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시] ‘초복’ 김경숙 “이 골목 저 골목에서 멍멍멍”

삼계탕 

실하다는 토종 닭 한 마리

특별 주문해서

저녁상에 올리려다

학교에서 급식으로

삼계탕 먹었다는 아들과

탕 한 그릇 비웠다는

남편의 복달임에

냉장고 신세를 지게 된

가부좌 튼 벌거숭이

알 수 없는 미소를 보낸다

 

해거름,

무더위에 지쳐

삼키는 울음소리

여기저기서 꼬끼오 꼬꼬

이 골목 저 골목에서 멍멍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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