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신저 “中 주은래보다 더 강렬한 인상을 준 사람은 없었다”

헨리 키신저 전 미 국무장관 <사진=AP/뉴시스>

[아시아엔=김국헌 전 국방부 정책기획관] 미국 국무장관을 지내며 미중 수교를 이끌어낸 헨리 키신저가 모택동, 주은래, 등소평, 강택민(장쩌민)을 평한 이야기가 나와 있다.

주은래에 대해서 그는 이렇게 평했다.

“60여년 공직 생활에서 주은래보다도 더 강열한 인상을 준 사람을 만난 적이 없다. 키는 작지만 우아한 자태며 표정이 풍부한 얼굴에 번득이는 눈빛으로 탁월한 지성과 품성으로 좌중을 압도했으며 읽을 수 없는 상대방의 심리를 꿰뚫어 보았다.”

강택민에 대해서는, “미소 짓고 크게 웃고 에피소드를 들려주고, 상대방과 접촉하면서 유대를 확립했다. 중국이든 소련이든 이같이 격식을 차리지 않는 지도자는 전례가 없었다”고 했다.

중국 장교들과 만찬을 같이 하는 자리에서 술을 사양하기에 이유를 물었더니 “공무 수행중인 당·정·군의 간부는 어떤 자리에서도 자기 주량의 3분의 1을 넘어서는 안 된다”고 했다. ‘경애하는’ 주은래 총리의 교시가 있었다고 그들은 말했다. 주은래에 대해서 중국인은 만강(滿腔)의 경의를 표시하고 있었다. 중국 정부, 군부와 외교부의 엘리트들은 이러한 주은래의 지혜와 품격이 중국의 큰 자산이라는 것을 잊지 않고 있다.

키신저가 누구인가? 미소 양극의 세계에 중국을 포함하는 정립(鼎立)의 질서를 창출한 경세가(經世家)요, 현세(現世)의 제갈공명이다. 이러한 키신저에게 그토록 강열한 인상을 준 지도자를 가졌던 중국 인민이 부럽다. 키신저는 “국제무대에서 주요 2개국으로 부상한 미국과 중국은 파트너십이라기보다는 공진화(共進化) 관계를 맺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세계무대에서의 위상과 책임에 걸맞게 협력하며 갈등을 최소화하기 위해 상호관계를 조정해 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미국과 중국만이 아니라 한국과 중국도 이런 관계를 발전시켜야 한다. ‘한중 전략적동반자 관계’라는 것은 미국이 미우니 중국에 가까이 간다는 외교적 기동으로 시발된 것으로, 노무현 정부 시절 한국이 ‘동북아 전략적 균형자’ 역할을 하겠다고 한 것이 뿌리다. 한-중 간 共進化를 위한 진지한 대화와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한중관계는 공진화로 가야한다. 기본은 중국인의 세계관의 변화다. 세계에는 다양한 문명이 있으며, 각자 고유한 값어치가 있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 중국이 세계의 중심이라는 것은 중국 이외의 세계를 모를 때의 세계관이다. 중국인은 세계를 널리 돌아보고 중국 밖에도 얼마든지 휘황찬란한 문명이 있었음을 알고 우물 안 개구리를 벗어나야 한다.

중국에도 황하지와(黃河之蛙)란 말이 있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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