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 식중독②] 장마철 곰팡이 독소 ‘주의보’
[아시아엔=박명윤 <아시아엔> ‘보건영양’ 논설위원, 보건학박사, 한국보건영양연구소 이사장] 자연독(自然毒) 식중독이란 원재료에 자연적으로 함유한 독성 성분을 제거하지 않고 섭취했을 때 발생한다. 자연 상태의 많은 생물은 자기방어적인 측면에서 독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으므로 검증된 원재료만 취급하는 것이 안전하다. 동물성 자연독에는 복어(puffer fish), 시가테라독(ciguatera) 등이 있다. 식물성 자연독에는 버섯독, 감자독 등이 있다.
식중독을 일으키는 곰팡이 독(mycotoxin)은 농산물의 저장, 유통 중에 오염된 곰팡이에 의해 생성되는 유독물질로 아플라톡신(aflatoxin), 오크라톡신(ochratoxin), 제아레논(zealalenone) 등이 있다. 곰팡이 독소는 신장장애, 간장장애, 중추신경장애, 피부염, 간암 등을 유발한다.
곰팡이독은 곰팡이(mould)와는 달리 세척이나 가열로 제거되지 않고 조리, 가공 후에도 잔류하므로 농산물의 보관에 주의하여야 한다.
화학성 식중독은 화학공업의 발달로 화학적 합성품의 대량생산이 가능하여 식품공업, 농업 분야 등에 다량으로 사용되면서 심각한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 특히 식품가공 과정에 사용한 불법식품첨가물, 잔류농약, 산업폐수에 의한 식품의 중금속오염 등이 문제가 되고 있다. 니트로아민, 메탄올, 벤조피렌(a형), 비소, 카드뮴, 수은 등이 있다.
식중독균은 대개 섭씨 4도에서 60도 사이 온도에서 증식한다. 이에 뜨거운 음식은 60도 이상으로, 찬 음식은 4도 이하로 보관하면 세균의 증식을 방지할 수 있다. 식중독균의 번식 속도는 세균마다 자이가 있으나, 대부분 35-36도 내외에서 번식 속도가 가장 빠르다.
황색포도상구균 그리고 살모넬라균과 함께 식중독을 일으킬 수 있는 3대 식중독균의 하나인 장염 비브리오균의 경우, 세균 1마리가 10분 후에 2마리로 증식하고 4시간 이후에는 100만 마리 이상으로 증식할 수 있다.
식중독 증상은 소화기 증상과 전신 증상으로 나눌 수 있다. 음식물에 세균이나 독소가 섞여 들어오면, 우리 몸은 이를 제거하기 위하여 독소가 소화관의 상부에 있으면 구토를, 하부에 있는 경우에는 설사를 통해 체외로 배출시킨다. 그러나 세균이 장벽에 붙거나 뚫고 들어가서 발생하는 식중독은 소화기 증상과 함께 몸에 열이 나는 경우가 많다. 일부 세균의 독소로 인하여 신경마비, 근육경련, 의식장애 등이 생긴다.
식중독 진단은 오염된 음식물을 섭취한 후 오심, 구토, 복통, 설사, 발열 등의 증상이 발생하면 식중독을 의심할 수 있다. 그리고 음식물 섭취와 증상 발생 사이의 시간 간격으로 병원균성 또는 독소성 식중독인지 추측할 수 있다. 증상이 경미한 경우에는 원인균 진단을 위한 검사가 필요 없지만, 발열과 장염 증상이 심한 경우에는 세균 배양검사가 필요하다.
치료는 일차적으로 구토나 설사로 인한 체내 수분 손실을 보충하고 전해질(電解質) 불균형을 교정하기 위한 수액 공급을 해야 한다. 식중독 환자는 장 점막이 손상되고 소화 흡수 기능이 감소되어 음식을 먹으면 소화 흡수 장애로 인해 설사가 악화될 수 있다. 그러나 설사가 심한 상태에도 장에서 수분은 흡수할 수 있으므로 물을 충분히 마셔야 탈수 예방이 된다. 혈변이나 발열이 심한 경우에는 의사의 판단에 따라 항생제 투여가 필요하다.
여름철에는 장마, 무더위 등으로 온도와 습도의 변동이 심해 상온(常溫)에 노출된 식품은 상하기 쉬워 식중독 발생이 급증할 수 있다. 이에 가정, 식당, 집단급식소 등에서 음식물을 취급 및 조리할 때 각별히 주의하여야 한다. 식중독 예방을 위한 3대 원칙은 손 씻기, 끓여먹기, 익혀먹기 등이다.
겨울철에는 노로바이러스(norovirus)에 의한 식중독이 주로 발생한다. 기온이 낮아지면 개인 위생관리가 소홀해지고, 실내에서 주로 활동하게 되어 노로바이러스에 감염된 사람의 구토물이나 분변에 의해 이차 감염이 발생한다. 노로바이러스 감염은 주로 손을 매개로 이루어지므로, 철저한 손 씻기가 매우 중요하다. 노로바이러스에 감염된 음식물 취급자는 완치 후 3일 정도는 조리 업무에 종사하지 않도록 한다.
식중독 예방을 위한 실천 요령은 ▲흐르는 물에 비누로 30초 이상 손 씻기 ▲물은 반드시 끓여 마시고 ▲음식은 충분히 익혀 먹어야 하며 ▲냉장 및 냉동식품 등은 보관 온도를 지켜야 하며 ▲칼, 도마 등 조리 기구는 채소, 육류 등 용도별로 구분해 사용하며 ▲식재료 및 요리 기구는 철저히 세척과 소독을 하여야 한다.
반려동물(伴侶動物, companion animal)을 만진 후엔 식재료를 만지기 전에 반드시 손을 씻어야 혹시 모를 오염을 방지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