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2차 대유행 공포②] EU 에볼라치료제 ‘렘데시비르’ 코로나 치료에 조건부 승인
[아시아엔=박명윤 <아시아엔> ‘보건영양’ 논설위원, 보건학박사, 한국보건영양연구소 이사장] 세계보건기구(WHO)는 코로나바이러스의 변이 가능성을 제시하면서 훨씬 치명적인 부분에서 주요한 변이가 일어난다면 백신 개발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했다. 지난달 플로리다주 스크립스연구소 바이러스 전문가들도 변종 바이러스는 전염력을 강화한다고 밝혔다. 즉 코로나바이러스가 변이를 통해 전파력이 강해질 수 있는 가능성은 언제든지 존재하므로 백신개발이 어렵다.
한편 미국에서 중증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환자에게 치료 효과를 보인 렘데시비르(Remdesivir)는 길리어드 사이언스(Gilead Sciences Inc.) 제품으로 미국 내 공급이 우선적이므로 8월 이후 미국 외 국가에 대한 공급 협상이 가능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그러나 렘데시비르는 특례수입으로 7월 한 달 무상으로 공급되는 만큼 물량에 한계가 있어 투여 대상 환자의 조건이 제한된다.
렘데시비르는 독감 치료제 타미플루를 개발한 미국 제약사 길리어드 사이언스가 에볼라 출혈열 치료제로 개발하던 항바이러스제다. 지난 5월 미국 국립보건원(National Institute of Health, NIH)은 렙데시비르가 코로나 중증 환자의 치료 기간을 15일에서 11일로 4일쯤 줄여준다는 임상시험 결과를 발표했다,
미국 식품의약국은 코로나 치료제로 렘데시비르의 긴급사용을 승인했다. 우리나라 식품의약품안전처도 지난 7월 3일 렘데시비르를 국내 코로나 치료제로 사용하기로 결정해 특례수입을 승인했다.
미국 메디케어 등 공공 건강보험 가입자의 경우 렘데시비르 10ml짜리 1병당 가격은 390달러(약 47만원)이다. 이는 미국 공공보험과 영국의 국민건강서비스(NHS), 개발도상국 등에 제한적으로 적용되는 가격이다. 한편 미국 민간보험 가입자는 520달러(약 62만원)에 공급받게 된다. 즉 미국의 경우 공공보험 가입자는 민간 시장 가격보다 할인된 가격으로 치료를 받을 수 있다.
투약은 5일간 10ml 주사약 6병이 원칙이지만, 필요한 경우 투약 기간을 5일 더 연장할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 코로나19는 ‘1급 감염병’으로 지정돼 있어 치료비용은 감염병예방법에 따라 전액 국가 부담하므로 렘데시비르 투약 비용 역시 국가 부담이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7월 4일 정례 브리핑에서 “오늘 정오 기준으로 국내 14개 병원에서 치료받고 있는 코로나19 중증환자 19명에 대해 렘데시비르 투약이 완료됐다”고 밝혔다. 렘데시비르 물량이 제한되어 투약 받을 수 있는 환자는 다음 네 가지 조건이 충족되어야 한다.
투약자 세부 조건은 ▲흉부엑스선(CXR) 또는 CT 상 폐렴(肺炎) 소견, ▲산소포화도(Room air PaO2) 94% 이하, ▲산소치료를 시행하는 사람(Low flow, High flow, 기계호흡, 에크모(ECMO), ▲증상발생 후 10일이 경과되지 않는 환자 등이다. 용량 및 투여기간은 5일(6병) 투여를 원칙으로 하며, 필요시 5일을 연장할 수 있으며, 전체 투여기간은 최대 10일이다. 투약 치료 코스는 첫날 2병, 이후 4일간 1병씩이다.
렘데시비르 약값이 기존 예상치보다 저렴해진 이유로 일각에서는 덱사메타손(dexamethasone)의 등장을 꼽고 있다. 지난 6월 16일 영국 정부는 항염증 스테로이드 약물인 덱사메타손이 코로나19 중증환자의 사망률을 크게 낮췄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덱사메타손의 가격은 5파운드(약 7,600원)로 저가 약물이지만 코로나19 치료에 효용성을 보이자, 당초 고가로 형성됐던 렘데시비르 가격이 하락했다.
코로나 바이러스 생존 기간은 바이러스가 묻어 있는 재질에 따라 다르다. 즉, 구리 재질 표면에서는 최대 4시간, 천과 나무ㆍ골판지는 1일, 유리는 2일, 스테이리스 스틸과 플라스틱에서는 4일까지 생존할 수 있다. 소독은 소독제 분무ㆍ분사방식 대신에 물체 표면 소독이 중요하므로 일회용 천에 소독제를 적신 후 표면을 닦는 방법으로 소독해야 한다.
현재 코로나 방역 체계는 유증상자를 중심으로 검사와 대응을 하면서 환자를 찾아내기 때문에 모든 감염자를 찾을 수는 없다. 최근 집단 발병 사례에서 확진자 30%는 무증상 상태였다. ‘무증상 감염’ 문제는 무증상이면서도 바이러스를 전파시키고, 더군다나 증상이 나타나기 전에 가장 높은 전파력을 나타낸다는 점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는 매우 교활한 바이러스라고 할 수 있다.
미국 MIT 연구진은 COVID-19에 대한 뚜렷한 해결책이 없으면 내년 봄까지 전 세계 누적 확진자가 2억-6억명으로 증가할 수 있다고 예측하고 있다. 이는 1918년 발생해 2년간 5억명을 감염시킨 스페인 독감의 확진자를 뛰어넘을 수 있다. WHO는 7월 4일 세계 코로나 확진자가 21만2326명이 늘면서 일일 신규 확진자가 최고치를 기록하자 봉쇄(lockdown) 필요성을 제기했다.
코로나19의 위력이 점차 강해지고 있으므로 이에 맞서려면 개인방역수칙을 충실하게 따르는 방법 밖에 없다. 즉 마스크 착용과 손 씻기 등을 보다 철저히 준수하고 3밀(밀집ㆍ밀접ㆍ밀폐)을 피해야 한다. 코로나 바이러스는 우리에게 빈틈이 생기면 언제 어디서나 어김없이 나타나 감염시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