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시] ‘소낙비’ 오충 “가던 발걸음 모두 쉬었다. 집콕이다”
멀건 대낮에
굵어지는 빗방울
처마 밑으로 옹기종기
천 쪼가리로
얼굴을 가린 채
간신히 가쁜 숨을 몰아쉰다.
소낙비는 피하라고 했다.
언젠가는 멈추리라고
가던 발걸음 모두 쉬었다.
집콕*이다.
기대어 사는 것이 사람(人)이거늘
사람이 모이는 곳을 피한다.
살을 스치는
신선한 공기가 그립다.
맨 입술로 흠뻑 마시고 싶다.
지나간 것은 그리워지려나.
곧 쨍쨍 내리쬐는 햇볕에
서로 온몸을 비비며 말려야겠다.
*집콕 :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해 생긴 신조어 (집에서만 생활하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