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 식중독①] 경련·혼수 등 신경계 증상도
[아시아엔=박명윤 <아시아엔> ‘보건영양’ 논설위원, 보건학박사, 한국보건영양연구소 이사장] 작년 우리나라 식중독 발생 건수는 최근 5년(2014-18년) 평균(355건)보다 14.7% 감소한 303건, 환자는 평균(7552명)보다 44.8% 감소한 4169명이다.
올해는 코로나19 사태로 철저한 개인위생 실천 등으로 식중독 발생이 거의 일어나지 않아 안심하고 있던 차에 안산에서 집단 식중독이 발생했다. 장마와 무더위로 인해 음식물에 대한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지난 6월 경기도 안산 한 유치원에서 집단 식중독이 발생하여 원생 113명을 포함한 118명이 식중독 의심 증상을 보였다. 이 가운데 58명은 장(腸)출혈성 대장균 감염증 확진 판정을 받았고, 16명은 용혈성요독증후군으로 진단돼 입원 치료를 받았다.
이 균을 전파한 원인은 섭취한 음식일 것으로 의심되나 물, 주변 환경, 접촉한 사람 등도 가능하다.
용혈성요독증후군(Hemolytic Uremic Syndrome; HUS)이란 장출혈성대장균감염증의 가장 심한 증상으로 신장이 불순물을 제대로 걸러주지 못해 독이 쌓여 발생한다. 장출혈성대장균감염증 환자의 2-7%에서 발병하며, 설사를 시작한 지 2-14일 뒤에 소변 양이 줄고 빈혈 증상이 나타난다. 또한 몸이 붓고 혈압이 높아지기도 하며, 경련이나 혼수 등의 신경계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지난 7월에는 보건당국이 대형마트 수산물 코너에서 수거한 포장 수산물 40개 제품을 조사한 결과 훈제연어 11개 제품에서 식중독균이 나왔다. 검출된 균은 리스테리아 모노사이토제네스(Listeria monocytogenes)로 밝혀졌으며, 리스테리아증(症)으로 수막염, 패혈증, 결막염 등을 일으키며 임산부는 유산 위험도 있다. 훈제연어는 별도의 조리가 없이 먹는 제품이므로 식중독균이 나와서는 안 된다.
환경부는 과불화옥탄산(PFOA) 등을 추가하는 내용의 ‘잔류성오염물질의 종류’ 고시안을 행정 예고했다고 8월 3일 밝혔다. PFOA는 세계 최대 화학기업인 듀폰(DuPont)이 생산한 물질로, 프라이팬, 종이컵 등의 코팅제로 사용되다가 발암 논란이 일면서 2015년 이후 생산이 중단되었다. 그러나 국내 일부 업체가 이 물질을 수입해 제품에 적용·판매하거나, PFOA를 사용한 제품을 수입·판매한 사례도 있다.
식중독(food poisoning)이란 식품의 섭취에 연관된 인체에 유해한 미생물 또는 미생물이 만들어내는 독소(毒素)에 의해 발생한 것이 의심되는 모든 감염성 또는 독소형 질환을 말한다. 문자 그대로 음식을 먹고 몸 안에 독이 생겼을 때 발생하는 질환이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식품 또는 물의 섭취에 의하여 발생 되었거나 발생된 것으로 생각되는 감염성 또는 독소형 질환이라고 정의한다.
식중독은 원인에 따라 미생물에 의한 식중독과 화학물질에 의한 식중독으로 구분한다. 미생물에 의한 식중독은 세균성 식중독과 바이러스성 식중독으로 구분하며, 세균성 식중독은 독소형과 감염형으로 세분한다. 식중독을 일으키는 화학물질에는 동물성, 식물성, 진균성 자연독과 인공화합물 등이 있다. 세균성 식중독이 식중독의 가장 흔한 형태이다.
세균성 ‘독소형’ 식중독은 미생물이 분비한 독소에 의해 오염된 음식을 먹고 걸리므로 섭취 후 발병까지 시간이 짧다. 황색포도상구균, 클로스트리디움 퍼프린젠스, 클로스트리디움 보툴리눔 등이 원인 균이다. 세균성 ‘감염형’ 식중독은 음식물과 함께 섭취한 병원성 미생물에 의해 발생하는 식중독이다. 살모넬라, 장염비브리오, 콜레라, 비브리오 불니피쿠스, 리스테리아, 바실러스 세레우스, 시겔라 등이 원인이다.
바이러스성 식중독은 공기, 접촉, 물 등의 경로로 식품에 침투하여 감염된다. 우리가 여행을 갔을 때 흔히 말하는 ‘물갈이’로 설사를 하는 경우는 대부분 바이러스성 장염, 바이러스성 식중독이다. 노로바이러스, 로타바이러스, 장관아데노, A형간염, E형간염, 사포 등이 원인이다. 원충성 식중독은 원충(原蟲)에 감염된 원재료를 생으로 먹거나, 원충에 의해 오염된 식수에 의해 일어난다. 원충에는 이질아메바, 람불편모충, 원포자충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