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에어로졸 전파와 비말전파

바이러스를 함유하는 입자는 크기에 따라 비말 혹은 에어로졸로 분류할 수 있다. 비말은 중력에 의해 2m 이내의 거리에 대부분 떨어지지만, 에어로졸은 상대적으로 더 멀리 이동한다. <그림 기초과학연구원 김혜원>

[아시아엔=박명윤 <아시아엔> ‘보건영양’ 칼럼니스트. 보건학박사, 한국보건영양연구소 이사장] ‘비말 전파’란 5㎛ 이상의 침방울(비말)로 인한 전파를 말하며, 전염 경로는 감염자가 기침 또는 재채기할 때 나오는 침방울에 바이러스가 묻어 1-2m 이내에서 전파된다.

‘에어로졸(공기) 전파’란 5㎛ 미만의 미세 침방울로 인한 전파를 말하며, 전염 경로는 바이러스가 공기 중에 떠다니는 미립자 형태로 퍼져서 전파된다. 방역 수칙은 비말 전파는 마스크 착용, 손 씻기 등이며, 에어로졸 전파는 감염자 회피, 마스크 착용, 환기 등이다.

세계보건기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이 비말 외에 공기로 전염될 위험성이 존재한다는 내용을 담은 예방 지침을 7월 9일 발표했다. 즉 식당, 실내 체육관, 합창 연습실 등 사람이 밀집한 실내 공간에서는 비말 감염은 물론 에어로졸 감염이 가능하므로 주의하라는 내용이다.

또한 이런 실내 공간에서는 주기적으로 환기를 시키고, 마스크를 쓰라고 권고했다. 그러나 WHO는 기침이나 재채기로 인한 침방울, 오염된 표면과의 접촉이 코로나 주요 감염 경로라는 종전 입장은 유지했다.

그동안 세계보건기구는 코로나19가 ‘침방울’에 의해서만 감염된다는 태도를 보였다. 하지만 세계 32개국 출신 과학자 239명은 WHO에 “COVID-19의 에어로졸 감염을 100% 확신한다”는 내용의 공개서한을 보낸 바 있다. 세계 여러 나라 연구진이 ‘공기’ 전염에 관한 사례 연구를 발표하자 WHO는 “혼잡하고 폐쇄된 환경에서 공기 전파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인정하고 예방수칙도 수정했다.

다만 WHO는 코로나19 전염은 감염자와의 밀접한 접촉을 통해 퍼질 때가 많기에 공기 전염을 정확히 증명하려면 보다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고 했다. WHO가 공기감염 위험이 있는 행동으로 분류한 게 헬스장, 식당 등 밀폐된 실내에서 마스크를 쓰기 어려운 상황에서 많은 대화나 노래, 운동을 할 때이다.

이러한 때에는 호흡량이 많아지기 때문에 5㎛ 이하의 작은 비말들이 많이 생성되고, 환기가 제대로 되지 않았을 때 공기 중에 체류하다가 호흡기 점막을 통해 감염될 위험성이 있다. 우리나라 방역당국은 미세비말은 오랫동안 공기 중에 떠 있을 수 있기에 코로나19 초기부터 마스크 착용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호흡기 감염을 유발하는 바이러스는 여러 가지 크기의 입자를 통해 전파가 가능하다. 바이러스를 함유하는 입자는 크기에 따라 비말과 에어로졸로 분류할 수 있다. 비말은 중력에 의해 2m 이내의 거리에서 대부분 떨어지지만, 미국 MIT대학 연구진은 바이러스를 함유한 에어로졸은 7-8m 가량 이동할 수 있다고 했다.

신종 바이러스가 출현할 때마다 공기전파 가능성 여부는 매우 중요한 이슈로 부각되고 있다. 하지만 특정 바이러스 입자가 에어로졸 상태로 있을 수 있다는 것과 공기전파도 가능한지 여부는 다른 차원의 문제다. 즉, 지름이 5㎛ 보다 작은 에어로졸 내에 바이러스(병원체)가 존재해야 하며, 에어로졸이 충분한 시간 동안 공기 중에 머물면서 2m 이상의 거리에 있는 사람을 감염시킬 수 있어야 한다.

바이러스 감염성의 정량지표인 최소 감염량은 바이러스의 농도, 노출 시간, 숙주의 면역상태, 바이러스의 병원독성 등 복합적 요인에 의해 결정된다. 에어로졸의 크기가 작을수록 공기 중에서 멀리 이동할 수 있지만, 에어로졸에 포함된 바이러스 입자의 수는 그만큼 적어지고 감염성도 떨어진다.

밀폐된 공간에서는 바이러스 농도와 노출 시간이 감염 여부를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 하지만 열린 공간에서는 공기 흐름의 속도, 방향 등 예측하기 어려운 변수까지 고려하여 감염성을 판단해야 한다. 에어로졸에 포함된 바이러스 입자 수, 배출방법, 에어로졸 액체의 점도(粘度)에 따라 달라진다. 이에 공기전파 가능성을 규명하는 데는 시간이 걸린다.

코로나19가 공기전파가 되더라도 KF80 이상 보건용 마스크로 예방이 가능하다. KF80 보건용 마스크는 평균 0.6㎛ 크기의 미세입자를 80% 이상 걸러낼 수 있으며, KF94는 평균 0.4㎛ 크기의 미세입자를 94% 이상 걸러낼 수 있다. 이에 코로나19가 공기전파로 감염된다고 할지라도 KF80이상 보건용 마스크는 코로나19 예방에 도움이 된다.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에서 진행하는 분진포집효율시험은 입자 크기 평균이 0.6㎛인 물방울을 이용한다. KF80은 이런 입자의 80%를 걸러내야 하고, KF94는 94%를 걸러내야 ‘적합’ 판정을 받을 수 있다. 여기에 더해 국내에서는 평균이 0.4㎛인 기름성 입자를 이용해서도 같은 성능을 나타내야 ‘KF(Korea Filter)’ 마스크 인증을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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