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리랑카 총리 취임 후 첫 방문지는 인도···‘친중국’ 기존 노선과 달라
[아시아엔=편집국] 마힌다 라자팍사(75) 스리랑카 총리가 지난해 11월 취임 후 첫 방문국으로 인도를 골랐다.
<데일리미러> 등 스리랑카 언론들은 ‘친중파’로 알려진 마힌다 총리가 7~11일 인도를 방문,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등과 양국 현안을 논의한다고 4일 보도했다.
스리랑카 총리실은 “양측은 이번 회담에서 정치, 무역, 국방, 문화, 관광 등 여러 분야에 대해 의견을 나눌 것”이라고 밝혔다.
대통령인 동생과 함께 스리랑카를 통치하는 마힌다는 2005∼2015년 스리랑카 대통령을 역임했다. 동생인 고타바야 라자팍사(71)는 당시 대통령이 겸임하는 국방부 장관 아래의 국방부 차관을 맡았다.
두 사람은 독재에 가까운 권위주의 통치를 주도했다. 수십년간 진행된 정부군과 타밀족 반군 간 내전을 종식했지만, 그 과정에서 민간인 학살 의혹 등이 제기되기도 했다.
마힌다는 2015년 3선을 노리다 실패했지만 지난해 대선에 고타바야가 대통령에 당선되면서 다시 정계의 전면으로 복귀했다.
스리랑카는 이원집정부제를 채택한 나라로 대통령은 외교, 국방 등을 책임지고 총리는 내정을 맡는다. 헌법에 따라 총리는 대통령이 지명한다. ‘스트롱맨 형제’가 스리랑카 정치를 완전히 장악한 셈이다.
마힌다는 대통령 재임 시절 친중국 노선을 펼쳐 이웃 나라 인도의 신경을 자극했다. 중국으로부터 대규모 투자를 유치했고, 2014년에는 중국 잠수함 두 척을 스리랑카에 기항하게 하기도 했다.
이런 배경을 가진 라자팍사 가문이 스리랑카를 장악하자 인도가 곧바로 관계 강화에 공을 들이고 나선 상태다.
모디 총리는 두 형제에게 차례로 공식 초청장을 보냈고 고타바야는 대통령 취임 직후인 지난해 11월 이미 인도를 방문했다. 인도는 스리랑카에 4억5천만달러 규모의 재정 지원을 하겠다는 의사도 밝혔다.
인도양에서 중국과 패권을 다투는 인도로서는 스리랑카의 새 정부가 중국의 영향권으로 급격하게 쏠리는 것을 막아야 하는 상황이다.
라자팍사 형제도 과거와 달리 중국과는 어느 정도 거리를 두겠다고 선언한 상태다.
고타바야는 대통령 취임식에서 “스리랑카는 모든 나라와 우호 관계를 유지할 것”이라며 “다만 국제 열강 간 갈등에서 한 발 벗어나기 위해 중립을 지켜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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