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국 스리랑카의 ‘코로나 갈등’···인구 10% 무슬림 “정부, 강제화장 중단을”
[아시아엔=송재걸 기자] 스리랑카 정부의 코로나19 사망자 시신 강제 화장 정책이 스리랑카 내 무슬림들의 거센 반발을 사고 있다. 코로나19로 가족을 잃은 무슬림 유족들은 장례절차를 거부하며 맞서고 있다.
싱가포르 <스트레이트타임스>는 10일 스리랑카 보건부 관계자 인터뷰를 통해 “수많은 무슬림이 이슬람 의식에 따라 코로나19로 사망한 가족의 시신을 매장해달라고 정부에 요구하고 있다”며 “이들이 화장을 거부하고 있어 지난 열흘간 시신들을 영안실에 방치할 수밖에 없었다”고 보도했다.
이슬람교도들은 내세에서 영혼과 함께 육신도 부활한다는 교리에 따라 화장 대신 매장 풍습을 갖고 있다.
불교가 국교인 스리랑카 정부는 지난 4월 코로나19 사망자 시신의 화장을 의무화했으며, 이에 따라 스리랑카 인구(2100만명)의 10%를 차지하고 있는 무슬림들이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스리랑카 내 무슬림 시민단체들은 지난 12월 1일 “종교의식에 따라 시신을 매장할 권리가 침해되었다”며 스리랑카 대법원에 탄원서 12건을 제출했다. 대법원은 그러나 이를 기각했으며 이후 스리랑카 정부와 무슬림간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한편 현재 스리랑카의 코로나 확진자수는 3만여명, 사망자수는 142명이며, 사망자 중 절반 이상이 무슬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