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빛 보약’ 매실로 코로나시대 ‘건강백세’

매화나무에 달린 매실, 탐스럽다

[아시아엔=박명윤 <아시아엔> ‘보건영양’ 논설위원, 보건학박사, 한국보건영양연구소 이사장] ‘초록색’ 보약 매실(梅實)은 한철 먹는 과일이 아니라 가정상비약이며, 사시사철 즐기는 별미 식품이다.

올해 매실 생산량은 저온피해와 강풍피해 등으로 지난해보다 10% 정도 줄어들 것으로 전망되며, 3만1912톤으로 추정하고 있다. 6월 1일 서울 가락동 농수산물도매시장의 경락값은 10kg 상품(上品) 한 상자에 2만8000원선으로, 지난해보다 8% 정도 높았다.

5월 하순께 수확을 시작하는 매실은 6월 한철이 지나면 다시 1년을 기다려야 만날 수 있다. 매실은 소화불량, 피로회복, 간기능 향상, 식중독 예방 등에 효능이 있다. 또한 암 예방에 도움이 되는 각종 비타민, 무기질, 폴리페놀(polyphenol) 등이 풍부하게 들어 있다.

매실은 수확한 시기에 따라 녹매(綠梅)·청매(靑梅)·황매(黃梅) 등으로 부른다. 호칭이 다르다고 품종이 다른 것은 아니고 열매가 여문 정도에 따라 종류를 나눈다. 녹매는 씨가 단단하게 굳지 않아 아직 덜 익은 풋매실을 말하며, 껍질이 진한 녹색을 띠므로 녹매라고 부른다. 아직 미숙한 상태이기에 풋내와 쓴맛이 나며, 칼로 자르면 씨앗이 곧잘 잘라진다.

덜 익은 푸른 녹매의 씨와 과육(果肉) 속에는 아미그달린(amygdaline)이라는 청산배당체(靑酸配糖體)가 함유되어 있고, 자신이 가지고 있는 잔효소인 아미그달라제(amygdalase)에 의해 분해되어 청산을 생산해 중독(中毒)을 일으킨다.

생체에 흡수된 청산은 중추신경의 자극과 마비를 동시에 일으키고, 혈액중의 산화환원작용을 잃게 하여 순식간에 사망하게 된다. 치사량은 청산은 약 0.05g, 청산가리(靑酸加里, potassium cyanide)는 약 0.2g으로 알려져 있다.

청매란 열매가 완전히 익기 전 과육이 단단한 상태일 때 수확한 매실이며, 껍질의 색이 옅어지면서 과피(果皮)에 푸른 빛깔이 돌기 때문에 청매라고 부른다. 이에 ‘초록 매실’이란 이미지엔 녹매가 가장 잘 어울리지만, 우리가 시중에서 보는 매실은 녹매의 다음 단계인 청매다. 청매의 씨앗은 단단해서 쉽게 잘리지 않는다.

황매란 껍질이 노란 빛깔로 물든 매실을 말하며, 충분히 익은 상태에서 수확했기 때문에 청매에 비해 신맛이 약하고 달콤한 향이 진하게 풍긴다. 황매는 사과산(沙果酸, malic acid) 함량이 줄어든 대신 구연산(枸櫞酸)을 많이 함유하고 있다. 구연산(citric acid)은 우리 몸에 쌓이는 젖산(lactic acid)을 분해하는 효능이 있어 피로 해소와 두통과 요통 등의 개선에 도움이 된다.

매실을 구입할 때 표면에 상처가 없고 멍이 들지 않은 깨끗한 것을 골라 최대한 빨리 찬물로 씻는 게 요령이다. 매실은 후숙(後熟)이 빠르고 호흡열이 높아 금세 물러진다. 씻은 매실은 물기를 없애야 한다.

물기가 남아 있으면 곰팡이나 효모가 번식할 수 있다. 물기를 제거한 매실은 곧바로 활용하는 것이 좋다. 만약 불가피하게 보관해야 할 경우에는 최대 2-3일까지만 냉장고에 둘 수 있다. 보관기간이 길어지면 매실이 저온(低溫)에서 상하여 맛이 떨어진다.

매실을 이용해 매실청(淸), 매실절임(장아찌), 매실잼(jam), 매실식초(食醋), 매실주스, 매실주(酒) 등을 만들어 먹는다. ‘매실청’이나 ‘매실주’를 담글 때는 금속 용기는 피해야 한다. 매실에는 유기산(有機酸)이 다량 함유되어 있어 금속에 닿을 경우 발효액(醱酵液)의 맛을 해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유리용기, 도자기, 옹기 등을 이용하여야 한다.

매실을 소금에 절일 때 차조기(紫蘇葉)를 넣으면 맛과 효능이 더욱 좋아진다. 차조기의 안토시안(anthocyan) 성분은 매실절임에 항산화 및 항암 효과를 더해주며, 정유 성분은 부패를 방지하고 향긋함을 불어넣는다. 일본에서는 ‘우메보시’라고 불리는 차조기 매실절임을 쌀밥 속에 넣어두면 여름철 도시락이 쉬는 것을 방지하는 천연방부제 역할을 한다.

매실은 그 자체만으로도 우리 몸에 좋은 식품이지만, 음식궁합에 맞는 식재료를 곁들이면 보약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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