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흔살 청춘’ 박상설 기자의 황금연휴 사용법

대기업 임원 출신인 박상설 전문기자는 해외 출장 중에도 호텔 대신 텐트에서 숙박을 해결했다. 그의 나이 올해 93세

[아시아엔=박상설 <아시아엔> ‘사람과 자연’ 전문기자] 5월 황금연휴가 시작된 1일 우리나라 땅 끝 완도 명사십리에 나홀로 텐트를 쳤습니다. 아흔 넘어 눈은 점점 흐릿해오고 멀리 떠나기가 그리 쉽지 않군요.

새해 첫날 마라도를 다녀온 뒤 넉달이 지나 먼길을 나섰습니다.

이곳 명사십리 모래사장에서 바닷바람 맞으며 갈매기 소리에 책을 읽습니다. 모든 것 잊고 자유롭고 평화로운 환각에 빠져듭니다.

나의 결핍을 채워주는 남쪽 바다, 초생달보다 조금 둥근 달이 밤하늘을 서서히 이동합니다.

마음의 풍경을 채워주는 망나니 ‘깐돌이’의 자유여정, 바로 그것입니다. 이번 여정에 나는 아인슈타인의 <자유로운 상상>과 정성호 교수 저서 <유대인> 그리고 장연근 교수의 <중국사상의 뿌리>를 가져왔습니다. 그리고 사흘간 모두 읽고나니 그 역시 뿌듯한 일이지요. 

필자 박상설 <아시아엔> ‘사람과 자연’ 전문기자

나는 이 적막을 사랑합니다. 책 한권 들고 숲에 들어, 뒤척이며 골똘히 내 자산에게 몰입하는 자유인, 바로 나입니다.

농촌에 들어 일손을 돕고 궂은 일 마다 않고 몸을 쓰는 휴식의 아름다움.

코로나사태를 맞아 예기치 않게 온 가족이 한 집에서 얼굴을 대하는 지난 2달여, 자녀들과 같이하며 그들의 장래에 대해 어떤 생각을 해보셨는지요? 진정한 가족관계는 무엇이며 경쟁에 내몰린 아이들에게 문화적 소양과 여가의 중요성을 깨우쳐주었길 바랍니다.

우리의 아이들이 진정으로 각자 자기 자신으로 우뚝서 서로 간에 갈등 없는 평화로운 각자 해방을 맞는 준비를 하면 얼마나 좋을까요?

90평생, 콘도나 민박은 쳐다보지 않고 텐트캠핑으로 흙과 풀에 뒹굴며 야생화 꽃 들녘에서 별을 세며 모닥불 가물가물, 그리고 진한 커피 향.

이 늙은이의 무모해 보이던 지난 시간이 지금 돌아보면 오늘도 내일도 두려울 게 없는 무인도에 도착한 로빈슨 크루소의 삶이었음을 고백하는 밤입니다.

필자 박상설 <아시아엔> ‘사람과 자연’ 전문기자가 서해 바다 먼 곳을 응시하고 있다

돌과 물과 바람의 풍향으로 마음을 일궈내는 시 같은 석양의 바다, 오늘 밤 또 어디로 이동할까 두려움 대신 즐거움으로 차있으니 낙원이 바로 이런 게 아닐까 합니다.

시원(始原)과 끝을 자연에 맡긴 2020년 5월 황금연휴. <아시아엔> 독자들께선 내년 이맘때 나의 길을 한번 밟아보심 어떠실는지요?

완도 명사십리서 아흔살 철부지 깐돌이 박상설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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