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이만수 감독과 ‘인공지능시대’ 오세용 판사의 ‘대안 있는 고민’

2019년 미 마이너리그에 로봇심판이 들어섰다. 판정 시비 사라질까? 사람 심판이 사라진다면 과연 어떤 결과가 발생할까?

지난 11일 사법연수원에서 강연을 했다. 강연에는 고등법원장과 부장판사 그리고 많은 판사들이 참석했다. 강연 전 오세용 부장판사가 나에게 귀한 책을 선물했다. 제목은 <인공지능시대>. 내가 가장 좋아하는 선물 중에 하나가 책이다. 오세용 교수 본인이 올해 발간한 귀한 책이다. 

강연 후 귀가해 책자를 넘기는데 비록 야구와 동떨어진 얘기였지만 페이지를 넘기면서 많은 걸 배우고 느꼈다. 책 제목 ‘인공지능시대’처럼 과연 앞으로 법관의 미래는 어떻게 될 것인가? 하며 새롭게 다가오는 미래의 인공지능에 맞서서 오세용 교수가 책으로 잘 엮어 썼다.

오세용 판사가 지은 <인공지능시대>. 이 책은 법관의 미래에 촛점이 맞춰졌지만 스포츠, 언론 등 타 분야에 적지 않은 시사점과 생각할 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2016년 3월 구글 딥마인드가 개발한 프로그램인 알파고와 이세돌 사이의 바둑 대결에 세계적으로 이목이 집중됐었다. 경기 전만 해도 이세돌이 압도적으로 승리할 것이라고 점쳤다. 그러나 결과는 알파고가 이세돌에 4대1로 승리였다.

나도 바둑에 조금 취미를 갖고 있어 당시 기억이 생생하다. 나 역시 당연히 이세돌 기사가 압도적으로 승리할 것이라 예상했었다.

시간이 갈수록 인공지능이 인간을 압도적으로 앞서가고 있음을 우리는 눈으로 보고 경험하고 있다. 어디를 가더라도 인공지능이 사람을 대신해 일하는 곳이 많다.

오세용 교수도 아주 조심스럽게 이렇게 썼다.

“우리나라에서는 그동안 유전무죄, 전관예우 등의 문제로 사법기관에 대한 불신이 적지 않았다. 특히 최근 있었던 이른바 ‘사법농단’ 사건으로 인해 사법부 신뢰가 크게 하락하였다. 그렇다 보니, 법원 판결에 대한 불만을 가지는 비율도 점차 늘어나게 되고, 급기야는 인공지능 법관을 도입하자고 주장하는 이들마저 등장하게 되었다. 인공지능 법관은 인간 법관과 달리 감정, 편견, 정치적 성향, 외압 등에 굴하지 않고 공정한 판단을 내릴 것이라는 기대를 품는 이들도 많아졌다. 게다가 인공지능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멀지 않은 미래에 사라질 직업 중에 판사도 포함되어 있다는 분석 결과나 언론 보도가 나오기도 하였다.”

읽는 나는 솔직히 충격적이었다. 왜냐하면 지금도 우리나라 프로야구에 대두되고 있는 것 중 하나가 로봇심판을 도입하자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지금 미국 메이저리그는 마이너리그부터 로봇심판을 도입해서 시행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머잖아 로봇심판이 도입되리라 생각 된다.

8월 11일 사법연수원 특강을 마치고 오세용 판사와 포즈를 취한 이만수 감독

빠른 속도로 인간이 설 수 있는 자리가 사라지는 것이 사실이다. 과연 우리가 인공지능을 따라잡을 수 있을지 어느 누구도 장담할 수 없는 시대에 살고 있다. 마찬가지로 우리나라 프로야구도 근간에 그라운드에서 사람 대신 인공지능이 심판을 볼 수 있을 것 같다.인공지능은 감정이 없는 로봇이다. 인공지능은 감정과 편견이나 이전까지 해오던 고정적인 관념에서 벗어난 올바른 판정 그리고 누구의 외압도 받지 않고 공정하게 판정을 내릴 것이다.

그렇다면 인간은 어디로 갈 것인가? 또한 평생 한길로 달려온 야구인들은 앞으로 어떻게 대비하고 어떻게 야구를 할 것인가? 당장 멀지 않은 장래에 로봇심판이 게임을 운영하고, 게임을 지배한다면 거기에 상응하는 수많은 잡음도 인공지능은 대비하고 있을 것이다. 이들 인공지능은 우리보다 항상 앞서 대비하고 있다.

당장 잘못된 판단으로 인해 양쪽 감독들의 어필이 나왔을 때 로봇심판은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지? 아무리 인공지능이 뛰어나다고는 하지만 인공지능이 감당할 수 없는 것들이 이 지구상에는 수없이 많다.

인공지능으로 인해 삶의 질이 높아지고 편리해진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세상은 인공지능이 지배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이 지배한다는 것을 나는 잘 알고 있다.

인간이 이 세상을 지배하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노력하고 연구해야 한다. 야구도 마찬가지다. 지금 여기서 안주해선 안된다. 인공지능보다 뛰어나도록 현장의 선수나 지도자들이 더 노력하고 공부해야 한다.

Leave a Rep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