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모] 국민MC 송해 선생 2주기…”생전 소원 분단조국의 통일 꿈 어서 이루소서”
고 송해 선생, 위대한 딴따라여, 저 하늘의 빛나는 별로 영면하시라!
생전 95세 현역 MC로 TV음악 프로 최고령 진행자 기네스북 등재
송해 선생이 2022년 6월 8일 하늘의 별이 된 지 2년이 흘렀다. 최고령 TV 음악경연 프로그램 진행자라는 위업을 세운 그는 소탈·소박한 위대한 딴따라였다.
별세 두달 전 ‘Oldest TV music talent show host’로 기네스북의 세계기록에 당당히 등재된 바 있다. 송해 선생은 별세 20여일 전 건강이 악화돼 서울 아산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은 후 퇴원했으나 끝내 기력을 회복하진 못했다. 당시 위중한 상태는 아니며 일상적인 검사 수준의 진료를 받은 것으로 전해 들었으나 그만 생을 하직하고 말았다,
나는 선생과 식사 자리를 별세 두달 전 가진 데 이어 아우 향산의 집에서 다시 모시려고 날을 받던 중 가셔서 마음이 더 찢어진다. 선생은 돌아가시던 해 1월에도 건강 문제로 병원에 입원했으며, 3월에는 코로나에 확진돼 고통을 이겨내시느라 무지 애를 쓰셨다.
가난하고 쉴 곳조차 없는 ‘원로대중문화예술인’들을 위한 보금자리를 낙원동 허름한 빌딩 4층에 마련했다. 그곳을 찾는 딴따라 동료들과 국밥 한 그릇에 소주잔을 기울이며 평생을 한결같이 지냈다.
선생은 38따라지들이 그러하듯 검소하게 사셨다. 당신은 BMW만 애용하신다고 농담조로 말씀하셨다. 대중목욕탕, 송해탕으로 불린다. 버스(bus), 지하철(metro), 걷기(walking)를 뜻하는 이니셜의 합성어가 BMW다.
선생이 살아 생전 꿈꾸던 고향 연백 의재령에서 전국노래자랑 사회는 결국 이루지 못했다. 이 글을 쓰는 순간 내 눈에 눈물이 흐른다.
1927년 황해도 재령에서 태어난 고인은 해주예술학교에서 성악을 전공한 후 6·25 당시 홀로 월남했다. 1955년 창공악극단에 가수로 입단해 연예인 생활을 시작해 MC와 가수, 코미디언 등으로 활동했다. 선생의 대표작은 KBS1 ‘전국노래자랑’이다. 1988년부터 34년간 ‘전국노래자랑’을 진행하며 ‘국민 MC’ 호칭을 얻었다.
2022년 4월 ‘최고령 TV 음악 프로그램 진행자’로 기네스 세계기록에 등재되던 감격의 순간, 고인은 “긴 세월 전국노래자랑을 아껴 주신 대한민국 시청자들 덕분”이라고 감사 인사를 했다.
송해 선생은 만년에 건강상 이유로 ‘전국노래자랑’ 하차를 고민했다. 그러나, 제작진과 스튜디오 녹화로 방송에 계속 참여하기로 했었으나 모진 병마로 그만 물거품이 되고 말았다.
선생은 별세 직전이던 2022년 6월 4일 전남 영광 편, 7일 경기 양주 편 촬영에는 병세 악화로 참석 못한 바 있다. 그후 전국노래자랑 진행을 끝내겠다는 뜻을 방송국에 전달했다고 양영두 형이 내게 말했다. 그런 열정과 책임감의 선생님이셨다.
하늘에서 고인의 꿈이 이뤄지기를 바란다. 그토록 원하던, 평생 소원이던 분단조국의 통일 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