헐크 이만수 팬클럽 포에버22 ‘여전히’ 활발한 까닭
지난 13일 내 생일을 축하해 주기 위해 대구로 모여주신 포에버22 회원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포에버22 회원은 목포, 강릉, 청주, 대전, 평택, 부산, 구미, 서울, 인천, 포항 등 전국 팔도에서 모였다. 특히 가족이 함께 오신 것이 너무 감사했다. 세월이 흐르면서 소년 소녀에서 아빠 엄마로, 그리고 주니어들 모두 함께 어울려 더욱 즐겁고 뜻깊은 시간이 되었다.
코로나21과 집중호우 그리고 경제위기와 혼란스런 분위기 속에서도 포에버22 회원들은 언제나 열정적이다. 무엇보다 자신이 맡은 자리에서 최선 다하며 즐겁고 행복하게 사회 구성원으로서 잘 지내고 있다.
지도자 생활을 끝내고 10년 동안 야구 불모지 라오스와 베트남에 야구를 전파하고, 또 전국을 돌며 재능기부를 할 때도 여전히 사랑하는 포에버22 회원들은 2007년부터 해마다 나와 함께 정을 나누었다.
어느덧 포에버22 회원들과 함께 했던 시간이 16년째가 되었다. 선수 시절과 지도자 생활까지 합친다면 이것보다 훨씬 긴 세월 회원들과 함께 했다. 그런데, 올해 내 생일엔 작년 운명하신 고 김애란 회장님이 더 그립다.
40여년 전 전라도 목포의 한 여학생이 야구를 무척 좋아했다. 그녀는 유독 경상도 대구의 삼성 선수를 응원하기 시작했다. 지역감정이 극심했던 시절 다른 사람들의 야유와 눈총을 받으며 광주 무등경기장에서 큰소리로 “이만수”를 외치던 여학생이다.
세월이 흘러 전라도 섬 주민 건강을 책임지는 보건공무원으로 근무하며 한 가정의 아내로, 다섯 자녀의 다정한 엄마로 훌륭한 사회구성원이었다.
그가 바로 김애란이다. 그녀에게 야구는 큰 자리를 차지했고 나의 팬카페 포에버22의 회장으로 전국에 흩어져 있는 회원들을 넉넉한 품으로 품어주었다.
김애란 회장은 섬에서 근무했기 때문에 야구장에 오려면 배 타고 육지에 와서 기차로 갈아타고, 버스 타고 지하철 타고 인천 문학야구장까지 한 걸음에 달려왔다.
김 회장은 작년 8월 24일, 쉰일곱 한창 나이에 하늘의 별이 되어 우리 곁을 떠났다.
돌아보면 추억이 너무 많다. 예전 나의 영구 결번을 위해 ‘포에버22’라는 팬 카페를 만들어 열심히 활동하던 팬들이 이제는 세월이 흘러 대부분 중년의 나이가 되었다.
세월이 흐른 만큼 정도 함께 쌓여 서로 가족 같은 모임이다. 매년 연말이면 어려운 이웃을 찾아 ‘연탄 나르기’ ‘밥퍼 봉사’ ‘장애우 방문’ 등을 한 마음으로 실천하고 회원들끼리 1박2일 MT도 했다. 이 모든 일을 묵묵히 뒷바라지 해온 김애란 회장님.
라오스 선수들이 한국을 방문했을 때 그 먼 길을 달려와 아이들에게 무엇이라도 해주려고 애쓰던 모습이 눈에 선하다.
야구를 진정 사랑했고 회원들을 가족같이 아꼈던 김애란 회장. 지난 13일 생일날 그의 빈 자리가 그리 커보일 수가 없다. 하늘나라 김애란 회장께서 이제 싹을 틔운 베트남과 라오스 야구도 힘껏 응원해 주실 것을 생각하니 한편으로 든든하기만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