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지진 피해 ‘국민성금’의 뿌리는?

포항지진으로 인한 문화재 피해상황을 점검하기 위해 25일 포항을 방문한 김종진 문화재청장(오른쪽 세 번째)이 포항시청에서 이강덕 포항시장(왼쪽 세 번째)에게 문화재청 직원들이 모금한 위문 성금을 전달하고 있다. <사진=문화재청 제공/뉴시스>

국채보상운동, IMF 금모으기운동 등 면면히 이어져

[아시아엔=김덕권 원불교문인협회 명예회장] 지진피해를 입은 포항지역에 구호의 손길이 이어지고 있다는 소식을 접하면서 1997년 금모으기운동이 생각난다. IMF 구제금융 요청 당시 나라의 부채를 갚기 위해 국민들이 소유하던 금을 자발적으로 내어놓은 운동이다. 그 당시 우리나라의 외환 부채가 304억 달러에 이르렀다. 약 351만명이 참여한 이 운동으로 227톤의 금이 모였다.

달러로 환산하면, 21억 3000달러 어치다. 나도 그 때 가지고 있던 금 부치를 몽땅 내놓았다. 심지어 마고자에 달린 금단추까지 내놓았다. 국가경제의 어려움 속에서 국민들의 자발적인 희생정신의 대표적인 사례가 당시 금모으기였다.

그때의 정신이 이어져서인지 포항에서 발생한 지진 이재민을 돕기 위한 온정의 손길이 이어지고 있다. 경북도와 포항시 등에 따르면 이들을 돕기 위해 전국의 시도와 기업 그리고 연예인 등이 성금모금에 나서고 있다. 전국재해구호협회, 사회복지공동모금회 등 100억원 이상의 성금이 모였다.

인기 연예인과 스포츠 스타들도 지진으로 큰 피해를 입은 포항 돕기에 나섰다. 인기 트로트 가수 장윤정, 국민MC 유재석, 배우 이영애, 동방신기 등이 그들이다. 또 국제구호단체 기아대책 홍보대사인 배우 박신혜, 배우 설경구·송윤아 부부, JTBC 장성규 아나운서, 축구선수 황희찬도 기부대열에 합류했다. 이 성금은 지진피해로 고통 받는 포항지역 저소득 가정 아동들을 위한 생계비 및 지진피해 복구 등에 지원된다.

십시일반(十匙一飯)이라는 말이 있다. 열 사람이 한 숟가락씩 밥을 보태면 한 사람이 먹을 만한 양식이 된다는 뜻이다. 그러니까 여럿이 힘을 합하면 한 사람쯤은 도와주기 쉽다는 것을 비유한 것이다.

예전에 스님들이 선방에서 안거(安倨)를 할 때 각자 먹을 쌀을 지고 갔다. 선원에 미두(米頭)라고 쌀을 관리하는 소임도 있고, 끼니마다 자신들이 먹을 만큼 쌀을 내놓았다. 또 객승(客僧)이 오면 모두 밥을 한 숟가락씩 덜어서 주었는데, 이것이 ‘십시일반’의 유래다. 그야말로 조금씩 마음을 내어 서로 돕자는 뜻이다.

십시일반의 가장 뜻있는 예로, 1907년 나랏빚 1300만원을 갚기 위한 ‘국채보상운동’이 있다. 당시 전 국민 25% 이상이 참여한 경제주권회복운동이다. 1907년부터 1910년까지 나라 빚을 갚기 위해 남성들은 담배를 끊었다. 그리고 여성들은 반지를 팔아 돈을 만드는 과정을 쓴 수기와 언론보도 등 일제 항거의 역사가 남아있는 문건 2472건이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됐다.

국채보상운동은 사람들의 작은 마음이 합치면 얼마나 큰일을 할 수 있는가를 보여주는 사건이다. 지금도 사회 곳곳에서 추위를 걱정하며 힘들게 겨울을 지내야 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들을 위해 김장나누기 또는 연탄 나누기 등을 십시일반의 마음으로 봉사하는 고마운 사람들이 많이 있다.

이 공덕을 짓는 데 세 가지 방법이 있다.

첫째, 심공덕(心功德)이다. 남을 위하고 세상을 구원할 마음을 가지며, 널리 대중을 위하여 기도하고 정성을 들이는 것이다. 남을 위해 마음으로만 빌어주어도 엄청난 공덕으로 이어진다는 뜻이다.

둘째, 행공덕(行功德)이다. 각자의 육근(六根, 眼耳鼻舌身意)작용으로 덕을 베풀고, 땀 흘려 번 정재(淨財)를 희사하며, 자기의 소유로 보시(布施)를 행하여 남에게 이익을 주는 것이다.

셋째, 법공덕(法功德)이다. 대도정법(大道正法)의 혜명(慧命)을 이어받아 그 법륜(法輪)을 시방삼세(十方三世)널리 굴리며, 정신·육신·물질로 도덕회상(道德會上)을 크게 발전시키는 공덕이다.

포항시민들이 이 추운 날씨에 체육관에서 텐트를 치고 살아가는 모습을 보면 가슴이 미어진다. 그들에게 필요한 것은 동포(同胞)들의 따뜻한 손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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