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희봉의 포토보이스 #39] ‘거울 친화적인’ 당신, 자기인식 ‘짱’
[아시아엔=김희봉 <아시아엔> 칼럼니스트, 교육공학박사, 현대자동차인재개발원] 학창시절이나 사회 초년생이었을 때와는 달리 나이 들고 직위나 직책이 올라가면 줄어드는 것이 있다. 그 중 하나는 자신이 했던 말이나 행동에 대해 제대로 된 피드백을 주는 사람들이다.
어린 시절에는 크던 작던 잘못되거나 개선해야 할 점이 보이면 부모님을 비롯해서 선생님, 선배, 친구들에 이르기까지 피드백을 아끼지 않았다. 여전히 주변에는 그런 분들이 있지만 어느 정도 나이가 들거나 특정한 위치에 오르면 피드백을 받는 횟수가 현격히 줄어든다.
문제가 없어서 피드백을 주지 않는 것이 아니다. 주변 사람들이 굳이 말해줘야 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말을 해줘도 듣지 않거나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도 마음 한켠에 자리잡고 있다.
그래서 나이가 들고 지위가 올라갈수록 그리고 리더의 역할을 하게 될 경우 자기인식(self-awareness)의 중요성과 필요성은 더욱 커진다.
자기인식은 글자 그대로 스스로에 대해 아는 것이다. 스스로에 대해 타인이 인식하는 것과 자신이 인식하고 있는 것의 차이를 아는 것을 비롯해서 자신이 할 수 있는 것과 하고 싶어 하는 것을 구분할 수 있는 것, 자신을 움직이는 동력이 무엇인지 아는 것 그리고 그 동력을 유지하기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를 아는 것 등도 포함된다.
이같은 자기인식을 하게 되면 스스로에게 매몰되지 않는다. 매사에 자신에게 문제가 있거나 자신이 모를 수도 있다는 전제를 가지고 접근하기에 제멋대로 하는 우를 범하지 않을 수 있다. 위험에 빠지는 경우는 물론, 불필요한 오해나 내적 혹은 외적 갈등도 줄어든다. 아울러 스스로가 언제 어디서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등과 같은 출발점을 알 수도 있다.
그래서 자기인식을 잘 하는 편에 속한다면 스스로의 삶은 물론,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도 원활하게 이루어진다. 업무적인 측면에서도 도움이 된다.
반면 자기인식을 잘 하지 못하는 경우라면 서서히 주변 사람들로부터의 거리두기가 시작된다. 잘못된 점이나 개선하면 좋은 점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무관심이나 방치하는 쪽으로 반응한다. 이렇게 되면 마치 동화 속 벌거벗은 임금님과 같아질 수 있다.
그렇다면 자기인식은 어떻게 하면 될까? 이미 잘 알려진 진단도구나 검사지를 활용해보는 것은 자기인식을 위한 하나의 방법이다. 반드시 전문기관을 찾아야만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스스로에 대해 알고자 하는 의지만 있다면 얼마든지 시도해 볼 수 있다.
자신을 잘 알고 있다고 생각되는 지인의 도움을 받는 것도 방법이다. 그동안 미처 생각 못한 자신을 발견할 수도 있다. 조직의 구성원이라면 정기적이나 수시로 하는 평가결과도 눈 여겨 볼 필요가 있다. 이밖에도 자기인식을 할 수 있는 방법은 다양하다.
이 때 간과하지 말아야 하는 것이 있다. 그것은 자신에게 해당된다고 여겨지는 특정한 역량이나 상황에 대한 대처 등에 있어 스스로가 평가한 수준과 타인이 평가한 수준간 차이(gap)다. 만일 별반 차이가 없다면 자기인식을 잘 하고 있다고 여겨도 좋지만 차이가 나타난다면 하루속히 스스로를 되돌아봐야 한다.
이와 함께 자기인식에만 그쳐서는 안 된다. 자기인식을 하고 나면 후속조치가 필요하다. 즉 말과 행동의 변화가 수반되어야 한다. 자기인식을 하는 이유는 ‘내가 이런 사람이구나’ 정도를 알기 위함이 아니다. 자기인식은 내가 이런 사람이니 멈춰야 하는 것(stop doing), 유지해야 하는 것(continue doing) 그리고 새로 시작하거나 개선해야 하는 것(start doing)은 무엇인지에 대해 인식하고 실행에 옮기기 위해서다.
이런 측면에서 볼 때 조직의 리더라면 자기인식은 그 어떤 것보다 선행되어야 한다. 스스로에 대해서도 인식하지 못하는 리더를 따를 사람은 많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