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븐 호킹을 천재 물리학자로 만든 ‘감지덕지’

[아시아엔=김덕권 원불교문인협회 명예회장] 감지덕지(感之德之)라는 말은 “과분하게 생각하고 아주 고맙게 여긴다”는 뜻이다. 아무리 힘든 일을 당해도 “이 정도면 얼마나 다행이냐”고 감지덕지 한다면 그 은혜가 한이 없을 것이다.

스티븐 호킹 박사 <사진=AP/뉴시스>

‘천재적인 물리학자’ 수식어가 붙어다니는 영국의 스티븐 호킹(76)은 21살 때 루게릭병이라 불리는 근위축성 측색경화증을 앓아 2년 시한부 삶 진단을 받았다. 그 후에는 설상가상으로 폐렴에 걸려 목소리까지 완전히 잃기까지 했다.

한 기자가 “병마가 당신을 영원히 휠체어에 묶어 놓았는데 운명이란 녀석이 너무 많은 것을 빼앗아 갔다고 생각하지 않으세요?”라고 물었다. 호킹은 이렇게 답했다. “제 손가락은 여전히 움직일 수 있고, 제 두뇌로는 생각을 할 수 있습니다. 저는 평생 추구하고 싶은 꿈이 있고, 저를 사랑하고 제가 사랑하는 가족과 친구들이 있습니다.”

호킹은 힘겹게 다음 문장을 완성했다. “아, 그리고 저는 감사할 줄 아는 마음을 가졌습니다!” 호킹이 가진 감사할 줄 아는 마음은 그를 병마의 고통을 극복하고, 빅뱅과 블랙홀에 대한 그의 이론과 1000만부 이상 팔린 저서 <시간의 역사>를 낳았다. 얼마나 감지덕지한 일인가?

영어에서 감사를 뜻하는 ‘appreciate’에는 두 가지 의미가 있다. 하나는 어떤 사건에 대해 당연하게 생각하지 않고 감격스러워 한다는 뜻이고, 또 하나는 가치가 오른다는 뜻이다. 우리가 좋은 물건에 감격스러워하면 그것의 가치는 올라간다. 인생 역시 그런 것 아닌가?

아주 오래 전 제약회사 직원이었던 전용기란 분이 아침 조깅을 하러 나갔다가 차에 치어 두개골골절 등 14가지 합병증세로 익산 원광대병원에 입원을 하게 되었다. 연락을 받고 병원으로 달려간 부인의 놀라움은 표현할 길이 없었다. 네 살 된 딸과 생후 45일밖에 안된 딸을 대전의 친정집에 맡기고 월 5만원의 사글세방을 병원 앞에 얻어 남편의 간병을 시작했다.

전용기씨는 식물인간이었다. 하루 수십 차례씩 가래를 빼내고, 대소변을 받아내고, 목욕을 시키는 등 남편 수발에 최선을 다했다. 고통의 날은 하루 이틀이 아니었다. 무려 5년 11개월이었다. 주위에선 포기하라고 했고, 시댁식구들도 발길이 뜸해지고 의사들도 합병증세 때문에 얼마 살지 못할 거라며 살아난다고 해도 식물인간을 벗어나지 못할 것이라고 했다.

그런가 하면 가까운 사람들은 새 출발하라고 권유하기도 했다. 남편은 급성폐렴 등 합병으로 수많은 고비를 넘겼는가 하면 부인(성원정)도 4개월만에 쓰러져 입원도 했다. 부인 성씨는 평소 배워둔 미용기술로 환자들의 머리를 깎아주고 한달에 4만~5만원을 받아 남편의 기저귀를 사거나 약값에 보탰다.

본래 부인은 종교를 믿지 않았다. 그러다가 남편이 사고로 쓰러지면서 병원법당을 다니기 시작했고, 날마다 병원법당에 나가 남편을 살려달라고 진리전에 기도를 드렸다. 그리고 “식물인간이라도 좋으니 제발 살아만 있게 해달라!”고 빌었다. 그런데 남편이 4년 11개월간의 길고 긴 식물인간의 잠에서 깨어난 것이다.

참으로 감동적인 한편의 인간드라마 아닌가? 진리의 은혜는 순수하다. 은혜는 조건도 없다. 다만 은혜는 감동과 감격과 감사가 넘칠 뿐이다.

쿠바의 산타아고 마을에 ‘마리아’라는 여교사가 있었다. 그녀는 매일 말을 타고 학교에 출퇴근을 했다. 어떤 날 남루한 옷차림에 맨발로 학교를 향해 뛰어가는 소년을 보게 되었다. 차림새가 꾀 재재한 거라든지 맨발로 뛰는 걸로 보아 가난한 집 아이임에 틀림없었다.

그 소년이 누구인가를 알아보았더니 자기 학교 학생으로 검은 눈이 초롱초롱 빛나고 공부를 잘하는 아이였다. 다음 주 월요일 마리아 선생은 구두 한 켤레를 사서 그 학생에게 주었다. 그 다음해 그 학생은 학교를 떠났다. 그 후 쿠바의 지도자로 카스트로가 권좌에 오르게 되었고, 마리아 선생은 한 신문에 공산주의를 비방하는 글을 썼다는 죄목으로 경찰서에 연행되었다. 그 선생은 곧 바로 정보과장에게 넘겨졌다.

마리아 선생을 본 정보과장이 깜짝 놀라며 물었다. “마리아 선생님이 아니세요? 저를 모르시겠습니까? 옛날 구두 사주신 학생이 바로 접니다.” 그는 덥석 손을 잡았다. 구두 한 켤레와 작은 정성이 훗날 위기를 모면케 해준 것이다. 덕이라는 씨앗을 뿌리면 덕이라는 열매를 거둔다. 사랑이라는 종자를 뿌리면 사랑이라는 열매를 거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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