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희봉의 포토보이스 43] 리메이크와 리터치 어떤 차이?

[아시아엔=김희봉 교육공학박사, 아시아엔 칼럼니스트, 현대자동차인재개발원] 발매 당시에는 주목받지 못했던 노래가 오랜 시간이 흐른 뒤 역주행하는 경우를 종종 접하게 된다. 멜로디가 변형되거나 가사가 바뀐 것도 아니다. 눈에 띄는 차이가 있다면 부르는 가수만 달라진 것이다. 분명히 같은 노래임에도 불구하고 느낌이 다르다. 비단 노래만이 아니다. 영화나 드라마 혹은 책의 경우에서도 이와 같은 경우를 볼 수 있다. 리메이크(remake)의 효과다.

리메이크는 예전의 영화나 노래 등을 다시 만드는 것을 의미한다. 대개는 원작자, 감독 혹은 배우나 원곡가수 등에게 경의를 표하고자 하는 의도를 가지고 있다. 물론 원작이나 원곡이 유명한 경우에 리메이크가 이루어기기도 한다. 그래서 리메이크는 원작의 원형은 보존하지만 그 외의 것은 모두 수정되거나 대체하는 것을 말한다.

한편 리메이크보다는 상대적으로 수정의 폭이 많지 않은 리터치(retouch)라는 것도 있다. 리터치는 일반적으로 그림이나 사진 등을 수정하는 것이다. 리메이크가 원작의 전체를 다시 만들거나 주체가 바뀌는 것이라면 리터치는 대상이나 주체가 바뀌지 않을뿐더러 약간의 수정만 이루어지는 것이 일반적이다. 전문가의 손길이 닿는 경우라면 보다 효과적이기도 하다.

분명한 것은 어떤 대상이 되었든지 간에 리메이크나 리터치가 되는 순간 달라진다는 것이다. 일종의 변화다. 물론 어떻게 다시 만들고 수정하느냐에 따라 결과는 달라진다.

리메이크나 리터치가 잘 이루어지면 원작이나 원곡의 명성이나 인기를 뛰어 넘기도 하고 예전에 주목받지 못했던 작품이나 인물들이 소환되기도 한다. 조금 더 나아가면 이와 연계된 사람들이나 내용들까지 줄줄이 빛을 보게 되는 경우도 있다.

일반적으로 이와 같은 리메이크나 리터치는 예술분야에서 많이 접하게 된다. 하지만 스스로에게도 적용해 볼 만하다. 개인에게 있어 리메이크는 일종의 자기혁신이라고 할 수 있다. 그동안의 삶 전체를 반추해보는 것이 우선이다. 그리고 스스로를 다시 만든다는 측면에서 무엇을 강화하고 무엇을 축소시키거나 빼내야 할 지를 결정해야 한다. 이는 곧 자기성찰(self-reflection)이기도 하다. 앞으로의 삶에서 어떤 사람들을 만나야 하는지 혹은 어떤 사람들을 피해야 하는지를 생각해보는 것도 빠져서는 안된다. 자신의 삶에 있어 일종의 캐스팅(casting)이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스스로에 대한 리메이크의 목적을 분명히 하는 것이다. 자신이 리메이크의 주체이고 감독이라는 점을 잊어서는 안된다. 당연한 말이지만 외부의 영향을 받아 이루어지거나 수동적으로 이루어지는 것은 리메이크라고 말하기 어렵다. 스스로에 대한 리메이크를 할 엄두가 나지 않는다면 리터치를 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 리메이크에 비해 상대적으로 부담도 덜하다. 다만 리터치를 하는 경우라면 조금 더 섬세해질 필요가 있다. 자칫 잘못 접근하거나 시도했다가는 이질감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일상에서의 리터치는 자신이 하고 있는 일에서 찾아보는 것이 수월하다. 일종의 개선이라고 할 수 있다. 개선할 수 있는 방법은 주변에서 얼마든지 접할 수 있고 시도해 볼 수 있다. 선배들의 경험이나 각종 교육 그리고 자기 주도적인 학습을 통해서도 가능하다. 처음에는 작은 부분이나 잘 드러나지 않는 부분에 리터치가 이루어지겠지만 이를 반복하고 확장할수록 예전과는 다른 자신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이제 관심을 갖고 주변을 살펴보자. 곳곳에 리메이크나 리터치된 것들이 많이 보일 것이다. 그리고 그렇게 바뀐 것들은 예전에 비해 훨씬 좋아 보이고 쓰임새도 많아진다. 하지만 스스로에 대한 리메이크나 리터치한 결과와는 비할 바가 안된다. 

Leave a Rep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