방송인 VTV를 비롯해 많은 방송국의 중계보도와 인터뷰가 진행되었다. 무엇보다 반가운 것은 베트남 방송사상 최초로 중계방송하면서 야구를 생소하게 생각해온 베트남 국민들에게 야구를 소개하는 모습이었다.
경기가 시작되면서 운동장이 술렁이기 시작했다. 이번 대회를 위해 한국에서 파견된 7명의 심판이 보여주는 퍼포먼스는 정식 야구심판을 처음 접하는 베트남협회 관계자들과 선수들에게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왔음에 틀림없다. 모든 장비를 완벽하게 갖추고 그들이 외치는 우렁찬 “스트~라익!” 소리와 절제된 동작은 경기장을 메운 베트남 관계자 및 관중들에게 야구의 또 다른 매력을 선사하기에 충분했다.
우수선수 선발을 위해 참석한 박효철 감독은 일일이 기록지를 살피며 선수들을 파악하기 위해 분주했다. 참가선수들도 이번 대회를 통해 라오스 동남아시아 5개국 대회의 국가대표 자격을 부여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미리 깨닫고 있다. 그래서인지 경기장에는 미묘한 기류까지 감지되었다. 개막전으로 치러진 하노이 강호이자 우승후보인 Hanoi Archers A팀과 Ulis Devil Bats 팀 시합에서는 당초 투수전이 될 것이라는 예상과는 달리 14대7 점수가 보여주듯 화끈한 타격전이 펼쳐졌다.
2구장에서 펼쳐진 Hanoi Capital과 Hanoi Archers B팀의 경기는 그야말로 이번 대회의 백미였다. 지금까지 대회 참가가 뜸했던 Hanoi Capital팀은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막강한 전력이었다. 미국에 유학 가서 고등학교에서 리그 경기를 소화한 선수를 4명이나 보유한 팀이다. 수비와 공격에서 한수 위의 안정된 기량을 선보이며 Hanoi Archers B팀을 5대4로 제압했다. 경기를 관찰한 박효철 감독도 “이 경기를 통해 베트남 야구의 가능성을 보았다”고 말할 정도로 훌륭한 경기였다.
이제 첫걸음을 뗀 베트남 야구. 아직 많은 것이 부족하다. 여전히 야구 인프라는 구축되어 있지 않고 선수들 수준도 비교할 나라가 없을 만큼 낮은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시작이 반이고 첫술에 배부를 수 없기에 이들이 그려나갈 베트남 야구의 그림은 어떻게 그려질지 아무도 모른다. 나는 이들의 열정을 보았고 야구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알기에 그 창대한 미래를 확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