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시] ‘낙조에 홀로’ 박상설

해풍 일렁이는 노인의 그림자, 홀로 낙조에 스며든다.

아스라이 펼쳐진 겨울바다

찬 공기 눈꺼풀 스쳐

매섭게 콧등을 친다

한낮 잠시나마 짧은 겨울 햇살

따사롭게 쏘옥 몸을 감추게 한다

지나가는 세월 바라보며

쑥스럽게 미소짓는

할비는 살아있다는

사실 하나로 깊은 한숨

알 수 없는 신호를 보낸다

해풍 일렁이는 노인의 그림자

홀로 낙조에 스며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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