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 스마트폰으로 한류드라마 보고 ‘남조선’ 유행 모방

평양시민 <자료사진=온바오>

평양 젊은이들 사이에서 한국 드라마, 영화, 음악, 패션 등 한류 문화콘텐츠가 유행하고 있으며, 상류층은 길거리에서 아이패드를 사용하고 있다.

중국 외교부 산하 시사잡지인 ‘세계박람(世界博?)’ 최근호는 사업 목적으로 북한에 상주하거나 자주 오가는 중국인들의 증언을 인용해 평양의 젊은층에서 유행하는 문화와 인기 제품 등을 소개했다.

평양에서 장사하는 화교 A씨는 “최근 젊은이들 사이에서 가장 유행하는 옷은 후드티인데 이는 한국 드라마와 영화 등에서 후드티를 입은 사람이 많이 등장해서인 것 같다”며 “판매가가 200위안(3만7000원) 정도로 비싼데도 불구하고 사려는 사람이 많아 공급량이 부족할 정도”라고 말했다.

또 “젊은 여성들은 하이힐을 찾기 시작했는데 가격은 북한 돈으로 2만5000원~3만원 정도이다. 몸에 붙는 청바지와 반바지도 유행하기 시작했으며 덥고 습한 날씨 때문에 민소매와 미니스커트도 인기를 끌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북한 당국은 오래 전부터 여성들에게 무릎이 드러나는 짧은 치마를 못입게 하고 있다. 최근 유행하는 민소매, 짧은 치마, 반바지 등도 단속 대상에 포함돼 외출할 때는 못입고 집안에서만 입을 수 있다고 A씨는 전했다.

다른 소식통은 “옷 이외에 한국 드라마, 영화 DVD에 대한 단속도 엄하지만 젊은이들을 위주로 적지 않은 북한 사람이 한국 음악과 영화를 휴대전화에 저장해 즐겨 보고 있다”며 “새 한국영화가 나오면 금방 동이 나는데 북한 돈으로 3000~6000원에 거래된다”고 말했다.

또한 “이같은 현상이 확산되면서 당국의 단속이 강화돼 적발되면 무조건 기기를 몰수당하며, 심한 경우 교화소로 보내질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평양을 자주 오가는 중국인 사업가 B씨는 “한류 외에도 최근 노트북이 보급되고 있으며 평양의 일부 상류층은 아이패드를 사용하고 있다”며 “판매가는 중국보다 30% 비싸다”고 전했다.

그리고 “평양 시내 창광거리에서 아이패드를 사용하는 젊은이를 여럿 봤는데 시내 보안요원이 아이패드 사용을 제지하지 않았으며, 젊은이들도 전혀 신경쓰지 않았다”고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

현재 북한의 이동통신 기술을 개발하는 이집트 오라스콤(Orascom)텔레콤 관계자는 “북한에서 아이패드를 사용하는 것은 맞지만 무선인터넷은 이용할 수 없다”며 “현재 사용 중인 아이패드에 USB 코드가 없기 때문에 기기 내부에 저장된 콘텐츠만 이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북한 소식통들은 “평양에 거주하는 성인의 60% 이상이 휴대전화를 갖고 있으며 다양한 기능이 탑재된 스마트폰이 등장한 후부터는 최신 스마트폰이 부의 상징이 됐다”고 전했다.

다른 소식통은 “요즘 스마트폰을 갖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늘면서 남들에게 자랑하고 싶어 굶어서라도 스마트폰을 사려고 애쓰는 사람이 많다”고 전했다.

이외에도 북한에서 휴대전화 이외에 가장 선호하는 전자제품은 USB 메모리인 것으로 나타났다. 북한 당국이 허가받지 않은 USB메모리의 판매를 금지하고 있지만 PC 보급이 확대되면서 영화나 음악을 쉽게 저장·삭제할 수 있어 젊은이들이 많이 찾고 있기 때문이다.

또 다른 소식통은 “평양에서 2GB USB메모리가 북한 돈 8000원, 8GB는 1만5000원에 거래된다”면서 “단속을 피해 USB메모리를 판매하는 상인들은 한국 드라마나 공연 프로그램을 저장해 판매하는데 아주 잘 팔린다”고 말했다.

또한 “최근 한국에서 인기를 끈 드라마 ‘시티헌터’, 인기 가수의 콘서트 동영상 등이 젊은이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으며 북한 국경절 행사 때는 일부 젊은이들이 한국 인기가수의 춤과 노래를 그대로 따라하는 공연을 선보이기도 했다”고 전했다.

그는 “북한사람들은 외국 상인과 관광객, 외국 방송, DVD 등을 통해 외부 정보를 접하고 있는데 일부 젊은이는 DVD와 MP4를 이용해 다량의 외국 드라마, 음악, 영화를 수집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온바오/한태민>

The AsiaN 편집국 news@theasian.as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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