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2차 유행②] 백신 개발 불구 ‘코로나 사태’ 장기화 우려

명지병원 중환자 음압격리병실에서 의료진이 호흡곤란으로 심정지가 발생한 코로나19 환자에게 인공심폐기(ECMO)를 연결하고 있다. <사진 명지병원>

[아시아엔=박명윤 <아시아엔> ‘보건영양’ 논설위원, 보건학박사, 한국보건영양연구소 이사장] 6월 22일자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 충칭(重慶)의과대학 황아일롱 교수 연구팀은 “최근 베이징 시파디 농수산물 도매시장에서 발견된 코로나 바이러스는 초기 우한 바이러스와 다른 변종 바이러스인 ‘D614G’”라고 밝혔다.

이 변종 바이러스는 지난 2월 초부터 유럽에서 확산되기 시작하여 5월에는 전 세계를 위협한 변종이며, 유럽과 미국에서 퍼진 코로나 바이러스 샘플 중 약 70%가 해당 바이러스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이 변종 바이러스를 COVID-19 완치자 41명의 혈액에서 채취한 항체와 결합한 결과 3명의 완치자 항체는 변종 바이러스를 무력화하는 데 실패했고, 1명의 완치자 항체는 ‘0’에 가까운 대응력을 나타내 면역이 거의 없다는 결과에 도달했다. 연구팀은 ‘D614G’ 바이러스의 인체 침투 능력이 초기 바이러스에 비해 2.4배나 더 강해졌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미국 플로리다의 스크립스(Scripps) 연구소는 6월 13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D614G’ 돌연변이의 전염 능력이 10배 가량 강해졌다고 밝혔다. 이들은 “겉보기에는 침투 능력이 조금 증가한 것 같지만 인체 감염성에서는 큰 차이를 보였다”로 설명했다.

‘D614G’와 같은 변종 바이러스는 현재 진행 중인 백신 개발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즉, 현재 세계 각국에서 개발 중인 백신들은 대부분 중국 후베이성 우한시에서 검출된 COVID-19 중에서 초기 바이러스에 기초를 두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항체 치료와 백신 개발은 ‘D614G’ 등 다른 돌연변이 바이러스를 수용하기 위해 추가적인 검토가 필요할 수 있다.

현재 COVID-19 백신 개발이 치료제보다 속도를 내고 있는 상황이다. 미국의 모더나(Moderna)와 다국적 제약회사 아스트라제네카(AstraZeneca)는 현재 임상시험(Clinical Trial) 2상(相, phase)을 진행 중이다. 다음 달엔 각각 수만명을 대상으로 백신의 안전성과 효과 등을 시험하는 임상 최종 단계인 3상에 들어갈 예정이다. 이르면 올 연말에 백신이 공급될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게임체인저(game changer, 엄청난 변화를 일으키는 제품)’라고 극찬한 코로나 치료제 후보인 ‘하이드록시클로로퀸’과 ‘클로로퀸’에 대해 긴급사용 허가를 6월 15일 철회했다고 AP통신 등이 전했다. 미 FDA는 이들 약품이 치료 효과가 미미할 뿐 아니라 심장 합병증 등 부작용 위험이 있다고 설명했다.

덱사메타손

영국에서는 스테로이드제 약품인 덱사메타손(Dexamethasone)이 중증 코로나 환자의 사망률을 최대 35%가량 낮출 수 있다는 옥스퍼드대학 연구진의 임상 시험 결과가 나왔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과 BBC 등이 6월 16일 보도했다. 덱시메타손은 영국에서 5파운드(약 7600원)에 구입할 수 있을 정도로 저렴하기에 아프리카 등의 가난한 나라에서도 널리 사용될 수 있다고 연구진은 전했다.

세계보건기구는 COVID-19로 인한 중증 질환 또는 사망과 관련된 위험 요소를 고령자, 당뇨병, 심뇌혈관질환, 고혈압 등 만성질환, 흡연 등으로 규정했다. 우리나라 질병관리본부(질병관리청) 국립보건연구원 고영호 박사팀이 뇌졸중ㆍ당뇨병 환자와 흡연자는 인체 내에 코로나 바이러스가 침투하는 통로가 되는 특정 단백질이 증가해 코로나에 취약하다고 발표했다.

국제학술지인 <생화학·생물리학 연구학회지> 최근호에 실린 연구 결과에 따르면, 뇌졸중이나 당뇨를 앓거나 담배 연기에 노출된 실험용 쥐의 뇌세포·혈관·조직 변화 등을 분석한 결과 동물세포 내 바이러스 수용체인 ‘앤지오텐신 전환효소2(ACE2)’가 증가하는 것을 발견했다. ACE2는 폐나 심장, 동맥 등 여러 신체 조직의 세포막에 있는 단백질이다.

코로나 바이러스는 표면에 나 있는 돌기 모양의 단백질을 ACE2와 결합해 세포내로 침투하고 증식한다. 연구팀은 “ACE2가 많을수록 코로나 바이러스에 감염되기 쉽고, 바이러스가 침투하는 과정에서 ACE2가 감소하면서 혈압이 상승해 병이 중증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커진다”고 했다.

코로나19 사태의 장기화가 기정사실이 된 이상 우리는 일상에서 방역 수칙을 철저히 지키며 경제활동을 이어갈 수밖에 없는 답답하고 불편한 일상을 과거와 다른 새로운 현실인 뉴노멀이라는 것을 받아들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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