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영훈 칼럼] 정치인의 단식···이재명, 김영삼, 김대중의 경우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단식 3일차인 9월 2일. 단식장에 지지하는 사람들이 떼지어 왔다. ‘개딸’들은 쿠션이나 부채를 선물로 건넸다. 누군가는 소나무 그림을 건네며 말했다. “대표님이 바로 이 소나무”라고 말이다.
선물을 받은 이재명은 웃으면서 “이거 얼마짜리냐?” “(김영란법 때문에) 3만원 넘으면 안 된다” 등 농담도 했다. .
전국에서 이재명을 보러 ‘개딸’들이 몰려온다. 이들은 “대표님 힘내세요” “대표님과 악수한 이 손 안 씻을래요” “제가 대표님을 위해 삭발하고 싶어요”라고 했다.
몇몇 여성은 이 대표를 만나자 오열했다. “여러분이 힘내시라”(이재명)며 위로도 했다. 천연덕스럽다. 단식 핑계로 검찰 수사를 거부하고 즐긴다. “교주와 광신도들의 만남도 아니고…”(국힘 초선)
거야 출신 대통령들 성대 모사도 했단다. “위대한 이재명 후배가 대한민국의 역사를 바꾸고 있다”(김대중) “이재명 대표와 민주 정부 4기 만들 걸 생각하니까 이 노무현이가 아 기분 좋다!” “이재명 후배께서 대통령 되셨으면 한다”(문재인)
이때도 득의만만하게 미소를 지었다. 이재명은 “내 곁에 있으라”며 “나와 코드가 맞는 것 같다”고 성대묘사자를 치켜세웠다. 10명 단위로 쉴 새없이 이재명의 천막을 오갔다.
‘대입인’(대신 입으로 말하는)을 자처한 정청래. ‘동조 단식’ 중인 그가 이들 출입을 통제했다. “대표님 힘드시니까 몸에 손대지 마세요.”
“구호가 너무 크면 힘드시니까 부드럽게…” 참 낯간지럽기 짝이 없다.
이재명 대표는 지지자들과 손가락 하트를 그렸다. 촬영 때마다 미소짓고 다양한 포즈도 취했다. 나흘째 단식 중인데도, 이재명은 다행히 건강하다. 여당에선 명분없는 방탄단식 중단을 촉구한다. 도심 집회 다니는 ‘출장 단식’, 대표실에서 취침하는 ‘출퇴근 단식’이라고 비판했다.
“당뇨병이면 단식 때 2~3일도 못 버틴다는데, 사흘째 규탄 마이크의 목소리가 우렁차다.”(박대출 국힘 정책위의장) 박대출은 “정신력이 대단한 것인지, 뭐가 들었는지 텀블러의 힘인지 모를 일”이라고 비꼬았다.
이재명 대표는 “잠은 잘 잡니다. 뇌는 돌아갑니다” 했다. 취임 1주년 간담회에서 ‘무기한 단식’을 선언했다. 그래서 검찰 수사를 앞둔 ‘방탄단식’ 비판도 거세다. ‘단식 승부수’를 던졌건만, 역효과만 낸다. 민주당 지지율은 사상 최저로 곤두박질쳤다. 한국갤럽(29일~31일, 1002명) 조사 결과다. 민주당 지지는 27%로 지난주보다 5%p 떨어져, 윤석열 정부 출범 후 가장 낮은 수치다. 한때 정치인들 단식이 통하던 시절도 있었다.
YS는 목숨을 건, 23일 간 단식으로 5공 철권통치를 누르는 개가를 올렸다.
평민당 때 DJ 역시 지방자치제 전면 실시를 걸고 13일간 단식해 승리했다.
‘정치인 단식’이 반향을 일으킬 조건이 있다. 단식하는 사람이 신뢰를 받아야 반응도 있다. 입말 열면 거짓말 하고, 말을 뒤집는 파렴치한 단식에 누가 동조하고 박수칠까? 단식으로 개딸이나 집토끼들 기는 분명히 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