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에서 사용되는 PDA와 현금카드
북한에서는 어떤 멀티미디어 도구를 사용할까?
사진 왼쪽에 보이는 단말기는 현재 평양에서 사용되고 있는 PDA(personal digital assistants)이다.
평양과학기술대학교 박찬모 명예총장이 지난해 평양에서 1년에 2번씩 열리는 ‘국제상품전시회’에 갔다가 90달러를 주고 산 것이다.
이 PDA를 만든 곳은 ‘삼지연’이다. 북한의 소프트웨어 연구소인 ‘조선컴퓨터센터’ 산하 조직으로 주로 멀티미디어를 만들고 연구하는 회사다.
컴퓨터에서 내려받아 음악을 듣고 사진과 영상을 볼 수 있다. 카메라 촬영은 할 수 없다. e-Book 형태로 소설을 읽거나 백과사전을 찾아볼 수도 있다.
PDA?화면 속 아이콘들은 우리나라 등 외국에서 사용하는 제품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것들이다. 북한의 순수기술로 만든 휴대용 컴퓨터이지만 부품은 외국에서 들여온 것도 있을 수 있다.
박찬모 총장은 “90달러이기 때문에 이 PDA를 사용할 수 있는 사람들이 많지는 않다. 하지만 학생들이나 교수들은 꽤 들고 다닌다”고 밝혔다.
사진 오른쪽에 보이는 카드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무역은행’에서 발행한 현금카드이다. 한국식으로 얘기하면 신용카드가 아니라 ‘체크카드’에 해당한다.
이 현금카드는 달러, 유로, 중국 위안화, 일본 엔화 등 외국돈을 충전시켜서 사용한다. 카드를 사거나 현금을 충전할 수 있는 곳은 평양의 호텔이나 외교관 상점 등인데 주로 외국인들이 사용한다. 북한돈은 충전할 수 없기 때문이다.
박찬모 총장은 “북한에는 잔돈이 부족해서 거스름돈을 받기 어렵다. 이 현금카드를 사용하면 편하다. 우리 대학 교수들은 거의 다 이 카드를 사용한다”고 말했다.
현재 평양과학기술대학에서는 북한의 대학생과 대학원생이 각각 200명, 70명 다니고 있다. 학부생들은 평양의 다른 대학에서 2년을 다니다 온 학생들이다. 국제학교인 만큼 수업은 모두 영어로 진행된다.
학교 안에서는 교수와 대학원생만 강의나 연구를 위해서 인터넷을 쓸 수 있고, 대학생들은 사용할 수 없다. 일단 많은 사람들이 인터넷을 쓰면 속도가 느려지기 때문이다.
한편 북한에서는 휴대폰인 ‘손전화’를 쓰는 인구가 100만명이 넘었다고 한다. 박 총장은 “평양과기대 안에서는 청소하거나 일하는 북한 사람들도 모두 손전화를 들고 다닌다”고 말했다. 이 손전화는 거의 중국에서 만든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박찬모 총장은 북한에서 손전화를 구입하지 않았다고 했다.
“북한에서 휴대폰을 구입하고 가입할 수는 있다. 그러나 외국인은 같은 외국인에게 전화하거나 국제전화만 할 수 있다. 북한 사람들도 그들끼리만 통화할 수 있다. 한국으로 전화도 할 수 없기 때문에 굳이 휴대폰을 구입하지 않았다. 휴대폰으로 미국에 전화할 수 있지만 1분에 6유로(원화 약 9000원)로 매우 비싼 편이다.”
박소혜 기자 fristar@theasian.asi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