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신임 중앙은행 총재 “바닥난 외환보유고 높이고 인플레 해결···에르도안 설득하겠다”
[아시아엔=송재걸 기자] 나시 아그발 터키 신임 중앙은행 총재는 지난 16일 <파이낸셜타임스> 인터뷰에서 “인플레이션 극복에 힘을 쏟겠다”며 “바닥나고 있는 외환보유액을 최대치로 끌어올릴 것”이라고 밝혔다.
올 들어 터키 리라화 가치는 30% 가까이 하락하고 소비자물가 상승률도 11.89%를 기록하는 상황에서 통화정책 방향의 전환을 선언한 것이다.
11월 7일 취임한 아그발 총재는 이날 인터뷰에서 “환율을 방어하고 외국 투자자가 다시 터키에 투자하게 하는 것이 나의 임무”라며 “중앙은행은 앞으로 적극적인 통화스왑을 통해 꾸준히 외환보유액 규모를 늘려나갈 것”이라고 했다. 통화스왑 협정은 두 나라가 자국 통화를 상대국 통화와 맞교환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진다. 이를 통해 외환위기 발생 시, 상대국이 외화를 즉각 융통해줌으로써 유동성 위기를 넘기고 환 시세의 안정을 꾀할 수 있게 한다.
이어 아그발 총재는 “영구적인 인플레이션 개선을 위해 지난달 15%에 달하던 기준금리를 더 인상할 계획이 있다”며 “금리인상을 통해 달러 대비 리라화 가치를 올릴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일각에선 중앙은행 업무에 지나치게 개입하는 에르도안 대통령이 고금리를 가만히 두고 보지만은 않을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지난 18개월간 고금리를 이유로 중앙은행 총재 두 명을 연이어 해임했다.
대통령과의 마찰 가능성에 대해 아그발 총재는 “모든 이해관계자를 설득해가며 지혜롭게 업무를 처리해가는 것이 내게 주어진 역할”이라며 직접적인 언급은 피했다.
한편 지난 9월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는 터키의 국가신용등급을 기존 B1에서 B2로 강등했다. 무디스 신용평가에서 B2는 ‘투자주의’ 등급이며 이집트, 자메이카, 르완다 등이 B2 등급에 속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