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니 대선 불복 시위 중 6명 사망···경찰, 시위 배후 ‘자작극’ 수사

불타는 민주주의. 인니 대선 불복 시위중 6명 사망. 검경 시위 배후 자작극 수사

경찰, 시위대 257명 연행…”현장서 돈 봉투, 현금 발견”
조코위 대통령 “폭도들 관용 안 돼…군경, 단호히 조처“

[아시아엔=주영훈 기자, 연합뉴스] 4월 17일 치러진 인도네시아 대선 결과에 불만을 가진 야권 지지자들의 시위가 이틀밤 연속 폭력사태가 이어지고 있다.

22일 현지 언론에 따르면 자카르타 시내 선거감독위원회(Bawaslu) 앞에 모인 야권 지지자들은 이날 저녁 오후 8시 17분(이하 현지시간)부터 화염병과 폭죽, 돌 등을 던지며 폭력 시위에 나섰다. 시위대는 도로 곳곳에서 타이어 등을 불태우며 경찰과 투석전을 벌이고 있다.

Bawaslu 앞에 모인 야권 지지자들은 이날 낮까지만 해도 비교적 평화로운 분위기에서 집회를 진행했으나 일몰 뒤 폭죽과 생수통 등을 던지며 폭력 시위를 조장하기 시작했다.

Bawaslu 주변에선 전날 밤부터 이날 오전 사이에도 야권 지지자들의 폭력 시위가 벌어졌고, 이 과정에서 최소 6명이 숨지고 200여명이 다쳤다.

이와 관련 조코위 대통령은 안보와 민주주의를 훼손할 목적으로 폭동을 유발하는 행위를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안보와 민주주의를 훼손하고 사랑하는 우리나라의 통합을 깨뜨리려는 이들, 특히 폭도들에게는 관용을 보여선 안 된다. 국가를 해치려는 폭도들이 설 공간을 줘선 안 된다”면서 “선택의 여지가 없다. 군경은 관련 법에 따라 단호히 조처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장에 배치된 경찰들에게는 실탄과 총기가 지급되지 않았지만, 사상자 중 일부에게선 총상이 발견됐다.

티토 카르나비안 인도네시아 경찰청장은 전날 밤 시위 현장에 권총 2정 등 총기를 반입하려던 이들을 적발해 체포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지난 19일에는 소음기를 부착할 수 있는 M4 소총을 압수했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경찰의 소행으로 보이도록 할 목적으로 다른 시위대나 시민에게 총격을 가한 세력이 있다고 보고 있다.

위란토 정치법률안보조정장관은 “특정 집단이 돈을 주고 폭력배들을 동원했다”면서 “이들은 시위대가 아니라 폭도들이다. 공격을 한 자들은 돈을 받고 고용된 문신한 폭력배들”이라고 말했다.

실제, 시위 현장에선 투석전에 사용할 돌멩이 등이 실린 야당 소유의 승합차와 현금 봉투 등이 발견됐다. 20만∼60만 루피아(약 1만6천∼4만9천원)씩이 든 현금 봉투에는 각각 받을 사람의 이름이 적혀 있었다. 경찰은 이밖에 미화 2천760달러(약 328만원)가 든 가방도 압수했다.

경찰은 21일 이후 현재까지 시위대 257명을 연행해 배후 등을 조사하고 있다. 체포된 이들 중에는 상경한 야권 지지자들에게 머물 곳을 제공한 현지 무슬림 재단 사무총장 등도 포함돼 있다.
그런 가운데 서(西)칼리만탄주(州) 폰티아낙에서 야권 지지자들이 경찰 초소를 불태우는 등 여타 지역에서도 소요 사태가 발생할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앞서, 인도네시아 선거관리위원회(KPU)는 전날 새벽 조코 위도도(일명 조코위) 현 대통령이 55.50%의 득표율로 이번 대선에서 승리했다고 발표했다.

야당 대선후보인 프라보워 수비안토 대인도네시아운동당(그린드라당) 총재는 44.50%를 얻는 데 그쳤다. 프라보워 후보는 정부·여당이 개표조작을 비롯한 조직적이고 광범위한 부정행위를 저질렀다고 주장하며 선거 결과에 불복했다. 프라보워 후보는 23일 헌법재판소에 이의를 제기할 예정이다. 프라보워 후보 측은 폭력 시위와의 관련성을 전면 부인했다.

인도네시아 경찰은 자카르타 시내의 보안을 오는 25일까지 최고 경계 단계로 유지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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