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년의 고독감 어떻게 극복할까?
[아시아엔=김덕권 원불교문인협회 명예회장] 고독은 죽음에 이르게 하는 병이라고 한다. 외로움을 많이 느끼며 살아왔거나 만성적 고독감을 안고 살아가는 사람들도 의외로 많다.
특히 노년기에 들어와서도 예외는 아닌 것 같다. 많은 노인들이 알 수 없는 고독감, 우울증, 물질적 결핍감, 사회적 지위 상실 등에 몹시 마음 아파하며 살아간다. 우리는 일상생활 속에서 흥분과 기대의 감정뿐만 아니라 고독감을 느끼는 순간들이 많다는 얘기다. 고독이 반드시 혼자 있다고 해서 오는 것은 아니다.
군중 속에서도, 하루하루 변하는 생활환경 속에서도 고독은 계속되게 마련이다. 더구나 무엇인가 할 수 없다고 느껴질 때 고독감은 우리를 괴롭힌다.
노년의 고독감에서 해방되는 방법을 찾아보자.
첫째, 고독감의 이해다.
고독(loneliness, 외로움)은 한 마디로 사회적 관계의 감소를 의미한다. 사회적 권력 거리와 멀어지거나 부족한 인간관계로 인해 삶의 만족감 대신에 공허한 고독감이 찾아오는 것이다. 고독은 복합적으로 불쾌한 감정 또는 인간관계의 결핍에서 오는 불안의 감정이 내포되어 있다.
사실 우리의 삶이 수채화처럼 아름답고 맑은 것만은 아니다. 악한 사람이나 선한 사람에게 함박눈은 똑같이 내리지만, 그 눈은 느끼는 환경에 따라 다르다. 이러한 모든 감정이 고독감과 관련돼 있다. 특히 인간관계에서 원만치 못한 상호작용, 공동체 내에서 존재감을 느끼지 못할 때 고독감은 심화된다.
고독의 긍정성으로 ‘고독의 즐기기’가 있다. 고독 속에서 인생을 즐기자는 뜻이다. 더구나 침묵의 힘은 매우 크다는 사실에서 고독은 창의성의 열쇠이기도 하다. 이와 같이 고독감의 이해는 새로운 무엇인가를 시도하거나 휴식할 수 있는 기회로서 남다른 창조력을 키워 나갈 수 있다.
둘째, 고독감은 어떻게 오는가이다.
왜 우리는 고독감을 자주 느낄까? 동녘의 태양은 누구에게나 떠오르지만 모두에게 찬란한 것은 아니듯이 우울한 아침을 맞이할 때도 많다. 젊어서는 황소처럼 일만 해온 우리다. 하지만 늙어서는 별일이 없기 때문에 고독이 엄습해 오는 것이다. 많은 노인들이 고독감 속에서 힘겹고 무력하게 살아가고 있다.
아무리 집이 아름다고 정원에는 많은 꽃이 피어나도 외롭기는 마찬가지다. 꽃들이 피어나도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사람들은 그 꽃잎을 보면서도 아름다움을 느끼지 못하는 고독감에 살아간다. 고독은 사회적 소외에 따라 자기 마음이 외로워지는 상태, 자신의 이익을 침해 받을 때 오는 심리적 분노, 본질적으로 욕구가 충족되지 않을 때 오는 감정이라 할 수 있다. 또한 애정결핍으로 인한 고독일 수도 있다.
애정은 인간의 기본 욕구 중의 하나여서 더욱 그렇다. 특히 이혼 시, 혹은 사별 후에 오는 고독감은 이루 말할 수 없다. 사랑 애정 또는 친밀성의 결핍은 결국 고독감 내지 불안감을 불러일으키는 원인이 된다.
어느 사회에서든 약 10% 이상의 사람들이 혼자 살아가고 있다. 이로 인한 고독감은 더욱 커져만 간다. 그리고 노후에는 훨씬 적은 수의 가까운 친구들과만 절친하게 지낼 뿐이어서 외로움은 더해만 간다. 또 인간접촉이 지속적으로 유지되는 것이 아니라 단순하게 비즈니스적인 만남의 관계가 있을 뿐이어서 진정한 우정을 나누기가 어렵다.
삶의 의미를 상실했다는 느낌 속에 이성적인 자기 결정을 할 수 없을 때 공허감 속에 빠지게 되고 결국 고독감은 사람들의 정신건강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게 된다. 따라서 고독감에 따른 불안과 우울증은 정신건강을 해칠 수 있다. 이런 점에서 그 원인을 살펴보면 아래와 같다.
1. 고독은 사람들과의 접촉 상호소통의 부족에서 온다.?2. 고독은 일시적 혹은 만성적 상태로 이어진다.?3. 고독은 우울증과 스트레스를 가중시킨다.?4. 실질적 욕망의 결핍에서 온다.
그런 점에서 정신과 육신은 둘이 아니라 하나인 것이다. 또 남녀가 거의 비슷하게 고독감을 느낀다. 노년기는 삶을 즐길 수 있는 시간이 많다. 하지만 외롭게 보내는 노후생활도 마찬가지다. 그러니 지금 주어진 현실에서 ‘참 나’와 ‘사랑’을 찾고 이룰 수 없는 욕망을 조절하는 것이 노후의 진정한 삶이요 고독감을 해소하는 길이다.
셋째, 노년기의 고독감이 미치는 영향이다.
고독은 전염된다는 말이 있다. 고독은 정신적·사회적 불행을 자초한다. 홀로 있다는 것은 고독 속으로 들어가는 것이나 다름 없다. 뿐만 아니라 외로움은 우리의 성공을 방해한다. 사회적 고립과 외로운 감정은 병적 상태로 이어지는 생물학적 위험요인이 될 수 있다. 외로움은 노화를 촉진한다. 장기간 지속될수록 신경내분비, 스트레스 등 나쁜 감정으로 인해 건강이 악화된다.
넷째, 고독감의 해소방향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생애과정에서 심리적 고독감, 사회적 고독감을 겪으면서도 정상적인 상태로 돌아가려는 욕구를 가지고 살아가고 있다. 고독과 번뇌의 치유방법으로는 무엇보다 사람들과의 상호작용, 교제가 효과적이다.
세상을 떠나는 이의 가장 중요한 일은 최후의 일념을 청정(淸淨)히 챙기는 것이다. 내생에 우리가 다시 태어나려면 우울하고 외로울 틈이 없다. 부지런히 카페에서 사람을 사귄다. 그리고 서원을 세우고, 세상을 위해 공덕을 지으며, 청정한 마음을 굳게 챙기는 것이 바로 그 해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