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영훈 칼럼] 김만배-신학림 ‘언론비리’ 너머 ‘대선조작 게이트?’
화천대유 김만배씨가 신학림 전 언론노조 위원장과 짜고, ‘윤석열 커피’ 가짜뉴스를 제조했나? 이 사건은 언론비리 차원을 넘어 ‘대선조작 게이트’로 불붙고 있다. 핵심은 ‘윤 커피’ 인터뷰를 뉴스타파가 공개하기도 전, 민주당과 일부 언론이 똑같은 내용으로 윤석열 대선 후보를 공격했다.
MBC는 뉴스타파 보도를 확인이나 추가 취재하지 않고 받아썼다. ‘가짜뉴스-폭로 공세-일부 진보언론 가세’까지 일련의 과정을 ‘보이지 않는 손’이 조종한 것이라는 합리적 의심이 제기된다.
애초 대장동 비리는 2021년 8월 31일 <경기경제신문>의 ‘화천대유는 누구 겁니까’ 칼럼으로 불거졌다. 김만배과 신학림의 인터뷰는 보름 뒤 9월 15일 이뤄졌다. ‘김만배’ 이름 석자는 다음날부터 등장한다.
대장동 게이트 전부터 대비한 정황이 짙다. 이 인터뷰는 곰처럼 겨울잠을 오래동안 잤다. 6개월 뒤, 2022년 3월 6일 <뉴스타파> 보도 전까지 말이다.
“윤 후보가 부산저축은행 사태 때 박영수 특검의 청탁을 받고 대장동 사업 관련자 조우형 수사를 무마해줬다”는 내용이다. 민주당의 윤 후보 공세를 기사로 뒷받침했다. 김만배과 신학림은 같은 한국일보 계열사 출신이다. 둘은 대장동 의혹의 일파만파 때는 묵혀뒀다. 대선 사흘 전, 전격 보도는 무슨 뜻인가?
당시 전국 저축은행들을 수사하던 시절이다. 조우형 같은 피라미는 구속 요건도 아니었다. 윤석열 중수부 2과장이 그 피라미의 커피를 타준다? 김만배는 법조기자인데도 3류소설을 썼다. ‘조우형 특혜’ 보도는 2021년 10월 11일자 <한겨레>가 최초다. 민주당은 대장동 몸통은 ‘김만배, 박영수, 윤석열 세 사람’이라는 프레임을 만들었다.
신학림 전 위원장은 의혹의 불씨를 당긴 불쏘시개다. JTBC는 대선 9일 전, 2022년 2월 28일 “조우형이 20억 챙겼지만 처벌을 피했다”고 했다. “(회사에서) 주임검사와 커피 마셨다고 영웅담처럼…”(JTBC)
그 일주일 전, JTBC는 “윤 검사가 믹스커피를 타줬다”고 했다. 조우형은 2021년 11월 검찰에 “내가 만난 사람은 박모 검사”라고 진술한 바 있다. 그 진술 사본까지 <월간조선>에서 보도했다.
‘사이비 언론인’ 김만배가 ‘대선조작 기획’을 혼자 했을까? “드루킹 사건과 김대업의 병풍 대선공작을 합쳐놓은 것보다 더 심각한 대선 게이트다”(서정욱 변호사)
검찰은 이재명 대표와 민주당, 당시 청와대의 역할 여부 및 또다른 배후 등을 밝힐 것으로 보인다. ‘김대업 병풍’ 사건은 2002년 대선 때 이회창 아들 병역문제 은폐를 위해 대책회의를 했다는 허위 폭로다. 이때 KBS가 연일 크게 보도해 노무현 당선의 일대 공신이었다.
최초 보도는 오마이뉴스가 했다. 이를 KBS가 보도한 것이 ‘윤 커피’ 가짜뉴스와 진행 구도가 같다. 2005년 5월 대법원은 김대업과 오마이뉴스에 총 1억6000만원을 배상 판결을 내렸다. 그러나 대선 버스는 저 멀리 떠났다. 노무현 대통령 임기도 절반 쯤 지난 반환점에서 판결이 난 것이다.
이번 사건은 대선조작 정황이 짙다. 비판의 화살은 가짜뉴스를 확산시킨 네이버에게도 정조준해 날아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