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시] ‘죄’ 함민복 “마음아 무뎌지지 말자”

비수. 2021년엔 나를 지킬 비수 하나쯤은 지녀보자. 내 마음 흔들릴 때 나를 바로 세울 비수 하나.

오염시키지 말자
죄란 말
칼날처럼
섬뜩 빛나야 한다
건성으로 느껴
죄의 날 무뎌질 때
삶은 흔들린다
날을 세워
등이 아닌 날을 대면하여
할 일과 하지 말아야 할 일
구분하며 살 수 있게
마음아
무뎌지지 말자
여림만으로 세울 수 있는
강함만으로 지킬 수 있는
죄의 날
빛나게
푸르게
말로만 죄를 느끼지 말자
겁처럼 신성한
죄란 말
오염시키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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