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비욘드무용단 21일 창단 공연 ‘의문의려’
[아시아엔=이상기 기자] (사)장애인문화예술진흥개발원(장문원·이사장 윤덕경)은 21일 오후 7시 서울 용산구청 소극장 ‘가람’에서 비욘드무용단의 창단 기념 ‘의문의려’(倚門倚閭) 공연을 한다.
‘의문의려’는 중국 제(齊) 나라 왕손가(王孫賈) 어머니의 “문에 기대어 자녀가 돌아오기를 기다린다”는 마음을 표현한 고사에서 온 말이다.
윤덕경 이사장은 “‘발달장애인에게 무용이 가능하냐?’ 하는 편견과 맞서고 어려운 환경을 이겨낸 시간 속에서 부모의 마음으로 믿고 기다리는 간절함과 기도를 담고 있다”고 했다.
이날 공연될 프로그램은 ‘몸풀기와 몸만들기’를 주제로 △‘쟁강춤, 우리몸과 마음으로’ △축하 뮤지컬공연 ‘We Are The Dancing Queen’ △선인장에 핀 하얀 꽃 등이다.
몸풀기와 몸만들기는 한국 전통춤을 바탕으로 누구나 배우고 출 수 있게 만든 한국창작 기본춤이다. 윤덕경무용단은 1995년부터 무용수들이 춤추기 전 올바른 자세와 호흡법을 갖추도록 탄탄한 기본기를 익히도록 했는데, 일종의 ‘신기본무’다.
윤 이사장은 이렇게 말한다. “사람의 몸으로 호랑이처럼 도약할 수 없다. 사람의 몸으로 하늘을 날 수는 없다. 사람 누구에게도 몸짓의 한계는 있다. 사람 누구에게나 장애는 있다. 주어진 장애는 내 안에 가능성으로 극복하는 것이다. 내 안에 간절한 정서를 몸으로 표현하기 위해서는 시작하기 전에 충분히 몸을 풀어 가능성을 극대화하고 몸짓 요소들을 모아 표현의 몸짓 문장을 만들어 차분히 한걸음씩 비욘드무용단이 펼친다.”
쟁강춤, 우리몸과 마음으로
쟁강춤은 흥겨운 가락에 맞추어 부채와 손목에 방울이 달린 쇠 팔찌를 흔들며 추는 대중적 요소가 풍부한 신무용이다. 그동안 부드럽고 쉬운 동작을 구성했다면 이번 쟁강춤은 가능하면 원형 그대로 1년 전부터 배워 이번 무대에 처음 선보인다. 비욘드무용단의 몸과 마음으로 쟁강춤을 해석한다.
뮤지컬 We Are The Dancing Queen
뮤지컬 맘마미아의 한 장면 Danceing Queen을 재해석하여 우리도 댄싱퀸이 될 수 있다는 주제를 가지고 신나게 춤추며 우리의 세상을 마음껏 표현하고 우리들뿐 아니라 관객과 함께 하나될 수 있는 시간이 되기 준비하고 있다. 특히 이 무대엔 비욘드무용단과 구암고등학교 특수학급 후배들이 함께 어울린다.
선인장에 핀 하얀 꽃
비욘드무용단 단원들은 아름다운 의상을 입고 추는 태평무를 좋아한다. 하지만 아직은 태평무를 감당하기 어렵다. 그렇다고 포기할 수 없다. 사막 한 가운데 선인장은 목마름을 오랜 시간 기다린 끝에 혼신의 힘으로 일시에 꽃을 피운다. 어려움을 극복하느라 몸에 가시를 돋운 선인장, 마침내 아름답고 순결한 하얀 꽃을 피운 선인장처럼 내일의 태평성대를 기다리는 마음으로 태평무를 염두에 두고 무용수에 맞게 창작했다. 전통의상을 입고 1991년 초연한 고 황병기 선생의 가야금창작곡 ‘밤의 소리’와 함께 언젠가는 무대에서 꽃피울 하얀 선인장의 꽃을 위하여 무대에 올린다.
비욘드무용단 첫번째 날개짓, 의문의려 倚門倚閭
1996년 개원해 초대 이철용 이사장을 시작으로 24년 동안 장애인들의 문화예술활성화를 위하여 공연, 토론, 세미나, 교육, 캠프 등 장애인 문화예술에 대한 인식개선에 힘써왔다.
(사)장애인문화예술진흥개발원이 2013년 특수학급 학생들에게 몸짓표현 지도로 무용교육을 시작해 ‘아름다운 몸짓-더불어 숲’을 무대에 올렸다. 장애인예술인재양성 프로젝트의 일환이었다. 지난 8년간 전문무용수들과 다른 장르의 예술가들이 협업하는 다양한 무대를 지속해왔다.
그동안 피땀 어린 준비 끝에 비욘드무용단이 이번에 첫번째 단독 창단공연을 하게 된 것이다. 출연 무용수들은 춤을 배운지 길게는 8년, 짧게 5년 된 특수학급 졸업생들이다.
이진규 팀장은 “나비의 작은 날개 짓 하나로 바다를 건너고 작은 몸짓하나가 사람을 바꾸고 세상을 변화시켜 나간다는 신념으로 조촐하지만 당찬 발자국으로 무대를 꾸몄다”고 했다.
한편 이번 공연 총예술감독은 윤덕경 장문원 이사장, 출연 지도는 이영훈 안수연 안정연 반호정 김선진 한지민 조선아 이진규씨 등이 맡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