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경제보복, 김연아와 아사다 마오의 우정이 그립다
[아시아엔=김국헌 전 국방부 정책기획관] 세계선수권대회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 일본의아사다 마오가 김연아 때문에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는 말로 김연아에게 고마움을 표했다. 이는 단순히 경쟁을 할 수 있어서 도움이 되었다는 인사말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김연아가 피겨에서 완성을 이루었듯이 마오도 그에 못지않은 피겨 퀸임을 세계가 보았다.
정상은 정상끼리만 통하는 차원이 있다. 마오는 이것이 연아가 자신에게 보내준 Good bye blowing kiss! 라는 것을 알아차린 것이다. 세계는 이미 김연아가 피겨스케이팅에서 세기에 획을 긋는 ‘완성’을 이룬 것을 보았다. 마오는 이제 경쟁상대가 아니었다. 김연아는 올림픽에서 처연해진 마오를 어루만져줄 아량을 보였다. 마오는 이를 고맙게 받아들인 것이다. 아름다운 광경이다.
이제 이들이 다시 승부를 가리는 것을 보겠다고 채근대는 것은 마치 검투장에서 환호하는 로마인들과 같다. 일본에서는 마오의 長技가 가산점을 더 받도록 경기규칙을 고치려 한다고 한다. 가히 일본인의 수준을 보여주는 작태다.
김연아가 다음 올림픽에서 다시 금메달을 획득하기를 바라고 이를 국민의 여망으로서 강요한다면 우리도 이러한 일본인의 수준을 벗어나지 못할 것이다. 한국인이나 일본인이나 좀더 성숙해지기를 바란다면, 다같이 “Let them be free”라고 말하고 싶다.
한일 양국 국민이 보다 앞선 미래를 위해 함께 나아갈 수 있음을 김연아와 마오의 아름다운 포용에서 발견하였거늘, 일본의 정치인, 관료, 언론인 등 지도층의 인식과 자세는 어찌 이다지도 유치하고 퇴행적임을 면치 못하는가?
1차대전 참호전의 와중에도 독일군과 연합군이 크리스마스 때는 포격을 잠시 멈추기로 하였다고 하지 않는가? 현재 일본 지도층은 이러한 최소한의 인간적 道理도 갖추지 못한 사람들인가?
이는 또한 독도의 ‘분쟁지역화’를 피하기 위해 ‘의연히, 지혜롭게’ 대처한다는 우리 외교부의 지난 60년 동안의 대처가 가져온, 충분히 예상되어 온 귀결이기도 하다. 외교는 국력이 뒷받침되어야 함은 물론이다. 逆으로, 확고한 역사의식과 국가관, 투철한 소명의식을 갖춘 외교관이야말로 국가의 자존과 이익을 지켜내는 가장 믿음직한 담보임도 말할 필요가 없다. 우리와 같은 중급국가에 있어서 이는 사활에 관한 문제이다. 우리에게 그러한 외교관단과 이들을 지도할 국가적 리더십이 과연 존재하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