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음식은 이태원보다 안산

안산 다문화특구서 맛보는 아시아 15개국 음식

안산 다문화거리에는 15개국 50여 개 음식점이 성업중이다. 그림은 다문화거리 안내지도(*원본보기는 클릭 후 확대버튼)

?인도네시아 음식 아얌바까르 가격 이태원 절반 수준

난 2,000~4,000원, 커리 8,000~10,000원, 탄두리 치킨 15,000원, 사모사(1개) 1,000원, 치킨 브리아니 7,000원, 샤슬리(1꼬치) 3,000원, 보르시치 5,000원, 팟타이 7,000원, 똠양꿍 13,000원, 사떼 6,000원, 아얌바까르 7,000원. *식당별로 약간의 차이는 있을 수 있음.

새봄을 맞아 이번 주말에는 아시아 음식 기행에 나서보자.

‘한국 속 아시아’ 안산 원곡동 다문화마을 특구. 그곳에 가면 다양한 아시아 현지 요리를 저렴한 가격에 맛볼 수 있다.

정통 중국식 순대부터 태국 팟타이, 인도 탄두리치킨, 우즈베키스탄 보르시치 등 다양한 요리가 방문객의 눈과 입을 사로잡는다. 이곳에는 15개 국가의 음식점 50여 곳이 성업 중이다. 양꼬치 등 길거리 음식도 풍성하다.

정통 현지 요리라 한국인의 취향과는 조금 다를 수 있지만 맛있는 요리는 세계 어디에서나 통하는 법. 특히 정통을 추구하는 마니아에게 ‘강추’다.

가격도 착하다. 똠양꿍 1만3000원(식당 패드타이), 탄두리치킨 1만5000원(식당 카트만두), 인도네시아 치킨 바비큐 아얌바까르는 7000원(식당 와룽키타)에 먹을 수 있다. 이태원과 비교해 2/3, 많게는 절반 수준의 가격이다. 식당 주인들은 “외국인 노동자, 이주민 여성이 주요고객이기 때문에 저렴하다”고 전했다.

지하철 4호선 안산역에서 하차 후 2번 출구로 나와 지하도를 건너면 다문화거리 초입이다. 서울역에서 1시간 거리. 주말 유동 인구만 5만명으로 외국인들 사이에서는 서울의 명동과 같은 곳이다.

안산 외국인주민센터 전재구 소장은 “다문화거리 특구에 365일 운영하는 은행이 있어 주중에 본국으로 송금을 못했던 외국인들이 많이 찾는다. 주말에 이곳에 오면 북적거리는 외국인 인파와 독특한 향신료 냄새에 여기가 한국인지 외국인지 색다른 경험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안산은 위험한 곳? 다양한 문화가 있어 즐거운 곳!

<인터뷰> 국내 유일?외국인주민센터 전재구 소장

전재구 소장

안산은 국내에서 가장 많은 외국인이 거주하는 도시다. 2011년 11월 현재 66개국 4만4996명이 안산에 거주하고 있다. 특히 다문화특구가 있는 원곡동에 많은 외국인이 산다. 그 중 70%가 외국인 노동자다.

외국인 노동자에 대한 편견으로 안산은 ‘외국인 범죄 천국’이라는 오명도 갖고 있다. 실제 국내에서 일어나는 외국인 범죄 중 안산에서 일어나는 비율은 2.9%. 거주 인원에 비해 낮은 수치다.

전재구 안산외국인주민센터 소장은 “이미지 개선을 위해 다문화홍보관을 만들고 치안에 더 많은 신경을 쓰고 있지만 근본적으로 외국인 노동자에 대한 편견이 사라져야 한다”고 말했다.

– 안산에 외국인들이 많은 이유는.
“수도권에서도 교통이 편리한 입지적 요건과 반월, 시화공단 등 외국인들이 일할 수 있는 공단이 밀집돼 자연스럽게 외국인들이?많이 거주하게?된 것 같다.”

– ‘외국인 노동자들이 밀집한 곳=가난하고 위험한 동네’란 편견이 있다.
“과거 고용허가제가 시행되기 전 불법으로 체류하던 노동자들 때문에 그런 이미지가 생긴 것 같다. 지금은 대부분이 법적인 절차를 밟아 한국 땅을 밟는다. 현재 불법 체류자는 10% 미만으로 추정하고 있다. 외국인 노동자들 다수가 현지 국가에서 대학 교육까지 마친 엘리트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기피하는 3D 업종에서 일해 주는 것에 대해 오히려 고마워해야 한다. 우리보다 못사는 나라 국민이라고 깔보는 정서가 문제다. 우리와 똑같은 사람이고 사는 방식이 다를 뿐이다. 원곡동은 가난하지도 위험하지도 않다. 다양한 문화가 어우러진 국내 유일의?아시아 동네다.”

– 우리도 교육이 필요하지 않나.
“외국인?다문화강사를 양성해 유치원, 초등학교, 중학교 등에서 특강을 실시하고 있다. 어렸을 때부터 다름을 인정하는 교육이 이뤄지도록 교사, 부모들이 솔선수선을 보여야 한다.”

– 다문화가족의 경우 많은 단체들이 자립보다는 일회성 도움에 초점이 맞춰있는 것 같다.
“다문화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정책에 대한 고민도 느는 것 같다. 좋은 징조라고 본다. 그동안 많은 단체들이 단발성 처방에 주력했던 게 사실이다. 이에 대한 반성으로 교육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다문화가족을 위해서는 평생직장을 구하도록 취업 교육을 시키고, 자녀들의 교육문제에도 큰 관심을 쏟고 있다.”

– 외국인주민센터, 다문화가족 지원센터, 외국인노동자센터 등 관련 기관이 너무 많아 헷갈린다.
“외국인주민센터는 국내에서 안산 원곡동이 유일하다. 외국인들을 위한 동사무소라고 생각하면 된다. 생활, 의료, 취업, 교육, 비자 업무 등 외국인들이 필요한 모든 것을 지원한다. 다문화가족 지원센터나 외국인노동자센터 등은 민간 단체가 운영한다. 여성가족부, 노동부, 법무부의 위탁을 받거나 독지가들의 후원을 받아 운영되며 하는 일은 비슷하다. 외국인 숫자가 더 늘어나면 다문화정책을 위한 콘트롤타워가 필요할지도 모르겠다.”

– 원곡동 다문화거리가 특구로 지정받았는데, 특구의 의미는.
“크게 세 가지 혜택을 받는다. 첫째, 행사를 할 때 교통 통제 지원을 받을 수 있다. 둘째, 입간판을 비롯해 광고물 부착에 탄력적인 법적용을 받는다. 마지막으로 외국음식점에서 외국인조리사를 규모에 따라 1~5명까지 채용할 수 있다.”

– 안산은 우리나라 다문화사회의 표본 지역이다.
“얼마 전 법무부 장관도 방문했다. 5월 세계인의 날 행사도 개최한다. 안산시의 외국인 수가 2005년 1만8228명에서 2011년 4만4996명으로 두 배 가까이 늘었다. 이런 추세라면 2015년이면 10만명을 넘어설 것으로 본다. 우리의 역할이 점점 중요해질 것 같다. 그만큼 부담도 크다. 우리 시가 시행하고 있는 다문화정책이 추후 중앙 정부의 다문화정책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시스템을 더욱 체계적으로 만들어갈 계획이다.”

김남주 기자 david9303@theasian.as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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