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시] ‘수제비’…목필균 “아득하게 그리운 이모의 손맛”
능력 없는 지아비 대신
삼 남매 손끝으로
키우신 이모는
저녁이면 수제비를 끓였다.
밥보다 교육은 시켜야 한다고
밥값 아껴 학교 보냈던 그 시절.
맨 간장에 굵은 멸치
서너 마리 넣고
푹푹 우려낸 국물에
밀가루 반죽 떼어 넣어
한 솥 가득 끓여낸
수제비가 전부인 저녁상을
맛나게도 먹었던 날의 기억들.
돌아보면 아득하게
그리운 이모의 손맛
지금은 바지락 항아리
수제비 한 그릇
쉽게 사먹을 수 있어도
그때 맛이 아니다.
그 때 그 수제비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