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은 멀지 않으리” 오대산 600고지 싹 틔운 버들강아지

강원 홍천군 내면 오대산 600고지 샘골 나비캠프에 눈이 수북히 쌓였다. <사진 박상설 <아시아엔> ‘사람과 자연’ 전문기자>

[아시아엔=박상설 <아시아엔> ‘사람과 자연’ 전문기자] 강원도 홍천군 오대산 600고지 샘골의 올겨울 추위는 정말 ‘역대급’이다.

살을 에는 듯하다는 표현이 맞을 것 같다. 수은주를 보니 영하 30도 근접해 있다. 아흔을 넘기고서 시력은 갈수록 나빠져도 정신은 되레 총총해진다. 오늘 오후 몇 자 적어 <아시아엔>에 이상기 발행인에게 보낸다. 제목도 지었다. ‘잊으며 지우며 나만의 길을 간다’.

강원 홍천군 내면 오대산 600고지 샘골에 나뭇가지에 눈이 수북히 쌓였다. 앞으로 몇번 더 눈을 앉힌 다음에야 봄을 맞겠지? <사진 박상설 아시아엔 ‘사람과 자연’ 전문기자>

‘일러두기’를 잊지 않았다. “1월 이때쯤 되면 버들강아지 싹이 좁쌀만큼 움트며 혹한 속에 봄을 알립니다.”

삶이 마지막을 향해 갈 때
무엇으로 기쁨을 사랴.

꼭두새벽에 느릿느릿 어둑한 겨울 길을 간다.

강원 홍천군 내면 오대산 600고지 샘골 나비캠프 인근에 버들강아지가 눈을 틔웠다. 봄이 오는 소리가 들려오는 듯.. <사진 박상설 아시아엔 ‘사람과 자연’ 전문기자>

눈길을 가로지르는 언덕 사이로 좁쌀 만한 버들강아지가
새벽 상고대 머금고 떨고 있다.

안개 속에서 휘청이다 나와 마주쳐
막 잠에서 깨어난 버들강아지는
떠도는 나를 본 척도 않는다.

그는 외롭고 청정한 산모퉁이에서
기다림과 외로움 없이 끄떡 않는 자태 고고하다.

강원 홍천군 내면 오대산 600고지 샘골 나비캠프에서 독서중인 박상설 <아시아엔> ‘사람과 자연’ 전문기자

자연과 인간세계 사이의 단절된 초월 경(超越 景)에 끌려 부랑(浮浪)하는 할비

겨울과 친구가 되는 길~
무엇으로 이 기쁨 사랴.

고요한 삶은 외롭지 않아!!

나는 검게 바랜 옥수수 밭 가운데를 서성인다.

온 세상이 바삭이는
바로크 음악~

숨 고르기조차 벅찬 짱한 외로움
혼자의 즐거움
혼자의 기쁨
솔리튜드-Solitude

흔히들 외로움을 절망의 시간이라 여기지만
나는 깊은 사유와 즐거운 일거리를 엮어내는
외로움을 이겨내면 세상도 비켜가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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