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농부 박영옥의 돈 생각 21] “워런 버핏도 전화통 붙들고 산다”

[아시아엔=박영옥 스마트인컴 대표이사, <주식, 투자자의 눈으로 세상을 보다> <주식, 농부처럼 투자하라> 저자] 이런 질문들을 던져보자.

“굳이 봄에 투자해서 언제 올지도 모르는, 어쩌면 오지 않을 지도 모르는 수확의 시기를 기다릴 필요가 있을까?” “투기든 뭐든 주식투자를 하는 이유는 돈을 벌기 위해서다. 매의 눈으로 지켜보고 있다가 열매가 열리기 직전에 투자하면 되지 않을까?” “수익을 남기고 매도한 이후에 그동안 지켜보고 있던 다른 종목을 산다면 1년에 여러 종목에 투자할 수 있고 수익률도 훨씬 높지 않을까?”

타당한 의문이다. 돈을 벌기 위해 투자한다고 할 때 주식을 매수하기에 가장 좋은 시점은 언제일까? 매출이 크게 상승하기 직전, 좀더 정확히는 매출이 크게 상승할 것이라는 사실을 다른 투자자들이 알기 직전이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나는 이 절묘한 시점을 그때그때 알아낼 방법을 모른다.

세상에는 차트만 보고도 그 시점을 알아낸다는 사람이 있고 재무제표만 보고도 알 수 있다는 사람도 있다. 그 비밀을 알려주겠다는, 정말 천사와 같은 마음을 가진 사람이 있다면 먼저 이런 의문을 가져보아야 한다.

어떤 기업의 매출이 폭발적으로 증가한다는 사실을 세상 모든 투자자가 알게 된다면 그 내용은 곧바로 주가에 반영될 것이다. 그럼 미래 가치까지 반영된 가격에 매수해야 한다. 적정하거나 고평가된 가격에 매수할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이다. 따라서 그보다 조금 더 일찍 매수해야 한다.

누군가 자신만이 아는 차트의 신호를 알려준다고 하자. 어디 내림굿을 받은 무당처럼 주가의 미래를 척척 알아맞힌다고 하자. 그러면 당연히 이 기법은 절대다수의 투자자들에게 알려질 것이다. 신호가 나타나기만 하면 너도나도 해당 종목을 매수하려고 할 것이다. 그러나 역설적이게도 신호가 나타났기 때문에 매도 물량이 없다.

그러면 매수호가만 상한가에 기록되고 거래는 없는 놀라운 광경이 나타나야 하는데, 아직까지 이런 광경을 본 적이 없다. 이제 어떻게 해야 하는가? 이 신호를 미리 알아낼 기법이 필요하다. 그러나 머지않아 이 기법 역시 마찬가지의 과정을 거쳐 새로운 보조 기법을 필요로 하게 될 것이다.

워렌 버핏 <사진=AP/뉴시스>

과거의 주가와 거래량의 반영에 불과한 차트로 내일의 주가를 예측하는 건 애초에 불가능하다는 말이다. 그래서 워런 버핏도 전화통을 붙들고 살고 나도 발바닥에 불이나게 뛰어다니는 것이다. 여러분이 주식시장에서 장기적으로 성공의 길을 걷고 있는 전업투자자를 일주일만 따라다닌다면 “월급쟁이가 더 낫겠구나”라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나는 주식투자를 농부가 농사짓는 것에 비유한다. 작물의 성장주기를 모르는 농부는 없다. 어제 심어 놓고 오늘 열매가 달리지 않는다고 뽑아버리는 농부는 없다. 과수원을 하는 농부는 ‘도시 촌놈’이 보기엔 다 똑같은 것 같은 나무들 중에서도 어느 나무의 사과가 유달리 맛이 단지 알고, 무성한 잎에 비해 열매는 적게 열리는 나무도 안다. 우리는 출근길에 우연히 길가에 핀 매화꽃을 보고 놀라지만 매실 농사를 짓는 농부는 꽃이 피기도 전에 올해는 작년보다 꽃이 덜 필 것을 안다.

보리농사를 짓는 사람은 “올겨울에 눈이 많이 오는 걸 보니 보리농사가 풍년이겠구나” 한다. 현재 여러분이 보유하고 있는 자산은 여러분이 보유하기를 원하는 자산에 비해 턱없이 적다. 아마 60세까지 아끼고 아껴 저축해도 그 돈은 만져보지 못할 것이다. 그래서 주식투자를 하려는 것일 테고, 하는 것이 맞다. 그러나 사냥하듯이 해서는 안 된다. 호랑이도 잡고 곰도 잡고 맘모스와 공룡까지 잡아 한밑천 잡은 다음에 농부처럼 투자하겠다는 마음도 있을 것이다.

예로부터 “만석꾼 농부는 있어도 천석꾼 사냥꾼은 없다”고 했다. 인류가 수렵과 채집을 때려치우고 농경생활을 한 데는 다 그만한 이유가 있다. 기업이라는 나무의 미래를 알고 싶다면 농사짓듯이 하면 된다.

1~2년 지켜보면 3~4년 후에 어떤 열매가 얼마만큼 열릴지 안다. 내가 1~2년 지켜보고 확신이 서면 과감하게 베팅한 후 2~3년을 기다릴 수 있는 이유다. 오래 보유하고 있어서 장기투자인 것이 아니다. 인내심만으로는 기다릴 수 없다. 내년에 매화가 필지 안 필지 모르는 어리석은 농부는 마치 어리석은 투자자처럼 가지를 꺾어 그 안에 꽃이 있는지, 없는지 확인할 것이다. 가지 안에는 꽃이 없다. 황금알을 낳는 거위의 뱃속에는 황금알이 없다. 잠깐 봐서는 매화나무인지 잡목인지 모르고, 황금알을 낳는 거위인지 때가 되면 날아가버릴 철새인지 모른다.

그래서 1~2년의 시간이 필요하다. 지켜보면 때를 알게 되고, 때를 알면 기다릴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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