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이기려면 걷기운동으로 체력 키우세요”

걷기는 치매예방과 근력강화에 최고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실시한 우리나라 노인실태조사(2014)에 따르면, 85세 이상 노인의 절반 이상(56%)이 앉기·걷기·식사하기 등 일상생활 수행능력과 집안일 하기·교통수단 이용하기 등 수단적 일상생활 수행능력이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85세 이상 노인 4명 중 1명은 간병인의 도움 없이 걷거나 식사하기도 어려운 상태였다.

주요 원인은 근육 감소다. 근육은 사용하지 않으면 감소하므로 근력운동을 하여야 한다. 근육량이 감소하고 근력(筋力)이 떨어지면 3가지 이상의 신체장애를 동반할 위험이 4배 정도 높아진다. 골격근이 쇠퇴하는 근육감소증(Sarcopenia)은 빠르면 40세부터 시작되고,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80세 무렵에 근육량이 절반으로 줄어들게 된다.

근육의 감소는 일상에 악영향을 끼친다. 근육 감소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해 보행능력이 떨어지면 경제활동이 어려워지며, 척추와 관절질환에도 취약해진다. 근육이 줄면 뼈를 지지하는 축이 무너져 뼈나 관절에 부담을 주기 때문이다. 또한 근골격계의 퇴행이 가속화돼 대표적인 노인성 질환인 관절염(關節炎)에도 쉽게 노출된다.

뼈에서 골다공증(骨多孔症)이 일어나듯이 근육에서는 근육감소증(筋肉減少症)이 일어난다. 근육의 주요 기능에는 몸의 에너지를 걷고 달리고 들어올리는 힘으로 바꿔주며, 이는 주로 움직임이 눈에 보이는 근육이 하는 역할이다. 또한 근육은 자세와 균형을 잡아주는 역할을 하며, 근육을 단련하면 성인병을 예방할 수 있다.

노인들은 근력운동을 너무 무리하지 않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근력운동은 하루 이상 거르지 않고 하면 근육이 미세하게 손상을 받기 때문에 그 회복시간을 줄 수가 없다. 따라서 근력운동은 일주일에 3일 정도, 하루씩 걸러서 하는 것이 적당하다. 그리고 근육이 ‘수축할 때 3초, 이완할 때 3초’식으로 천천히 수축과 이완을 반복하는 동작을 정확하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노년층에 알맞은 근력운동의 강도는 보통 한번에 들어올릴 수 있는 무게를 기준으로 정한다. 즉, 한번을 겨우 들어올릴 수 있는 무게가 본인의 최대 중량이므로 그 중량의 약 40-60% 정도의 무게 범위 내에서 근력운동을 한다. 근력운동을 하고 나서는 반드시 스트레칭(stretching)을 해서 근육의 피로를 풀어줘야 손상을 예방하게 된다.

‘스트레칭‘은 신체 부위의 근육이나, 근육을 뼈에 부착시키는 강한 결합 조직인 건(腱, tendon), 뼈와 뼈 사이를 연결하는 결합조직인 인대(靭帶, ligament) 등을 늘려주는 운동으로 관절의 가동범위 증가, 유연성 유지 및 향상, 상해예방 등에 도움 된다. 스트레칭의 일반적인 원리는 근육의 길이를 확장하여 자연 상태보다 근육을 늘여주는 것이며, 유연성의 향상을 위해서는 근육을 정상의 길이보다 약 10% 이상 늘려야 한다.

스트레칭에는 정적 스트레칭, 발리스틱 스트레칭, 고유 수용성 신경근촉통 스트레칭 등이 있다. ‘정적 스트레칭’이란 스트레칭한 자세로 서서히 부드럽게 30-60초 동안 정지하여 시행한다. ‘발리스틱 스트레칭’은 근육을 끝까지 스트레칭 한 후 반동을 주어서 더 스트레칭 하는 방법이다.

‘고유 수용성 신경근촉통 스트레칭’이란 운동하는 근육(작용근)과 운동에 반대되는 근육(길항근)에 근육 수축과 이완을 교대로 하는 스트레칭 방법이다.

근력운동에서는 보통 한번에 반복하는 동작을 기준으로 한 세트(set)라고 한다. 노인들은 젊은 사람들처럼 12번 정도가 아니라 15-16회 정도의 반복을 무난히 할 수 있는 무게로 운동을 하는 것이 좋으며, 2-3회 정도 실시한다. 운동을 처음 시작하는 노인들은 20회 이상 반복할 수 있는 정도의 가벼운 무게부터 시작하여 2주 단위로 5-10% 정도 중량을 올려가면서 서서히 해야 한다.

서울대 의대 연구진이 2016년 국내 65세 이상 남녀 560명을 대상으로 근육감소증과 사망률의 관계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근육감소증이 있는 남성은 그렇지 않은 남성보다 사망률이 4.13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근육이 감소하면서 노년의 건강을 위협하는 낙상(落傷)과 다양한 질환에 노출되기 때문이다. 당뇨병 환자는 일반인보다 근육감소증 확률이 3배 정도 높다.

우리나라 성인 중 근력운동을 꾸준히 실행하는 인구는 많지 않다. 보건복지부와 질병관리본부가 발표하는 국민건강영양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성인의 근력운동 실천률은 2017년 기준 21.6%에 불과하여 10년 전인 2007년과 크게 다르지 않은 수치다.

근육을 잘 사용하지 않는 것은 근육감소증의 가장 주요한 유발인자 중 하나이며, 빠른 근육의 손실과 근육약화의 원인이 된다. 질병이나 부상으로 인하여 침대에 누워 생활하면 근육 손실이 급속히 진행된다. 칼로리와 단백질이 부족한 식사도 체중 감소와 근육량의 감소를 초래하므로 식사 때마다 충분한 칼로리와 단백질을 함유한 음식을 섭취하여야 한다. 닭가슴살이 근육 강화에 좋은 단백질식품으로 잘 알려져 있다. 손쉽게 구할 수 있는 단백질 식품에는 계란, 두부 등이 있다.

사람은 나이가 들면 근육량이 줄고 근력이 감소돼 신체 능력이 떨어진다. 허리가 굽고 자세가 나빠져 거동하기도 불편해진다. 기억력도 감퇴하고 정서적으로 우울하고 불안해 화를 잘 낸다. 운동으로 이런 노화 증상을 늦추거나 완화할 수 있다. 유산소운동(有酸素運動)도 중요하지만 건강한 노년을 보내기 위하여 근력운동(筋力運動)이 매우 중요하다.

일본 노인체육 전문가들이 만든 ‘근력저축운동’은 매일 6가지 기본 동작을 따라 하다 보면 저축하듯 근육이 차곡차곡 쌓인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6가지 동작은 다음과 같다. ▲‘기둥 세우기’는 허리를 곧게 세우는 동작으로 척추를 강화해 허리 디스크를 예방한다. ▲‘까치발 들기’는 종아리 근육이 강화되며 혈액순환에도 도움을 준다. ▲‘반올림 다리 들기’는 의자 또는 바닥에 앉아 다리를 들면 복근(腹筋)과 허벅지 근육을 강화해 준다. ▲‘가지 뻗기’는 다리를 쭉 펴고 발끝을 밀고 당기는 동작으로 무릎 질환 예방에 효과가 있다. ▲‘담장 넘기기’는 주먹 쥔 손을 가슴 높이에서 마주 댄 뒤 뒤로 밀었다가 제자리로 오는 동작으로 등 근육 강화에 도움을 준다. ▲‘반달 기울기’는 앉아서 한쪽 팔을 들어 반대쪽으로 넘기는 동작으로 옆구리 근육과 복근 강화 등에 효과가 있다. ‘근육저축운동’을 10주 이상 계속하면 근력량이 30%이상 늘어나는 효과가 있다.

최근에 영국 의학회지 <브리티시 메디컬 저널>(British Medical Journal)에 운동효과에 대한 체계적인 연구 결과가 게재되었다. 18세 이상 미국인 약 48만명을 대상으로 평균 9년 동안, 미국 보건부가 제시하는 운동 권장량을 따랐을 때 얼마나 건강해지는지를 추적 관찰했다. 달리기 등 유산소 운동과 근육 강화 운동을 정기적으로 한 사람은 제대로 하지 않은 사람에 비해 심장병, 암 등 거의 모든 종류의 사망률을 40% 이상 낮출 수 있었다. 특히 호흡기 질환에 의한 사망률은 70% 이상 낮췄다.

미국 보건부의 운동 가이드라인은 유산소운동(aerobic exercise)의 경우 수영, 자전거타기, 빨리 걷기 등 중등도 강도로 할 때는 일주일에 최소 150분을 해야 한다. 조깅, 달리기, 테니스 등 고강도 운동은 일주일에 75분 이상 하는 것이다. 근력(muscle strength) 강화운동은 일주일에 2회 이상 할 것을 추천하고 있다.

<동의보감>(東醫寶鑑)에는 “약보(藥補)보다 식보(食補)가 낫고, 식보보다 행보(行補)가 낫다”고 했다. 즉, 좋은 약을 먹는 것보다 좋은 음식을 먹는 게 몸에 좋고, 좋은 음식을 먹는 것보다 걷기와 같은 운동을 하는 게 더 좋다는 뜻이다. 100세 시대를 맞아 건강을 위한 운동은 선택이 아닌 필수이며, 요즘 유행하고 있는 코로나19와 싸우려면 체력을 바탕으로 면역력(免疫力)을 키우는 게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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