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2차 유행①] “폭염 시즌 집단 감염이 우려 커”

브라질 상파울루에 늘어나는 새 무덤들 <로이터=연합뉴스>

[아시아엔=박명윤 <아시아엔> ‘보건영양’ 논설위원, 보건학박사, 한국보건영양연구소 이사장] 글로벌 증시는 코로나 재확산 여부가 가장 큰 변수다. 최근 미국은 적절한 계획 없이 경제활동 재개에 나서면서 9개 주에서 일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 신규 확진자 수가 사상 최고 수준으로 증가하였다.

중국은 베이징에서 코로나 확진자가 급증하자 최근 방역수준을 2급으로 올렸다. 우리나라도 5월 연휴에 코로나 2차 유행이 촉발돼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는 등 코로나 재확산이 우려되고 있다.

미국에서 코로나가 재확산하자 유럽연합(EU)은 7월부터 시행할 예정인 여행 제한 해제 대상에서 미국을 제외할 것으로 알려졌다. EU는 인구 10만명당 최근 2주간 신규환자 수를 기준으로 허용 국가를 선정하는데 EU 평균은 16명인 반면 미국은 107명이다.

인구가 가장 많은 캘리포니아주는 6월 22일 처음으로 하루 코로나 확진자가 5000명이 넘어, 누적 18만3000명을 돌파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6월 21일 전 세계에서 새로 코로나19에 감염된 사람이 하루 동안 18만3020명이 보고됐다고 밝혔다. 이날 새로 추가된 감염자는 브라질(5만4771명), 미국(3만6617명), 인도(1만5413명) 순으로 많았으며, 이 세 나라에서 전체 감염자의 58%가 나왔다.

그리고 러시아(7728명), 칠레(5355명), 멕시코(5030명), 남아프리카공화국(4966명) 등에서도 무더기 신규 감염자가 나왔다.

한편 WHO가 집계한 전 세계 사망자는 이날 하루 4743명이었으며, 브라질(1206명), 미국(690명)을 비롯해 10개국에서 사망자가 100명 이상 발생했다. 누적한 수치는 6월 21일까지 전 세계에서 870만8008명이 감염돼 46만1715명이 사망했다.

대륙별로 보면, 동북아시아와 유럽에서는 지속적으로 감염자가 줄어들고 있지만 미주, 아프리카, 서남아시아, 중동에서는 감염자가 늘고 있다.

이에 테워드로스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은 “세계가 새롭고 위험한 단계에 접어들었다”며 “사회적 거리 두기, 마스크 착용, 깨끗하게 손 씻기와 같은 개인위생 수칙을 지켜달라”고 촉구했다. 미국 존스홉킨스대학 질병연구관인 케이즐린 리버스 박사는 코로나 확산 상황에 대해 “코로나가 어떤 주기로 확산되는지 파악조차 하지 못하여 예측하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또한 세계 여러 나라의 보건 전문가들은 여름에 기온이 높다는 이유로 코로나 바이러스 활동이 위축되지 않는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미국 해양대기청과 영국 기상청은 올해가 기상 관측 사상 가장 더운 해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발표했다.

세계기상기구(World Meteorological Organization)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폭염 시즌에 코로나 바이러스 집단 감염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했다.

우리나라는 지난 2-3월에 대구 및 경북 지역을 중심으로 대유행을 일으킨 코로나19는 4월에 접어들면서 기세가 꺾였지만, 5월 6일부터 사회적 거리 두기가 완화되면서 서울 이태원 주점 등에서 집단 감염이 꼬리를 물면서 서울, 인천, 경기 지역 등 수도권에서 확진자가 쏟아져 6월 21일까지 46일간 수도권에서만 1250명(해외 유입 포함)이 나와서 수도권을 중심으로 코로나 2차 유행을 우려하고 있다.

이에 일부에서는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서 다시 ‘사회적 거리 두기’로 돌아가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방역 당국과 전문가들은 “현실적인 방역 대책을 시행하면서 코로나19 사태 장기화에 대비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백신과 치료제가 나오기 전에는 집단감염과 지역적 유행이 이어지는 과거와 다른 새로운 현실인 뉴노멀(New Normal)을 받아들여야 한다.

중국 베이징에서는 지난 4월 중순 이후 50일 넘게 코로나19 확진자가 없다가 지난 6월 11일부터 감염자가 속출하고 있다. 인구 2200만명 베이징시가 코로나 재확산이 시작된 신파디(新發地)농수산물도매시장을 방문한 사람을 찾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신파디 시장은 우리나라 서울 가락동 농수산물 도매시장의 두 배 넓이로 베이징에 채소와 과일의 70-90%, 육류의 15-20%를 공급하는 대형 시장이다.

베이징시는 6월 15일 기자회견에서 “5월 30일 이후 신파디 시장을 방문한 사람 가운데 20만명을 확인해 바이러스 검사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우리나라 동주민센터 격인 주민위원회, 아파트관리사무소 등에서 주민들에게 일일이 연락해 신파디 시장 방문 여부를 확인했다고 한다.

기자회견에서 “최근 2주간 신파디 시장을 드나든 사람 가운데 14일 코로나 검사 결가가 나온 1만2973명은 전원 음성(陰性)이었다”고 했다. 하지만 이미 6월 초까지 신파디 시장을 찾았던 고객과 상인 등 90명 넘는 사람이 코로나에 감염된 데다, 확진자 상당수는 별다른 증상을 느끼지 못한 채 돌아다녔을 것으로 추정돼 감염자가 더 있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또한 중국질병예방통제센터 우준유 전염병학 수석연구원은 6월 15일 중국 관영 CCTV 인터뷰에서 베이징에서 발생한 집단 감염은 이미 5월 말부터 시작됐을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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