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시] ‘경칩 편지’ 홍사성

2025년 경칩에도 조오현 스님은, 그 자리에 그대로 계실 터. 

들녘에 나갔더니 얼었던 땅이 들썩거리오
무엇에 놀랐는지 개구리들이 꽈르륵대오
시내물은 졸졸졸 여기저기 도롱뇽 알이오

속병에 좋다고 고로쇠물 받느라 법석이오
남녘에서 매화가 폈다는 소식이 당도했오
친구가 막내딸 혼사라고 청첩을 보내왔오

두터운 옷들은 옷장에 넣고 새옷을 꺼내오
어느덧 천지에 새기운 돌아 가슴이 설레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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