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책] ‘다시 강단에서’ 출간하고 다시 보니
[아시아엔=김희봉(교육공학박사, 대한리더십학회 상임이사] 책을 내고 나면 늘 아쉬움이 남는다. 그야말로 ‘껄, 껄, 껄’ 하게 되는 것이다. ‘조금 더 깊이 있게 써 볼 껄’, ‘조금 더 좋은 표현으로 써 볼 껄’ 그리고 ‘조금 더 매끄럽게 써 볼 껄’ 등과 같은 아쉬움이다. 이런 아쉬움은 출간의 기쁨과 혼재되어 한동안 머릿속을 복잡하게 만든다. 이미 세상에 나왔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맘속으로 퇴고와 교정의 과정이 이어지는 것은 그만큼 출간된 책에 대한 애정이 넓고 깊기 때문이리라.
필자가 이번에 낸 <다시 강단에서>도 내게 이런 감정을 고스란히 느끼게 했다. 나름대로는 글 쓰는 과정과 최종본 확인까지 최선을 다했지만 아쉬움은 쉽게 떨쳐지지 않는다.
이 책을 쓰게 된 몇 가지 이유가 있다. 먼저 필자가 하는 일과 관계가 있다. 그동안 강의를 해오면서 학습자들의 반응을 살펴보니 그들은 강의내용뿐만 아니라 강의스킬, 즉 교수법에도 영향을 많이 받는다. 이른바 교수자가 아닌 학습자에게 적합한 교수법이 있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서 그동안 공부하고 강의 현장에서 적용해 본 여러 내용과 방법을 정리해서 나누고 싶었다.
다음으로는 학습자 입장에서 강의를 살펴봤다. 같은 내용을 다른 방법으로 접근하면 더 좋을 것 같다는 아쉬움이 남는 경우도, 무릎을 ‘탁’ 치게 만드는 경우도 많았다. 이런 스킬들은 보통 교수자가 일일이 찾아보고 연구하지 않으면 습득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그래서 이에 대해 하나하나 콕콕 찍어주는 내용들을 담는다면 교수자나 학습자 모두에게 도움이 될 것 같았다. 이렇게 생각해보니 <다시 강단에서>는 교수자를 위한 책이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학습자를 위한 책이기도 하다. 교수자의 영향을 받지 않는 학습자는 별로 없을 테니 말이다.
마지막으로는 강의를 막 시작하거나, 이미 하고 있지만 더 잘하고 싶은 이들을 위한 ‘실전 교수법 가이드’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지금 당장 강의를 준비하고 강단에 서야 하는데 교과서와 같은 책보다는 바로 적용해볼 수 있는 가이드북을 필요로 하는 이들이 주변에 있다. 이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조언이나 코칭을 하다보니 공통적으로 긁어주었으면 하는 가려운 부분이 보였다. 그래서 당장 강의에 대한 갈증을 느끼는 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한 잔의 물이라는 생각으로 집필하게 되었다.
이 책은 남다르다. 교수법에 대한 수년간 경험과 관찰에 기반한 내용이기도 하고 최대한 군더더기를 뺐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른바 교수법과 관련해서 알아 두면 좋은 내용(good to know)보다는 강의 현장에서 반드시 필요한 내용(need to know)로 접근했다. 초안으로 정했던 책 제목이 ‘실전 교수법 가이드’였다는 점을 언급해보면 이 책의 구성과 내용을 미루어 짐작해 볼 수 있다.
글 쓰는 내내 강의하는 교수자 입장에서 정말 가려운 부분이라고 생각되는 것과 놓치면 안 되는 것들을 생각했다. 그리하여 강단에 서는, 혹은 설 예정의 교수자들에게 강의하는 것이 부담이 아니라 즐거움이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썼다고 나름 자부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