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텔레콤회사들의 꼼수
[아시아엔=조슈아 초이 IT 칼럼니스트] ‘망 중립성’이란 말이 있다. 통신망에 흐르는 데이터는 보이지 않기 때문에 자신과는 별로 상관 없는 것처럼 많은 사람이 느낀다. 하지만 인도에서는 이것이 많은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
쉽게 추측할 수 있듯이 인도의 텔레콤 회사들은 많은 돈을 벌었다. 인도의 모바일 사용자는 거의 제로에서 시작하여 8억명까지 아주 짧은 시간에 폭증했고, 이 숫자는 동시에 텔레콤들이 얼마나 빠른 기간 내에 부를 축적했는지 보여주는 바로미터이. 인도 국민들은 지금도 자유롭게 그리고 풍부하게 통신망을 사용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상황은 오는 22일부터 달라질 수 있다. 통신 사용자가 이렇게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동안 텔레콤들은 음성통신 때 VoIP(Voice over Internet Protocol)로 고객들을 연결해 주고 돈을 많이 벌었다. 사실 음성통신의 원가에 대비하여 VoIP 원가가 매우 낮기 때문에 텔레콤들은 쉽게 큰 돈을 벌 수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와이파이를 통해 왓앱이나 스카이프, 구글 행아웃 등을 고객들이 쓰기 시작하며 통신사의 음성통신 수입은 떨어지기 시작했고 텔레콤 회사들의 우려는 커지게 되었다. 이에 급기야 통신회사들은 사용방법에 따라 인터넷 망 사용비용을 달리하겠다고 선언했다.
어디서 많이 듣던 이야기 같지 않은가? 한국에서도 2012년 삼성의 스마트TV 때, KT는 스마트TV의 핵심기능인 앱이 과도한 트래픽을 유도하고 있다는 판단 아래 스마트TV의 인터넷 접속을 차단하였다. 과도한 트래픽을 유발하는 삼성이 망증설 비용을 내야 한다는 주장이었다. 또한 카카오톡의 보이스톡도 같은 이슈를 일으켰고, 우리 정부는 이에 대해 중립적인 입장을 견지하였다.
미국의 경우도 망 중립성에 비중을 두고 있다. 하지만 인도 정부는 달랐다. 인도의 텔레콤 기업들은 정부로 하여금 망 중립성을 훼손할 수 있는 법안을 만들 수 있도록 했다. 인도 정부는 텔레콤 회사들이 많은 돈을 투자하고 있고 그 덕분에 다른 사람들이 돈을 잘 벌고 있다는 텔레콤 기업들의 논리를 받아들이고 있다. 이에 대해 국민들은 청원서를 모으고 있다.
오는 22일이면 이에 대한 결론이 난다. 과연 어떻게 될지 아시아의 여러 국가들이 지켜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