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리랑카 8월5일 총선···코로나19·불교세력 결집 ‘변수’

스리랑카의 ‘민족주의 승려’ 아투랄리야 라타나 테라(앞줄 가운데)와 갈리고다 아트 구나나사라 테라(앞줄 오른쪽)가 3월 16일 수도 콜롬보에서 열린 정치동맹체 ‘우리 민중의 힘’ 출범 기자회견을 마친 뒤 총선 후보 등록 서류에 서명하고 있다. <사진 우리 민중의 힘 페이스북 캡처>

[아시아엔=송재걸 기자] 4월 2일 예정됐다 코로나19 확산으로 미뤄진 스리랑카 총선이 마침내 8월 5일 실시된다.

총선에서 선출되는 의회 의원은 225명이며 임기는 5년이다. 22개 지역 선거구가 있다. 이번 총선에서도 2015년처럼 현 여권의 우세가 예상되는 가운데, 야권이 몇 개 의석을 차지할지 주목된다.

2015년 8월 실시된 지난 총선에선 여당인 통일국민당(UNP)이 45.6%의 득표율로 106석을 차지해 제1당이 됐다.

2015년 총선에서 승리한 통일국민당 지지자들이 환호하고 있다.

또 라자팍사 전 대통령이 속한 통합국민자유연맹(UPFA)은 95석, 소수 민족 타밀족 정당인 타밀민족연맹 (TNA)은 16석을 획득했다.

이번 총선에선 20석을 목표로 출범한 민족주의 승려들의 정치동맹체 ‘우리 민중의 힘’이 주목된다.

장관 출신인 지완 쿠마라나퉁가를 비롯해 구 여당인 스리랑카자유당(SLFP)의 일부 세력이 가담한 ‘우리 민중의 힘’ 의 출범은 스리랑카 극우민족주의 진영의 선두에 서 왔던 ‘전투적 불교’ 세력의 재결집을 의미하는 것으로 시사하는 바 크다.

불교국가인 스리랑카에서 최근 코로나19 대처 과정에서 정부가 무슬림 커뮤니티에 대한 혐오와 편견을 부추길 수 있는 정책을 강제하고 있어 비판이 일고 있는 만큼, 이들 극우 민족주의 진영인 전투적 불교세력의 참여는 안팎의 주목을 끌고 있다.

앞서 작년 4월21일 부활절 발생한 기독교 교회와 성당에 대한 자살 폭탄테러가 현지 급진 무슬림 단체의 소행으로 밝혀지면서 스리랑카 정부는 이슬람 극단주의 세력에 강경 대응하고 있다.

이와 함께 스리랑카 정부가 코로나19로 사망한 이들의 화장을 의무화한 조치로 인해 매장 전통을 중시하는 무슬림들의 불만을 자아내고 있다. ‘휴먼라이츠워치’ 등 국제인권단체들은 “문화적 강제는 특정 커뮤니티에 대한 차별일 뿐만 아니라 마치 무슬림들의 매장 방식이 감염병을 확산시키는 듯한 오해와 편견을 조성할 위험이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특히 정부 여당의 코로나 사태 대처가 미흡하다는 평을 받고 있어 이 역시 총선에 영향을 줄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편 코로나 사태로 여당 스리랑카인민전선(SLPP)은 오프라인 총선 유세 일정을 취소하는 등 방역에 주의하면서 온라인 유세 중심으로 선거운동을 진행하고 있다.

스리랑카에서는 6월말 일일 신규 확진자 수가 10명 안팎 수준으로 떨어졌다가 7월 이후 150명 수준으로 다시 증가했다. 7월 17일 기준 코로나19 확진자는 2674명, 사망자는 11명이다.

스리랑카는 이원집정부제를 채택해 대통령이 외교 및 국방, 총리가 내정을 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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