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기하지마!”···추억의 두 영웅, 무하마드 알리와 실베스터 스탤론
[아시아엔=김덕권 원불교문인협회 명예회장] 필자는 한때 프로권투 사업을 했다. 당시 잊을 수 없던 일 중의 하나가 무하마드 알리(1942~2016)의 한국방문이다. 1976년 5월 27일, ‘21세기 최고의 복서’ 무하마드 알리의 이틀간의 짧은 방문 일정 중 필자는 한국권투위원회의 일원으로 안내를 맡았다.
“나비처럼 날아 벌처럼 쏜다”는 말을 달고 다니는 WBA 헤비급챔피언이자 세계적인 이슈를 몰고 다니는 알리의 방문은 한국권투위원회로서도 굉장한 사건이었다. 알리는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한국권투협회 환영대회에서 필자의 아우 김태호 선수와 ‘셰도우 복싱’을 하며 권투시범을 보이기도 했다.
무하마드 알리는 3번이나 세계 헤비급챔피언이 된 유일무이한 권투선수다. 프로로 전향해 1964년 2월 25일 소니 리스턴에게 7회 KO승을 거두고 세계 헤비급챔피언이 되었다. 뛰어난 반사신경과 멋진 손·발의 조화, 그리고 잘 단련된 방어기술 등을 갖춘 알리는 1965~67년 9차례의 타이틀방어전을 성공적으로 치렀다.
종종 엉터리 시구(詩句)로 자신이 무적(無敵)임을 주장했고, “내가 최고다”라는 개인적인 슬로건을 떠벌리고 다녔다. 미국 블랙 무슬림 단체에 가입해 ‘캐시어스 클레이’라는 본명을 이슬람교도의 이름인 ‘무하마드 알리’로 개명했다. 그 후, 그는 1974년 10월 30일 조지 포먼을 8회에 KO시키고 자타가 공인하는 세계 헤비급챔피언이 되었다.
그 즈음, 무하마드 알리의 권투시합을 보고 남몰래 의지를 불태운 한 사나이가 있었다. 알리에 못지않은 명성을 떨친 영화배우 실베스타 스탤론(1946~)이다. 스탤론은 1946년 뉴욕의 헬스 키친이라는 빈민가에서 태어났다.
어릴 적 그는 의사의 실수로 왼쪽 눈 아래가 마비되는 사고를 당했다. 이로 인해 왼쪽 뺨과 입술을 정상적으로 움직일 수가 없었고, 치명적인 발음장애까지 갖게 되었다. 어눌한 말투와 이상한 생김새 때문에 학교에서 왕따를 당했다. 학교를 12번이나 옮기는 등 학창시절도 불행으로 얼룩졌다. 설상가상으로 9살 때는 부모님이 이혼까지 했다.
하지만 스탤론에게는 꿈이 있었다. 영화배우가 되겠다는 꿈이다. 그러나 보잘 것 없는 그에게 돌아오는 배역은 별로 없었다. 단역배우로는 먹고살기 힘들었기 때문에 닥치는 대로 일했다. 영화관 안내인, 경비원, 피자 배달부, 식당 종업원, 동물원 잡역부, 보디가드 등 할 수 있는 일은 모두 마다하지 않았다.
어느덧 서른살이 된 그는 뭔가 변화가 있어야 한다고 직감적으로 느꼈다. 그리고 1975년 3월 전설적인 헤비급 챔피언 무하마드 알리와 무명의 복서 척 웨프너가 벌인 복싱경기를 보고 비장한 각오로 각본을 쓰기 시작했다.
마침내 완성한 시나리오를 들고 제작자들을 찾아다녔다. “이 대본을 사용해 주시고, 저를 주연으로 써주세요!” 그의 허무맹랑한 제안에 대부분의 제작자는 고개를 저었지만, 한곳에서 그의 제안을 받아들였다. 다만 무명배우를 쓰며 도박을 하고 싶지 않았던 제작자는 조건을 달았다.
“좋습니다. 대신 제작비를 최소한으로 줄이세요.” 영화는 불과 28일만에 만들어졌다. 그렇게 만들어진 영화였지만, 개봉 후의 반응은 엄청났다. 영화가 상영되는 극장에서는 예외 없이 우레와 같은 기립박수가 터졌고, 관객 중 태반은 눈가에 이슬이 맺힌 채로 극장 문을 나섰다.
그리고 그해 미국에서만 제작비의 50배가 넘는 5600만 달러를 벌어들였다. 세계적으로 큰 성공을 거둔 영화 이름은 <록키>다. 실베스터 스탤론이 주연으로 나선 주인공 록키의 목표는 오직 하나였다. KO패를 당하지 않고 15회전을 버티는 것이었다. “포기하지마!”
영화 <록키>에 이런 대사가 나온다.
“시합에서 져도 머리가 터져버려도 상관없어. 15회까지 버티기만 하면 돼. 아무도 거기까지 가본 적이 없거든. 종소리가 울릴 때까지 두 발로 서있으면 그건 내 인생에서 처음으로 뭔가를 이뤄낸 순간이 될 거야. 그러니 진정 바라는 것이 있다면 꿈이 있다면 죽을 힘을 다해 간절하게 매달리고 노력해보는 거야. 놀라운 힘을 발휘할 것이니까.”
사람들은 실패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변화를 선택하지 못한다. 따라서 두려움을 없애는 것이 변화를 이루는 지름길이다. ‘바로 지금이 시작할 수 있는 가장 빠른 시기다’라는 생각이 중요하다. 실험해 보지 않은 목표는 나에게 아무 것도 가르쳐 주지 못한다.